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1

[지혜별숲] 상대방의 반응은 상대방에게 맡긴다. [낭독45회]

Buddhastudy 2023. 11. 1. 20:12

 

 

구사나기 류슌의 [반응하지 않는 연습] 함께 하겠습니다.

저자인 구사나기 류슌은

중학교를 중퇴하고 가출을 하며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해요.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치르고 도쿄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했는데요.

공부로 자부심을 채우는 이들 사이에서,

자신을 끝없이 경쟁으로 내모는 사람들을 보며

속세의 허무함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 올바른 삶의 태도를 찾고자 승려가 된 그는

인도를 거쳐 미얀마 국립 불교대학교 및 태국 사원에서 수행을 했는데요.

 

이 책에는 그가 얻은 큰 깨달음의 핵심인

마음의 반응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내용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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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감정을 둘러싼 고민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1. 불쾌한 감정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솟아난 감정은 빨리 리셋한다.

2. 상대방과 어떻게 관계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한다.

 

(1)은 감정의 문제이며 (2)는 관계의 문제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두 가지를 구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두 가지 문제를 뒤섞어 생각합니다.

화가 나서 분노라는 감정이 솟아나면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고 나에게 이런 짓을 했다

상대방에 대한 반응으로 가득 찹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분노의 감정과 함께

내가 옳고, 상대방이 잘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판단만 맞부딪칠 뿐입니다.

이렇게 끝이 없는 고민으로 돌입하게 되는 것이지요.

 

흔히 인간관계가 모든 고민의 근원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붓다의 사고법에 비춰보면 부정확한 표현입니다.

감정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상대방과 어떻게 관계하면 좋을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이라는 내 안의 문제와

상대방과의 관계 방식을 구별해서 생각해봅시다.

 

우선 내 안에서 생겨난 감정의 해결책을 배워볼까요?

 

헛된 감정을 방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반응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다는 것입니다.

반응하지 않기의 달인인 붓다에게는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당시 인도에서 붓다는 깨달음을 얻은 자로 나날이 유명해졌습니다.

수백 명이나 되는 제자를 둔 사제 계급의 고명한 바라문조차

붓다의 제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신분제인 카스트가 절대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붓다의 카스트는 바라문보다 낮은 왕족과 무사 계급인 크샤트리아였습니다.

그런 붓다에게 최상위 카스트에 해당하는 바라문이 제자로 들어갔다는 것은

당시에는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어느 날 바라문 한 사람이

같은 집안의 바라문이 붓다의 제자가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자부심 강한 바라문에게 이는 허락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엄청나게 흥분해서 붓다가 있는 곳으로 들이닥쳤습니다.

 

그리고 제자와 방문객이 잔뜩 모여 있는 데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총동원해

붓다에게 중상비방을 쏟아 부었습니다.

주변에는 예사롭지 않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하지만 붓다는 당황한 기색 없이 침착하게 응수했습니다.

바라문이여,

그대가 집에서 대접한 요리를 손님이 먹지 않았다면

그것은 누구의 것이 되겠는가?”

 

질문을 받은 이상 바라문도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당연히 내 것이지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대는 그 식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직접 먹어야지라고 바라문이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붓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그대가 내어준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

이제 그대의 말은 그대만의 것이다. 그대로 들고 돌아가도록 하라.”

 

여기서 식사가 의미하는 것은 바라문이 터뜨렸던 비난의 말입니다.

만약 상대방의 말에 반응해서 대꾸했다면

자신도 똑같은 반응, 즉 음식을 받아든 셈이 되고 맙니다.

따라서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은

, 반응하지 않는다는 뜻이 됩니다.

 

붓다는 보통 사람이라면 화를 낼 법한 말을 들어도 무반응으로 응수했습니다.

괴로움이 없는 마음을 향하는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은 이상,

쓸데없이 반응해서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라도 결코 반응하지 않고 그저 상대방을 주시하고 이해한다.’

철저히 그 입장에서 생각한 것입니다.

 

이런 붓다의 합리적 태도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반응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승리라는 이해입니다.

상대방에게 반응해서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에피소드에서 한 가지 교훈을 더 배울 수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의 반응은 상대방에게 맡긴다는 사고법입니다.

 

바라문에게는 자기가 더 높은 계급이라는 오만

낮은 계급임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붓다에 대한 질투

붓다를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적의가 있었을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바라문에게

이 무슨 무례한’, ‘그건 오해다’, ‘그러는 당신은 어떻고?’라는 식으로

대꾸하고 싶어질 상황이지요.

사람들 사이의 다툼에는 항상 의 부딪침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다는 생각이 있지요.

그 생각을 밀어붙여 내가 옳다고 확인하려는 것이

바로 언쟁하는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그러나 붓다는 다른 사고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우선 옳음의 기준은 저마다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옳다는 판단이 그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옳은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주장을 부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내가 옳다고, 알겠어?’라고 억지로 설득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에게는 그것이 옳은 것이군요라고 그저 이해할 뿐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뒤에서 다룰 상대방과의 관계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우선 반응하지 않는 마음 만들기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애초에 사람은 각각 다른 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고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리라

내심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기대나 선입견은 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가 옳다는 마음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심인

도 항상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의견과 부딪치게 되면

자기 자신이 부정당한 기분이 들어 분노로 반응하게 됩니다.

 

그러니 자신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화를 잘 내는 경향이 있지요.

이런 정신 상태는 망상이라는

비합리적 발상에 사로잡힌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셋해서 올바르게 이해해봅시다.

바로 상대방의 반응과 나의 반응은 전혀 별개라는 것을 말이지요.

상대방과 나의 반응을 구별해서 생각한다

상대방의 반응은 상대방에게 맡긴다.’

이것이 바로 인간관계로 고민하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마음가짐입니다.

 

고맙습니다.

진리를 탐구하는 채널 [지혜별숲] 이었습니다.

오늘도 고요하시고 평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