[즉문즉설] 제473회 찰나에 깨어 있기 (군장병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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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금 여기서 부모에게 효도해야지. 공부 잘 해지. 이렇게 만 번 해봐야 다 번뇌다.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이 말이오. 그러면 우리가 시험 칠 때 여러분들 늘 느꼈잖아. 시험 칠 때는 “야~ 다음 번 시험부터는 내가 벼락치기 공부 안하고 미리미리 해야지.” 이래도 시험만 끝나면 어때요? 온데간데없어지고 또 그다음 시험에 어때요? 똑같고. 방학 때 되면 계획을 세워가지고 숙제뿐만 아니라 얼마 공부할거라고 이렇게 계획 잡아서 하루에 몇 페이지 한다고 하루 종일 계획만 세우잖아.

 

그래놓고 하루도 못하고, 또 친구가 찾아와 어떻게 어떻게 놀아버리면 그다음에 또 30일 계획 세웠다고 5일 빼고 25일로 숫자 나눠가지고 또 했다가, 또 5일까먹고 또 20로 나눠했다가 그래 끝에 가면 항상 뭐에요? 숙제도 못해 가가지고 남의 거 갖다 배끼고, 이게 우리 인생이란 말이오.늘 이게 반복되고 있잖아요. 안 그래요? 자기들은 안 그랬나? 나만 그랬나?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뭐해야지. 뭐해야지. 이런 생각은 중요하지가 않다.

 

그런 생각은 다 내려놓고 지금 만약에 내가 전역을 한 뒤에 부모에게 효도 하겠다 하는 것을 정말 할 수 있으려면, 지금은 그 생각하는데 같이 부모하고 살면 또 싸우게 되죠. 그럼 그걸 하려면 현재에 내가 지금 군대생활 하는 일에 충실할 수 있으면 어때요? 제대해서도 지금 내가 하는 그 일을 할 수 있다. 제가 중학교 때 이런 거를 쓴 게 있어요. 제가 뭐가 되겠다.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혼자서 자취를 하니까 연탄불을 아낀다고 이렇게 하나갖고 하루 반씩 이틀씩 불문 막아놓고 때면 방이 너무 차가워가지고 이불 깔아놓고 고기만 조금 따뜻하고 방안의 잉크병이 얼 정도요. 겨울 때는. 그러니까 책상에 앉아있으면 추우니까 엎드려 가지고 한다고 이불 밑에 발 넣고 엎드려하다 잔단 말이오. 그때 그걸 캬~ 책상에 앉아 할 때는 이불 밑에 엎드려도 안잘 거라고 하든데 또 자고. 또 자고.이게 반복이 되니까 제가 벽에다 뭐라고 딱 써 붙여 놨냐?

 

‘네가 원하는 장래희망을 달성하는 길은 지금 네가 이불 밑에 발 안 넣는 거다.’ 그게 20년 30년 전에 어떤 후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 내가 할 일은 뭐냐? 일단 발을 이불 밑에부터 안 집어넣어야 된다. 춥던지 어떤지 하든지. 그래서 깨달음의 길에 불가에서 照顧脚下조고각하. 너 발밑을 보라. 뭐 깨달음이 어떠니 저떠니 허황된 소리 하지 말고, 너 신발 벗을 때 ‘신발 벗는다.’ 하는데 깨어 있느냐? 방안에 우리가 마음이 방안에 먼저 가버리면 신발이 흩어진다 이 말이오.

 

딱 신발이 맷돌위에 발을 놓을 때 그때 깨어있으면 신발이 가지런하게 벗어지는 거고, 거기에 마음이 딴 데 가버리면 어떠냐? 신발이 흩어지는 거요. 그러니까 남이 흩어놓은 신발을 다시 가지런하게 보기 좋아라고 놓는 게 조고각하가 아니오. 항상 왼발이 갈 땐 왼발에 깨어있고, 오른발이 갈 때는 오른발에 깨어 있는다. 항상 깨어 있는다. 찰나찰나에 깨어 있는다. 이 말이 발밑을 보라. 이 말이거든요.

 

그러니까 질문하신 분은 지금 이 생활, 군대 생활에, 주어진 생활에 내가 충실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한번 점검해 보세요. 그게 되면 나가서 좋은 대학가는 것도 가능해지고, 그게 되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도 가능해지지만, 여기서 오늘 마음먹고 내일 안 되고, 내일 마음먹고 모래 안 되면 이런 얘기 다 해봐야 꿈같은 소리다. 그러니까 그것을 하지마라. 그것이 되는 지금의 내가 해야 될 일은 현재 내가 처해진 이 생활에 충실할 수 있느냐? 이걸 한번 지켜보는 거요.

 

아랫사람일 때는 내가 윗사람을 보면서 “아~ 내가 윗사람이 되면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가 윗사람이 돼서 그걸 할 수 있는지. 안 그러면 현재에 주어진 프로그램에 내무반 생활에 청소를 하더라도 남보다 더 어때요? 내가 하나 더 하고, 이렇게 되는지. 그게 되면 밖에 나가서 지금 아까 생각한 그 원이 달성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말 할 수 있어. 네. 미진하면 예하지 말고, 오늘은 요 안에는 군대가 아니니까 미진하면 또 물어도 되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