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마음공부, DanyeSophia

중도론29. 나는 누구인가? 드디어 논란의 마침표를 찍다!!

Buddhastudy 2023. 6. 29. 20:05

 

 

 

화두가 여러 개 나오다 보니 복잡할 수 있겠다.

정리하는 의미에서 하나로 압축해 보겠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이다.

앞의 화두는 모두 이것 하나를 풀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ᅟᅢᆯ서 수행자들은 예외 없이 이 화두를 수행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나는 누구인가?는 수행이 일정 경지에 올랐을 때나 가능한 궁극의 화두이다.

기초가 부실한 상태에서 이 화두를 잡게 되면

너무 막연하여 시간말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를 다음과 같이 쪼갤 필요가 있다.

 

나는 있다 참나, 진아

나는 없다 무아

나는 있는 동시에 없다 유이무

나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비유비무

나는 공이다

나를 알 수 없다 불가지

 

 

당신이 이 문제를 보자마자 저절로 답이 보인다면 깨달은 것이다.

깨닫지 못한 사람은 생각이 확 올라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이리저리 굴러가는 순간 답은 없다.

 

힌두교의 깨달음으로는 나는 누구인가?의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 구조가 4차원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세존의 가르침, 바로 불법이다.

그렇다면 위의 여섯 가지 항복에서 어떤 것이 답일까?

 

 

아마 대부분 이 질문을 받자마자 머리가 멍해 질 것이다.

일 것 같으면서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래도 공부가 꽤 진척된 상태이다.

 

비유를 하나 들겠다.

당신의 손에 원통이 쥐어 있다고 치자.

이 원통은 위아래가 원이고 옆면은 사각형이다.

2차원 생물에게 원통이 뭐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원이다.

사각형이다.

원이면 동시에 사각형이다.

원도 아니고 사각형도 아니다.

원과 사각형을 모두 포함하는 초월적 그 무엇이다.

2차원에서는 3차원을 알 수 없다.

 

당신은 2차원 생물들이 말하는 이상의 여섯 가지 대답이 어떻게 느껴지는가?

원뿔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들로만 채워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5차원 실재 상태가 되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앞의 대답들 역시 그렇게 보인다.

틀린 건 아니지만 정답으로 삼기엔 부족하다.

 

수행자들 사이에 유력하게 받아들여지는 공 역시 같다.

2차원 생물 가운데 지혜로운 누군가가 원과 사각형을 자유롭게 넘나든다고 치자.

그는 원과 사각형에 매여 있지 ㅇ낳게 됨으로써 원통을 알아챌 수 있다.

 

그런데 원과 사각형에 자유롭게 되어 원통을 보는 것과

3차원에서 그냥 원통을 보는 것엔 차이가 있다.

후자는 그냥 아는 것이지만 전자는 높은 수준의 관념

즉 공이 매개체가 되어 있다.

 

후자는 원과 사각형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이생기심 해야만 한다.

그래서 자유롭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것이 진정한 자유이다.

 

전자는 원과 사각형에 무득하고 무주하여 자유로운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자유로움 땜누에 자유롭지 못하다.

이 차이가 작은 것 같지만 몽중각과 무상정등각을 가르는 척도가 된다.

 

 

2차원 생물은 원과 사각형에 아무리 자유로워도 관념을 통하지 않고는

원통을 인식할 수 없다.

그렇듯 우리가 지닌 지혜와 논리로는 5차원 실존을 깨달을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용수는 최상의 반야라는 공을 말하고도

결국엔 그것 마저 내려 놓을 것을 권했다.

해 볼 것을 다 해 봤으면 이제 그만 매달리고 쉬라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그냥 깨달으라는 말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깨닫게 되면 남는 것이 선택 뿐이다.

존재하는 모든 차원 실존이기에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든 그건 자유이다.

원통에 머물러 붓다가 되든, 원통과 원과 사각형을 넘나드는 보살이 되든

아니면 원과 사각형에 달싹 붙은 중생이 본래 하나이듯

원통과 원과 사각형의 차원 역시 나눌 수 없으니 말이다.

 

 

이 모든 것은 한 생각을 일으켜 스스로 갈라 놓은 것이니

이제 하나로 합치든 둘로 가르든 그건 당신의 몫이다.

이쯤 되어야 비로소 일체유심조이고

또한 천상천하유아독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