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255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9. 남편이 아이들에게 화낼 때 너무나 밉습니다

저는 남편과 사이가 참 좋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남편이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미워지고 다툼이 될 때가 많습니다.// 네, 자기는 뭐 사업을 하거나 장사를 하거나 인간관계에서 이익을 보는 게 좋아요? 손해를 보는 게 좋아요? 그런데 손해가 날 때가 있죠. 손해가 날 때 100원이 손해 나는 게 좋아요? 200원 손해 나는 게 좋아요? 손해 날 바에 200원 손해 나는 게 안 나요. 남편이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따뜻하게 잘하면 좋죠. 이익이 나는 경우라 이 말이야. 그런데 남편이 애들에게 화를 내고 하는 거는 손해가 나는 경우인데, 나까지 같이 더불어서 둘이 화를 내면 남편 혼자서 화내면 100원 손해 나는 격이고 나까지 같이 ‘그러지 마라’고 또 화를 내고 싸우면 200원 손해 나는 격..

[법륜스님의 하루] 이곳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가 있던 자리예요. (2024.01.23.)

이곳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가 있던 자리예요. 부처님께서는 보리수를 등지고 동쪽을 향해 앉아 선정에 들었습니다. 이때 ‘내가 도를 이루기 전까지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 하는 결심을 했다고 해요. 이것을 대결정심이라고 합니다.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명상에 들어간 것입니다. 저는 이런 표현은 후대 사람들의 기록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행 끝에 겨우 중도를 깨달아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 후 선정에 들었기 때문에 죽을 각오를 하고 명상에 임했다는 것은 중도의 가르침에 맞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나태한 마음으로 정진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집중해서 선정에 들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7주가 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49일 동..

[법륜스님의 하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2024.01.22.)

저는 작년에 코로나 후유증으로 심장에 무리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죽음 직전까지 경험을 했습니다. 그 짧은 찰나였는데도 ‘나는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 하는 마음속의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고비를 넘겼지만 그 뒤부터 계속 죽음이라는 화두를 안고 살았습니다. 죽음은 어느 순간 그냥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을 제가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불교대학을 공부했습니다. 부처님이 돌아가실 때 여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을 배우면서 한 줄기 빛을 만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는 돈, 직업, 커리어, 명예, 이런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제가 경험했지만 또 일상생활로 돌아오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시 또 돈이 필요하고, 직장에서도 더 일을 잘해야..

[법륜스님의 하루] 한 사람의 수행자가 되어 순례를 출발합니다. (2024.01.21.)

우리가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를 하는 이유는 복을 빌기 위해서나 내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기 위함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이었는지 그 가르침이 내 개인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지 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 환경위기, 평화, 고통받는 사람들, 빈부격차, 인권 침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이런 확신을 갖기 위해 이렇게 먼 곳까지 경비와 시간을 들여서 온 것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하거나 특별한 구경거리가 많아서 온 것이 아니에요. 어제 강가 강에 있는 화장터에 가보니 길도 막히고 너무 복잡하죠? 그런데 구경이 다른 게 아니에요. ‘이렇게 복잡하구나’, ‘이렇게 길이 막히는구나’,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질서를 지키고 살아가는구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8.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대해서 고민입니다

저는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대해서 고민입니다. 사람들이 점점 싫어집니다. 싫어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그만두고 나서 후회를 넘어서 제 자신에게 분노를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사람들을 싫어하겠죠. 그리고 자기가 여러 가지 개성이 있는데 개성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 왜 개성 있는 사람을 싫어하겠어요? 그것도 자기 생각이에요. 자기가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거지, 다른 사람이 자기를 싫어하는지 안 하는지는 자기가 알 수가 없어요. 그 자체가 단정적이에요. 내가 남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이건 내가 알 수 있지마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알 수가 없어요. 그 안다는 것도 그건 내 생각이지.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 건 내가 알 수가 ..

[법륜스님의 하루]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요. (2023.01.20.)

저는 중국 교포이고, 한국에 온 지 9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을 중국에 두고, 혼자 타국에 와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유튜브에서 스님의 강의를 듣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작년 7월에 아이들을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려는 생각으로 한국에 데려와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아들은 16살이고, 둘째 딸은 13살입니다. 저는 학업보다는 아이들에게 생활 태도를 가르치려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고집도 세고 말을 잘 안 듣습니다. 때가 되면 칫솔질해라, 신은 양말은 빨래통에 넣어라, 손톱을 깎아라, 쓰고 난 물건은 제자리에 갖다 놓아라 등 매일 이야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아서 저는 매일 잔소리를 하고 화를 내는 엄마가 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아이를 훈육하는 방식이 달라 걱정입니다. (2024.01.19.)

저는 18개월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엄하게 훈육하는 편입니다. 장난감 이외에는 다른 물건들을 만지지 못하게 하고 혹시 만지면 손등을 찰싹 때립니다. 남편은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훈육을 해서 아이는 남편 앞에서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고 떼를 쓰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훈육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저와 있을 때는 편하게 행동해서 남편은 저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훈육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남편처럼 훈육을 했는데 제 마음이 괴롭고, 아이에게도 정서적으로 나쁜 영향이 있을까 봐 염려되어 엄하게 훈육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격한 훈육 방식이 아이의 정서에 안 좋을까요? 그리고 지금처럼 제가 남편과는 다른 훈육 태도로 아이를 대하면 나중에 ..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2024.01.18.)

지금까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각각 개별적으로 모여 있다고 생각했는데 깨달음을 얻고 걸림 없는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자 모든 존재들이 실제로는 서로 연관되어 있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되셨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2만여 개의 부속품이 들어갑니다. 과거에는 그 부속품들을 해체해서 바구니에 담아 놓은 것과 같이 세상을 본 것입니다. 이것을 삼라만상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개별적인 존재들이 그저 모여 있는 상태라고 본 것이죠. 모든 게 서로 연관되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은 그 부속품들이 설계도에 따라 정교하게 조립되어서 상호 작용하면서 자동차의 모양을 띠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때 부속품들은 하나하나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체의 일부분이고, 그러한 부분들이 모여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7. 다시 가볍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년 초에 꽤 큰 수술을 하고 건강 회복, 진로 고민 등의 이유로 일을 쉬었습니다. 우유부단함과 걱정을 내려놓고 일단 다시 가볍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큰 수술을 했으면 몸이 충분히 건강할 때까지 쉬는 집에 좀 더 쉬면 좋죠. 너무 서두르지 말고 ‘올 연말까지 쉰다’ 이렇게 정하고 쉬면서 그저 틈틈이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여기도 원서 내보고 저기도 면접을 해보고 이렇게 해야 여유가 있다. 즉 9월까지 쉬는 거 끝나고. 10월부터는 직장에 나간다 이렇게 결정해서 10월부터 또는 9월부터 직장을 알아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취직이 안 됐다’ 이런 문제가 생기거든요. ‘나는 병이 났고, 좀 충분한 요양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말까지는 휴가다’ 이렇게 딱 먼저 여유를 잡고 정해놓고..

[법륜스님의 하루] 일이 많을 때 힘들어요 어떻게 일상이 휴식이 될 수 있나요. (2024.01.17.)

매일 스님의 하루를 보면 스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저곳,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 나라 저 나라, 이 일 저 일 수많은 일들을 해내시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스님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육조단경 강의 중에 ‘수행은 일상이 휴식이다, 따로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법문을 듣고 ‘아! 스님은 일상이 휴식이었구나, 그래서 가능했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의 일상을 돌이켜보면 저는 평상시에는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만 가끔 일을 많이 하면 피곤해서 낮잠을 자거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상이 휴식이 되려면 어떤 자세로 수행을 해야 할까요?// 야생에 사는 동물 중에 코끼리나 하마는 유전적으로 덩치가 클 뿐이지 인간이 갖고 있는 비만은 아닙니다. 코끼리나..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딸이 싸울 때 중간에서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1.16.)

제 고민은 남편과 딸 사이의 갈등입니다. 남편은 흠잡을 데 없이 성실합니다. 본인이 부끄러워할 정도로 회사에서도 애처가라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딸도 학교에서 본인의 역할을 잘하고 있고 심성이 착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만나기만 하면 뭔가 삐걱대면서 자꾸 다툽니다. 아이들이 정리하지 않고 많이 어질러 놓는 버릇이 있는데 최근에는 제가 없을 때 남편이 딸에게 심하게 짜증을 낸 것 같아요.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이에 반박하고 남편은 딸의 행동이 버릇이 없다고 야단을 치면서 서로 크게 다툰 것 같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서로 대화를 안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제가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이 되어 남편도 설득해 보고 딸도 설득해 보지만 걱정이 됩니다. 스님..

[법륜스님의 하루] 일상에서 괴로움을 없애 나가는 방법. (2024.01.15.)

그럼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마다 어떤 수행을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합니다. 둘째, 수행문을 읽습니다. 수행문을 읽고 수행의 원칙과 관점을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수행의 원칙과 관점이란 어떤 괴로움도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밖을 보지 말고 나를 봐야 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울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화가 나서 눈에 뵈는 게 없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주장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밖을 보지 말고 그런 자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놓친 부분을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참회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걸..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회사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갑질을 합니다

사수분과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월급을 주는 구조다 보니 당연하다는 듯이 갑질을 조금씩 하더라고요. 갑질이 심해져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한 3개월은 일체 말하지 말고, 적응을 한번 해보는 거예요. 그다음에 3개월은 한번 대화를 해보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저한테 좀 부당하다, 그러나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갖고 ‘네가 문제다’라고 말하지 말고 -그것이 저한테 좀 힘듭니다. -그렇게 하니까 제가 조금 힘듭니다. 이런 식으로 먼저 대화를 시도해 본다. 첫째는 일체 문제 제기 안 하고 그냥 적응하는 훈련을 먼저 해보고 다음 3개월은 ‘내가 힘들다’ ‘이런 분위기에서 제가 힘듭니다.’ 이렇게 내 힘든 거는 드러내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지 않는 자세..

[법륜스님의 하루] 일상에서 괴로움을 없애 나가는 방법. (2024.01.15.)

그럼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마다 어떤 수행을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합니다. 둘째, 수행문을 읽습니다. 수행문을 읽고 수행의 원칙과 관점을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수행의 원칙과 관점이란 어떤 괴로움도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밖을 보지 말고 나를 봐야 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울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화가 나서 눈에 뵈는 게 없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주장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밖을 보지 말고 그런 자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놓친 부분을 다음날 아침에 다시 참회를 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3년째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2024.01.14.)

저는 남편과 3년째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작년에 겨울 여행도 다녀오고 여름휴가도 갔다 왔는데 서로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잠자리는 같이 합니까?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우리 40일간 여행 가서 24시간을 같이 있어야 하는데 서로 말을 안 하게 되면 아이들이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교육상 좋지 않으니까 40일 동안은 말을 하고, 다시 돌아와서 말하기 싫으면 말을 하지 맙시다.’ 수련을 할 때도 가끔 묵언을 풀 때도 있잖아요. 잠시 묵언을 풀자고 제안을 해보는 거죠. 이렇게 먼저 내 말을 좀 들어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첫째, 먼저 제안을 해봅니다. 그렇게 안 하겠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출발하기 전에 가족들에게 공표를 하겠다고 하세요. ‘엄마와 아빠는 수행 ..

[법륜스님의 하루] 번뇌가 많은 제 자신을 어떻게 자비롭게 볼 수 있을까요? (2024.01.13.)

육조단경에서 본래의 자성을 보면 불성과 다르지 않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제 본성이 선하다고 깨달아지지 않습니다. 질투, 미움, 자기비판, 수치스러웠던 제 모습을 보면 본성이 선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번뇌를 갖고 있는 제 자신을 자비롭게 볼 수 있는 길이 궁금합니다.// 우선 여기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선(禪)이 나오기 전인 대승불교에서는 우리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걸 불성(佛性)이라고 했습니다. 흔히 부처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능력과 지혜를 갖춘 존재를 떠올리고 부처가 우리의 마음 밖에 있는 줄 압니다. 이렇게 밖을 향해 있는 눈을 마음 안으로 돌리기 위해 나온 가르침이 바로 ‘불성이 곧 내 마음속에 있다’ 하는 말이었습니다. 불성이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6. 지구 환경을 생각할 때 종이책을 계속 만들어도 될까요?

저는 잡지를 만드는 편집자입니다 나무를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질수록 내가 종이로 된 잡지를 매달 만드는 일이 과연 괜찮은 일일까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전자책이 익숙하지도 않고 종이책의 존재가 너무나 고맙고 좋거든요 환경과 이런 종이책의 기쁨 이 두 가지 상반된 생각 중에서 어떤 거에 초점을 맞춰야// 종이책을 씀으로써 ‘종이 원료인 펄프를 생산하려고 나무를 베서 환경을 훼손한다.’ 이게 환경을 더 훼손할까? 고기를 많이 먹어서 그 가축을 많이 키워야 되는 이런 걸로 인한 환경 파괴가 더 심할까? 자기는 어느 쪽인 것 같아요? 몇 배 더 심합니다. 그러면 정말 지구 환경을 생각하면 우리가 고기를 안 먹든지 고기를 줄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근데 고기 줄이는 것부터 먼저 하지 왜 책부터 먼저 하려고 ..

[법륜스님의 하루] 아이의 단점만 보여서 자꾸 다그치게 됩니다. (2024.01.12.)

저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첫째는 14살이고 둘째는 9살입니다. 첫째 아이와 대화하면 굉장히 답답하고 자꾸 잔소리가 나옵니다. 아이가 저에게 고민을 꺼내 놓으면 저는 그걸 들으면서 화가 많이 나고 ‘그럴 땐 이렇게 했었어야지!’ 하면서 아이를 다그칩니다. 그러면 후회가 되고 힘이 듭니다. 첫째 아이에게서는 자꾸 단점만 보이고, 둘째 아이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둘째 아이는 알아서 잘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첫째 아이에게서는 단점만 보이고, 장점을 찾아보려고 하면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합니다. 첫째 아이에게 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이는데 자존감도 너무 낮고 우울감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한번 우울감에 빠지면 땅끝까지 파고 들어갈 것 같고, 옆에서 위로해 주어도 잘 안 먹힙니다. 그래서 ..

[법륜스님의 하루]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2024.01.11.)

저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입니다.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서로 다투고 제가 상처를 받습니다. 저는 싸우고 난 뒤에 대화해서 확실하게 풀고 싶어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버리고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합니다. 제가 대화를 시도하면 남자친구는 저보고 저의 입장만 주장한다고 하면서 모두 저의 잘못처럼 말합니다. 남자친구의 말을 곱씹을수록 ‘도대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어서 마음이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자는 남자친구가 대화도 잘 나눠주고, 질문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런 말도 잘 들어주기를 원하죠?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럼 이렇게 질문도 할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남자..

[법륜스님의 하루] 시민단체 안에 노조를 만드는 후배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2024.01.10.)

저는 시민단체에서 22년간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후배 활동가들이 단체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후배 활동가들이 사회운동보다는 근로조건에 관심을 더 두고 있다는 것이 태도나 행동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지난해에는 노조를 결성하고 선배 활동가의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단체의 설립 목적을 위해서 매진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나 편안한 근로조건에 더 많이 치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방법을 모색해서 사회 변화에 힘을 모으지 않고 세를 모아서 오히려 실력 행사를 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행위에 관심을 두는 지금의 상황이 우려스럽습니다. 현재 의사결정 체계조차 무너져 가는 상황이어서 자괴감이 듭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후배들을 바라봐야 지금의 난국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현..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노하우를 알려주면 팀원들이 다른 회사로 갈까 봐 불안합니다

모든 노하우를 다 알려주면 팀원들이 다 배우고 나서 더 좋은 대우로 다른 회사로 갈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부모 자식 간에도 딱 그걸 자기 법을 계승할 한 명의 아들, 장자한테만 딱 가르켜 주고 종업원한테 안 알려줄 뿐만 아니라 딸들한테도 안 알려주거든요. 이게 이제 옛날부터 비법이라 그러지 않습니까? 그죠 무술을 할 때도 스승이 딱 비법은 자기 혼자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다 제자들한테 가르쳐 주죠. 왜? 나중에 서로 원수가 될 수 있는데 그때 다 가르쳐주면 제압을 못 하잖아요. 우리 중국의 무협지에 그런 얘기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죠? 자기가 선택해야 돼요. 자기가 그런 노하우를 어느 정도 남겨놓고 가르친다 그러면 그 팀원들에게 자기가 너무 기대를 가지면 안 돼요. 팀원들이 나처럼 ..

[법륜스님의 하루] 상류층이 되려고 온갖 방법으로 돈을 법니다. 잘 살고 있는 걸까요? (2024.01.09.)

저는 3년 뒤면 나이 50이 됩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첫째 딸과 1살 차이 나는 아들이 있고, 그다음 막내가 4살입니다. 애가 셋이다 보니 아이들 부양을 명분으로 좀 욕심을 부리면서 이 방법 저 방법, 불법적이지는 않지만,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상류층으로 가려고 굉장히 노력해 왔는데, 지금 돌아보니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마음 한쪽에서는 그냥 주어지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자꾸 올라오고 있어서 고민이 됩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돈을 버는 것은 자신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남의 돈을 뺏는다든지 훔친다든지 속인다든지 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는 ..

[법륜스님의 하루] 보기 싫은 정치인들이 많아서 뉴스를 보기가 싫어요. (2024.01.08.)

요즘 보기 싫은 관료나 정치인들이 많아서 TV 뉴스나 SNS를 점점 더 안 보게 됩니다. 정치인들이 예전 같으면 부끄러워서 하지 못할 언행을 대놓고 하거나, 거짓말을 했다가 금방 들통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해요. 최근에는 야당 당대표 테러 사건까지 있었는데요. 범인은 정치 혐오에 대한 글을 남겼다고도 합니다. 머리로는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정세가 더 나빠진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꼴을 보기 싫은 마음이 더 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TV나 라디오를 틀어보면 긍정적이지 않은 뉴스들이 매일 나오죠.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뉴스보다 오히려 예능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는 경향이 이해는 됩니다만, 자꾸 정치를 외면하면 결국 정치가 소수의 극렬한 지지자들..

[법륜스님의 하루]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2024.01.07.)

저는 2주 전에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저희는 떨어져 살았어요. 저는 약 30년 전에 학교를 다니기 위해 뉴욕에 갔고 가족들은 한국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 혼자 사셨고 저는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거의 매일 화상통화를 할 정도로 매우 가깝게 지냈습니다. 어머니는 매년 몇 달씩 저를 방문하시곤 했어요. 이번 여름에도 저를 보러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건강했지만, 갑자기 짧은 시간에 건강이 매우 위독해져서 제가 11월 초에 이곳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매우 위독한 상태여서 약 2주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저는 모든 것을 제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2주만 더 일찍 왔어도 살아계셨을 것이고 시간문제였기 때문에 괜찮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쨌든 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5. 16살 딸이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이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다시 영국으로 가서 대학을 준비하고 싶어 합니다. 혼자 보낼 수도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불가능하고 또 그렇다고 온 가족이 다시 영국으로 가려니 남편의 직장 등등 준비할 것도 많아서 큰 부담이 됩니다// 마음에 걸리면 해주면 되잖아요. 그거 뭐 어렵다고 그래요. ... 그러니까 자식을 위해서는 그 정도 어려움을 감수해야지 정말 자식을 위한다면. 맹자 어머니가 이사를 세 번이나 간 거 보셨잖아요. 가면 되지 그게 뭐 어려운 일이에요. ... 그러면 안 가면 되지. 생각을 단순하게 하셔야 해요. 어떻게 하기는 ‘가는 거 찬성이다. 근데 우리는 갈 형편이 안 된다’ 이러면 되지. 솔직하게 사실대로 얘기하면 돼요. ‘네가 가는 건 좋다 이해가 된다. 근데 지금 엄마 아빠는 갈 형편이..

[법륜스님의 하루] 수행과 일을 병행하기에 일상이 너무 바쁩니다. (2024.01.06.)

제가 불교대학 공부를 시작한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었습니다. 우연히 시작을 하긴 했는데, 뒤돌아 보면 먹고살기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기가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수행의 좋은 점을 조금씩 알게 되어서 새벽에 일어나 21일을 목표로 절 수행과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좋은 마음인데, 반면 앞으로도 지금 하고 있는 수행을 일과 병행하며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저와 같은 초심자가 수행의 인연을 계속 이어 나가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우리가 일을 하다가 점심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합니다. 질문자가 생각할 때는 밥을 안 먹고 1시간 일을 더 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잠시 쉬면서 밥을 먹고 하는 게 더 효과적일까요? 일을 하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잠을 자야..

[법륜스님의 하루] 참아보려 하지만 감정 조절이 너무 힘듭니다. (2024.01.05.)

기쁨, 슬픔, 화남과 같은 감정 조절이 너무 힘듭니다. 머리로는 지켜보자 참아보자 하지만 오르내리는 감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릴 때 어른들이 화를 많이 내며 서로 싸우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저도 47년을 화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과 화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화가 저도 모르게 올라오면 가라앉기를 기다립니다. 그러고 나면 뒷골이 땅기고, 피곤하고, 안압이 올라오는 등 몸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어떻게 연습해야 화도 다스리고 몸도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질문자는 어릴 때부터 화를 잘 내는 어른들 속에서 자라서 화를 내는 까르마가 있습니다. 그걸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질대로 살면서 그 과보를 ..

[법륜스님의 하루] 일을 잘하면 일이 자꾸 늘어나서 고민입니다. (2024.01.04.)

스님께서 예전에 절에서 부목 생활을 하셨을 때 함께 일하던 거지가 똥지게를 20%만 채워서 쉬엄쉬엄 일하는 것을 보고 스님이 질책하니까 그 거지가 ‘막노동은 몸이 생명이고, 쉬는 시간 없이 일하는 걸 사장이 좋아한다’ 하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이야기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거지와 반대로 똥지게를 가득 지고 일하다 보니 사장이 좋아하긴 하는데 점점 똥지게를 늘려주고 있어서 어느 순간 ‘그 거지가 지혜로운 건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제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어리석은 행위일까요? 또 제가 앞에서 길을 이렇게 닦아 놓으니 결국 사장님한테만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 같고 후배들이 일하기에는 안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지금 질문자가 하는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질문-한심한 정치인들 때문에 뉴스 보기가 싫어요.

Q '요즘 너무 보기 싫은 관료나 정치인들이 많아서 TV 뉴스나 SNS를 안 보게 됩니다. 정치 무관심을 넘어 정치혐오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야당 대표 테러 사건의 범인도 정치혐오에 대한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정치가 더 나빠진다고 합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알면서도 보기 싫은 마음이 너무 강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치 외면하면 소수 극렬 주의자에 의해 좌지우지돼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TV 등을 틀어보면 맨날 긍정적이지 않은 뉴스들이 나오니까 채널을 돌리고 오히려 예능같은 걸 더 많이 보는 경향은 이해됩니다만, 우리 국민들이 자꾸 이렇게 외면을 하게 되면 결국은 정치가 소수자, 소수 극렬 지지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

[법륜스님의 하루] 재혼에 대해 상대편의 가족이 반대를 하니 화가 납니다. (2024.01.03.)

8년 전 이혼을 하고 아이 둘을 혼자서 키우고 있습니다. 4년 전 이혼을 한 남자를 새로 만나게 되었고, 이 남자는 이제 12살 된 아이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이 남자에게 기대고 싶었던 마음이 큰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이 남자를 보면 좋은 마음보다 화나는 마음이 더 많이 일어납니다. 저와의 재혼을 반대하는 아이와 어머니를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너무 화가 납니다. 그런데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요. 다섯 가지가 좋은데 다섯 가지가 싫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답답합니다. 좋은 다섯 가지를 위해서 싫은 다섯 가지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싫은 다섯 가지를 버리려면 다섯 가지 좋은 것도 같이 버려야죠. 경전에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