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월도스님_BTN즉문즉설

월도스님 BTN즉문즉설 1_4. 실직 후, 이유도 없이 화내시는 아버지

Buddhastudy 2017. 6. 21. 19:33



도미노라는 것 아시죠? 하나가 쓰러지면 줄줄이 줄줄이 다 쓰러져서 모든 것이 다 쓰러지는 그런, 삶도 그와 같이, 가장이라고 하는 분이 목표를 정한 것이 사업이었어요. 그런데 그 사업이라고 하는 부분이 잘되면 너무너무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업은 하다 망하면 본인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고 주변 전체가 다 고통 속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랬을 때의 그 가장의 입장에서는 상실감, 자괴감, 허탈감, 그리고 무능함, 뭐 이런 부분으로 본인 스스로가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우울한 부분의 마음으로 빠져들어 갈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의지할 수 없는 부분이 오직 술밖에 없다는 말씀이신데요,

 

이럴 때는 가장 중요한 게 가족이지 않습니까? 가족의 위로가 무엇보다도 필요해요. 그런데 우리 주변을 이렇게 보면 잘 될 때는 내 아버지가 최고 존경스러운데, 조금 아버지가 무능하거나 아버지 하는 일이 안되었을 때는 모든 가족이 쳐다봐도 질시의 눈으로 보는 것 같은 외로움에 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자녀분들이나 가족들이 더 위로해드리고.

 

우리가 공수래공수거라고 그러잖아요. 올 때 가지고 오신 분 있어요? 없어요? 올 때 가지고 온 분 한분도 없어요. 갈 때 가져가는 분 있어요?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김국환씨가 노래한 것을 보면 올 때도 아무것도 걸치고 온 게 없고, 갈 때도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고 노래했듯이 우리 인생이 그런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좀 더 잘 살아보려고 하는 욕심 때문에 사업도 하고, 투기도 하고, 뭐 그래서 다 잘되면 다행인데,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그 안 되는 부분은 어떻게 보면 욕심이라고 하는 부분이 저변에 깔려있을 수도 있습니다.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요? 죽어요? 살아요. 바로 내가 처음 올 때 빈손으로 왔듯이 내가 빈손으로 시작해서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손에 쥐어보기도 했지만, 그게 망했다면 제로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가족이 화합하는 부분이 우선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합니다.

 

사업을 하시다 망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 술로 일관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거나 이런 부분이 많이 있는데,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겠죠. 그런 공간이 바로 부처님 도량입니다. 이 도량에 오면 스님이 계십니다. 이 도량에는 많은 도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속에 차있는 이런 모든 부분들을 내가 자꾸 웅크릴 것이 아니고, 내가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지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아픈 환자는 아프다고 이야기하면 약이 생겨요? 안 생겨요? 생깁니다. 그런데 내가 아픈데 아프다고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한테 약을 줄 사람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여행을 가거나 도반들과 어디 갈 때보면 머리가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인상만 쓰고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이 같이 화가 나요. 그런데 차라리 내가 지금 아파, 나 머리가 아픈 애라고 얘기하면 사리돈 갖고 온 사람도 꺼내줄 수 있고, 민간요법으로서도 치유하는 약을 권해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사업을 하다가 지금 너무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사업이 안 되는 그런 상황에 있을 때 그냥 혼자 꾸리고 있을 것 보다는 가족들에게 펴놓고 이야기 하고, 절에 가서 스님한테도 이야기하고, 주변에 있는 도반한테도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는 모든 부분을 다 토해 냈을 때, 또 다른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구인사에서 행자 생활을 하면은, 우리 구인사 스님들이 출가하면 3년 동안 행자 생활을 하지 않습니까? 농사를 짓습니다. 그 당시에 보면 아주 정말 멋지게 잘생기신 분들이 오셔서 처사로서 절에 와서 봉사함께 하면서 농장을 다니셨던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과 시간을 함께하다보면 나는 출가를 위해서 와서 일하고 있지만, 그는 재가불자 입장에서 그 농사짓는 오뉴월 뙤약볕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 기도하고 하는 그런 분들 많이 봅니다.

 

나중에 깊이 있게 이야기해보면 그분들이 뭐라고 그러냐하면요, “저는 밖에서 이러이러한 사업했습니다. 친구를 잘못만나서 제가 빚보증을 잘못서서 망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아요. 어떤 분들은 절에 와서 그 낮에 일하고 저녁에 기도하고 그런데 떡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 분들이 2~3년 동안 그렇게 하셔서 당신 자신을 잘 추스르고 난 이후에 다시 용기를 얻으셔서 나가셔서 사업이 잘되신 분들도 무척 많습니다. 여러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려울수록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가장 큰 것은

물질이 아니고

나 자신이라고 하는 것을 꼭 기억에 담으셔서

 

급하고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해서

술로서 파멸의 길로 이끌어가지 마시고, 이럴 때 일수록 부처님진리 도량을 찾아서 한번쯤 나를 관조해 볼 수 있는 여유, 나를 한번 되찾아 볼 수 있는 수행, 이런 부분을 통해서 여러분들이 용기를 좀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