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최인호TV

[전상훈TV] 한강 인문지리지 (2) 한강 노량진 배다리

Buddhastudy 2021. 11. 11. 19:09

 

 

 

한강 인문지리지 제2...

1790년 정조의 배다리,

1900년 한강철교

1917년 한강대교로...

 

177625살의 청년임금 정조는

,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는 일성을 내뿜으며 왕위에 올랐다.

사도세자를 죽인 할아버지 영조의 유언인

사도세자를 추승하지 말라에 대한 도전이었다.

신하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강한 왕권을 세우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었다.

 

정도 13(1789),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을

서울시립대의 뒷산인 배봉산에서 수원으로 옮겼다.

무덤의 이름도 왕릉의 의미를 담은 융릉으로 고쳤다.

융릉의 조성은 1794년부터 시작된 수원 화성 축성의 밑그림을 놓은 것이었다.

 

정약용의 책임 아래 융릉이 조성되자

1790년부터 정조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의 기일마다 한강을 건너 수원으로 행차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배다리이다.

조선의 임금 중 자신의 행차를 위해 배다리를 처음 만든 것은 정조가 아니다.

세종과 세조가 휴양차 온양온천에 갈 때

중종의 아버지 성종의 무덤인 선릉을 참배할 때 배다리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성종의 아들인 폭군 연산은 사냥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그가 가장 좋아한 사냥터인 청계산으로 사냥을 갈 때마다 배다리를 만들었는데

배다리로 한강 물류가 막혀 민생에 고통을 느낀 백성들의 원망이 자자했다고 한다.

 

정도는 1800년 사망할 때까지 융릉 참배 및 화성 건설을 이유로

12회에 걸쳐 수원을 다녀왔다.

그때마다 배다리를 지었는데, 그때 배다리를 설치한 지역이 바로 노량진이었다.

 

정조는 배다리 설치와 관리를 맡을 주교사라는 관청도 만들었다.

179071일 정조실록을 보면 배다리 설치에 관한 정조의 지시가 자세하게 나온다.

정조는 배다리를 놓을 만한 가장 적합한 곳을 노량진으로 확정했다.

노량진 건널목은 강의 흐름이 평온한데다 그 폭이 뚝섬이나 용산 서빙고 건널목에 비하여

3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온양온천에 휴양하거나 선릉 정릉 장릉에 행차할 때는 노량진 건널목을 이용하고,

현릉 영릉 영릉에 행차할 때에는 광진에 배다리를 설치하여 이용한다고 결정했다.

 

배로 강을 건널 수 있음에도 왕의 권위를 세우고

왕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배다리이지만

배다리가 설치된 기간에는 한강을 이용한 물류운송이 막히고

수많은 배의 징발로 백성들의 피폐함이 더해진다는 단점이 컸다.

배다리가 설치된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민생은 더 피폐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조선후기에 유행한 <한강 원가>는 배다리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다.

강원도 뗏목 장수 뗏목 빼앗기고 울고 가고

전라도 알곡 장수 통배 뺏기고 울고 가면

삼개(마포) 객주 발 뻗고 운다네

노들나루 색주가 여인은 머리 잘라 파는구나

 

양평 두물머리에 위치한 식물원인 세미원은

2012년 정조의 배다리를 그린 김홍도의 그림을 설계에 반영하여 배다리를 만들었다.

이 배다리는 세미원의 진입로로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조선의 국운이 기울어질 무렵인 1899년 최초의 철도인 경인철도가 착공됐다.

이때 한강을 건너는 최초의 근대적 다리인 한강철교1900년에 완공되며 경인철도가 개통됐다.

정조의 배다리 110년 뒤 바로 그 자리에 일본의 자본과 기술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근대적 다리가 놓인 것이다.

일제는 1917년 한강철교의 낡은 자재를 이용해 사람과 우마차가 다닐 수 있는 인도교인 한강대교를 건설했다.

 

한강대교는 중앙차로 4m, 좌우측 보도는 각 1m에 불과했다.

현재의 타이드 아치 형식의 튼튼한 한강대교는 1937년에 지어졌다.

한민족의 젖줄인 한강에 놓인 최초의 근대적 다리가 일제에 의해 건설되었다는 비극적인 역사의 장면에서

배다리 막걸리 한 사발이 그리워진다.

 

# 한강걷기 추천코스: 노들역 한강대교 노들섬

9호선 노들역에서 내려 한강대교를 건너가며 서쪽의 한강철교와 여의도 방면을 조망한다.

한강대교 중간의 노들섬을 한 바퀴 돌면서 한강의 동서남북을 조망할 수 있다.

노들섬에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

특히 야경이 좋으므로 저녁 걷기 코스로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