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255

[법륜스님의 하루] 결혼을 하고 싶은데 연애부터 자꾸 실패합니다. (2023.11.16.)

저는 지금까지 공부와 일이 전부라 생각하며 살다 보니 한창 연애할 시기에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해보았습니다.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연애와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은 결혼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목표로만 이성을 만나니 집착만 더 강해지고 연애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결혼에 대한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상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감정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시간을 너무 끌다 보니 연애까지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처럼 만나려고 노력해 보지만 또다시 결혼을 할 수 있나 없나에 집착하게 됩니다. 깊은 관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니 힘듭니다.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속절없이 나이만 먹는 것이 불안합니다. 제가 어떤 ..

[법륜스님의 하루] 별일 아닌 일에 화를 내는 남편 때문에 힘듭니다. (2023.11.15.)

남편은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늘 변명이나 합리화를 하면서 별일 아닌 일에 화를 내며 제 탓을 합니다. 한번은 산에 가는데 남편이 스틱을 두고 와서 제가 땡볕에 20분이나 기다렸는데, 전화도 안 받더니 나중에 와서는 ‘화장실 가느라 못 받았다’, ‘5분밖에 안 지났다’ 하면서 그 더운 날에 물이 든 가방을 메고 먼저 가버렸습니다. 부부 모임 때는 자기 친구가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사람이라며 휴게소 화장실에 있는 저를 빨리 나오라고 다그쳤습니다. 며칠 전에는 감자 썩은 거 박스 안에 있으니 버리라고 부탁을 했는데 썩지 않은 감자가 들어있는 박스를 버렸습니다. 분명히 ‘썩은 감자를 버리라고 하지 않았냐’라고 했더니 자기가 보기에는 그것도 다 썩었다고 합니다. ‘성향이 원래 저렇구나’ 하고 넘어가..

[법륜스님의 하루] 직원들을 평가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게 불편해요. (2023.11.14.)

지금이 소장들이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얼마 전에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업무 평가를 했고 어제부터 그 결과를 직원들이 받아보고 있습니다. 연초에는 직원들 모두 함께 일을 잘해서 성과를 내보자고 했지만 직원들에 대한 연말 평가를 다 똑같이 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규정에 따라 잘한 사람, 중간인 사람, 못한 사람으로 상대 평가를 해야 하거든요.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불만이 없지만 결과를 안 좋게 받은 사람들은 소장입장에서 대하기가 상당히 껄끄럽습니다. 그분들도 ‘소장이 왜 나한테 이런 평가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직원들을 평가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게 불편한 마음입니다// 그런 수준이면 질문자는 소장을 안 해야지요.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가능하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8년째 만나는 남자친구와 결혼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8년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결정해야 할 시기 남자친구는 몸이 아프신 홀어머니가 있고 나중에 사업을 할 계획 부모님도 남자친구가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반대// 주위에서 다 결혼하면 고생이 뻔하다는데 뭐 때문에 하려고 그래요? 안 하면 되지. 그럼 하면 되죠. 뭐가 문제예요? 마음을 하고 싶으면 고생을 감내하면 되잖아요. 어떤 고생이 오더라도 까짓거 하면 되지 이렇게 생각하면 되죠. 요즘 같은 좋은 시절에 그걸 뭐 걱정해요? 요즘은 아기 둘 셋 낳고도 안 사는 사람 많고 미국 같은 데 보면 절반 이상이 이혼한 가정이고 조선시대 같으면 걱정이 되죠. 한 번 하면 다시 물을 수가 없으니까 요즘은 무를 수도 있고 하니까 내가 보기에는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될 것 같아요. 그게 왜 실패예..

[법륜스님의 하루] 미세 플라스틱 문제, 어떤 사회적 실천을 해야 할까요? (2023.11.13.)

어제저녁에 통일의병 활동을 하면서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의 문제점을 서로 이야기해 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나중에 모아진 의견이 대체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적 실천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 실천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점에 완전히 동의하는 한편 현실에서 어떻게 사회적 실천을 해나갈 수 있을지 막막한 생각이 들어 스님의 조언을 구합니다// 개인적 실천은 개인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실천해 나가는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은 나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에는 대중이 함께 하는 실천이 있고, 정부가 정책을 통해서 개선해 나가는 실천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실천하도록 알리는 것도 ..

[법륜스님의 하루] 사위가 설거지를 안 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올라옵니다. (2023.11.12.)

딸이 얼마 전에 결혼을 했어요. 당분간 딸과 사위가 저희 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는데 사위에게 자꾸 불만이 생깁니다. 사위는 성격도 좋고 저한테 너무 잘 하지만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안 합니다. 둘 다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하는데 항상 설거지는 딸이 하고 있어요. 옆에서 사위는 ‘도와줄까?’ 하고 물어보기만 하고, 그러면 딸은 ‘됐어’ 하고 본인이 설거지를 합니다. 매일 이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올라와요. 얼마 전에는 제가 도저히 못 참아서 딸에게 ‘오빠가 도와줄까 물어보면 무조건 도와달라고 대답해’ 하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저는 사위가 ‘같이하자’ 하고 말하지 않는 게 늘 불만입니다. 아들도 걱정입니다. 아들이 여자 친구를 사귄 지 2년이 되었는데 저한테 소개를 안 시켜 줍니다. 결혼할 마음이 없냐고..

[법륜스님의 하루] 전쟁을 멈추고 평화의 나무를 심읍시다. (2023.11.11.)

지금 세계는 갈등과 분쟁으로 전쟁의 광기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힘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으로 폭력이 만연되고 있습니다. 인종, 민족, 영토, 종교를 둘러싼 분쟁들은 세계 곳곳에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분열시키고 파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과 전면 봉쇄 등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우리는 20세기 초,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수천만 명의 인명과 재산을 잃고 나서야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뒤늦게 깨닫고 평화, 안전, 인권,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런데 한 세기도 지나기 전에 우리는 과거의 어리석음을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같은 사건 서로 다른 진실, 그 이유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사람들의 인식이 모두 다른 것 같습니다. 시간이 경과하면 서로 기억하는 내용들이 더욱 달라지는 현상도 보입니다. 각자 다르게 보고 입장도 모두 다르다면 사실이나 진실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요?// 사람은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같은 것을 보고 각자 생각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 남는 것도 각자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지금은 가볍게 들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새겨지는 것이 있고 어떤 사람은 지금은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버리면 잊어버리는 것도 있고 다 달라집니다. 그것은 개인과 개인도 그렇고 집단과 집단 사이에도 그렇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그렇고 종교와 종교 사이에도 그렇다. 그러니까 서로 다..

[법륜스님의 하루] 실직하고 나서 어느 곳에도 적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2023.11.10.)

저는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다가 4년 전에 사고를 냈습니다. 그 사고로 실직하고 이제 나이가 오십 가까이 되었습니다. 조종사로 일할 때는 혼자 나가서 살았지만 지금은 부모님께 얹혀살고 있습니다. 집안일을 하면서 눈을 낮추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찾아 도전했습니다. 사고 이력 때문에 더 이상 조종사로 일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다른 여러 가지 일에 도전했지만 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 두려운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입니다. 결국 저 혼자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가끔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굉장히 무서워집니다. 그럴 때마다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고 나면 좀 나아집니다. 병원에서는 분리 불안과 우울증이 있다면서 약만 계속 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요? (2023.11.09.)

친구 다섯 명이 모여서 등산을 간다고 해봅시다. 그럴 때 어떤 친구를 좋아하게 될까요? 무거운 짐을 지고 산행을 하다가 계곡에서 밥을 해 먹는 경우에 힘든 건 다들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리 뻗고 쉬고 싶고, 물에 들어가서 목욕하고 싶고, 그럴 거예요. 그때 한 친구가 본인도 피곤하지만 우선 코펠을 꺼내 불을 붙이고 쌀을 씻고 밥을 안치고 반찬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산행을 할 때 친구의 무거운 짐을 좀 더 매주거나 밤에 잘 때 침낭을 깔거나 텐트 안에 정리 정돈을 먼저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친구를 찾게 될 겁니다. 등산을 가든 어디를 가든 말이에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도록 내가 어떤 수를 쓸 것인가’ 하는 생각은 굉장히 기술적인 접근법입니다. 그런 방법은 효과가 ..

[법륜스님의 하루] 거친 말투로 군림하는 남편이 불편합니다. (2023.11.08.)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간호하느라 정말 힘이 들었지만 스님을 만나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남편이 종종 불만을 표현합니다. 남편은 예전과 달리 거친 말투와 군림하는 듯한 행동을 합니다. 새벽마다 정진할 때 읽는 수행문에 ‘중생의 요구에 수순하는 보살이 되어’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상대의 요구를 다 들어주다 보면 상대를 더 나쁘게 하는 것 같다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남편과 대화로 갈등을 풀어보려 했지만 오히려 다툼이 잦아져서 100일 동안 남편에게 묵언 수행을 하며 대처했습니다. 이런 저의 대응 방법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과거에도 남편이 하는 사업이 부도가 나서 매우 힘들었을 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불면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저의 문제는 불면입니다. 나이가 이제 60 넘으면 좀 편해질 줄 알았지만 60 넘어도 만만치 않습니다. 밤에 자다가 깨서 화장실에 갔다 오면 잘 못 자는 상태입니다.// 잠을 아예 못 잔다면 좀 심각한데 초저녁에 자고, 중간에 화장실 갔다 와서 뒤에 잠 안 온다하는 정도는 큰 문제 없잖아요. 안 자면 되잖아요, 뒤에 공부하면 되잖아요. 왜 잠을 계속, 안 오는 잠을 누워 있을 필요가 뭐 있어 아예 잠이 안 와서 신경쇠약 증세 같은 게 생긴다, 그런 문제지만 앞에 자는 게 한 8시간은 자요? 3시간 정도 자면 큰 문제 없어요. 주로 화장실 가는 게 몇 시쯤부터요? 2시 3시 깨면 스님들 선방에는 다 2시에 일어나야 정진하거든요. 그래서 그건 문제 없어요. 그 정도면. 근데 요즘은 저기 뭐 광고도 나오고 하..

[법륜스님의 하루]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2023.11.07.)

오늘 어르신들을 모시고 기림사를 방문하여 삼천불전에서 부처님께 두 손 모아 합장하며 간절히 발원하옵니다. 어르신들이 살아계실 때는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사시도록 약사여래불께서 돌보아 주시옵소서. 늙고 병들어 몸이 아프더라도 잘 치료받고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고 수명이 다했을 때 편안하게 삶을 마치게 해 주시옵소서. 삶을 마친 후에는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다시는 생로병사의 괴로움이 없고 가난에 시달리거나 차별당하고 멸시받지 않으며 고통과 번뇌가 없는 안락국토(安樂國土)에서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자제들도 부모님을 공경하고 자식들을 잘 돌보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서 어르신들이 자식 걱정 없이 살도록 해 주시옵소서. 지금 세계는 곳곳에 전쟁이 나..

[법륜스님의 하루] 왜 무례한 사람들이 더 잘 나가는 걸까요? (2023.11.06.)

저는 배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무례한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모두가 약속한 시간에 늦는다거나 자신의 기분에 따라 연기상 약속된 것들을 지키지 않고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행동들이 그 배우만의 매력과 기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고요. 속된 말로 그들이 더 잘 나갑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성실하고 착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배려하고 약속도 잘 지키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뒤처져 있습니다. 동료들끼리 이러한 의문에 대해 술 한 잔 섞인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를 하다 보면 아무런 답을 못 찾고 ‘결국은 실력이야’ 이러면서 어깨가 한껏 움츠러들어 집에 가곤 합니다. 이런 괴로움이 내 방식이 맞고 상대의 방식..

[법륜스님의 하루] 남자에 대한 불신으로 연애할 때마다 불안감이 커집니다. (2023.11.05.)

제 질문은 관계에 관한 질문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남자를 신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결혼은 불행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하지만 저는 인간이어서 여전히 데이트하고 사랑하고 싶어요. 하지만 연애를 할 때마다 그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커지는 것을 느낍니다. 연애의 시작을 즐기고 사랑에 빠졌다는 기분이 들기보다는 불안감이 더 큽니다. 이런 불안은 어떤 이유에서든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제가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관계를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옳고 그름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기준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태어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