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친구들과의 정치적 대화가 불편하다면

Buddhastudy 2023. 8. 16. 19:32

 

 

 

Q '어렸을 때 다정했던 친구들과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문제로 갈등이 일어났을 때,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불편함을 없앨 수 있을까요?'

 

 

#친구들과 정치적 대화를 할 때, 마음이 불편하다면

 

내 마음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게 뭐 어려워요.

'쟤는 저렇게 생각하구나'

'쟤는 저런 입장이구나.'

'쟤는 일본에 대해서 저런 관점을 갖고 있구나.'

'쟤는 북한에 대해서 저런 관점을 갖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데 불편할 일이 뭐가 있어요.

 

'내 생각하고 다르니까 기분 나쁘다'

내 생각이 옳고,네 생각이 틀렸다고 하니까

기분 나쁜 감정이 생기는 거예요.

 

'나하고 너하고 생각이 다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쟤는 저렇게 생각하네.' 이렇게 되면

그 사람 얘기도 들을 수 있고

내 얘기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거예요.

 

근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막 주장을 하면

내 얘기 잘 못하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 얘기도 편안하게 듣고 내 얘기도 편안하게 하는 거예요.

'너는 그렇게 생각하나? 근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럼 나는 화가 안 나는데 걔는 화를 낼 수 있죠.

'네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자기 생각하고 다르니까 화날 만하다고 받아들이면 되죠, .

 

제가 기독교를 공부하는 것은 무슨 포용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기독교든, 무슬림이든, 중국역사든, 유럽역사든

다 우리 인류가 가져온 하나의 과정이고 지혜 아닙니까, 그죠?

다는 모르지만 알 수 있으면 아는 게 낫지

어떤 금기 사항이 있을 이유는 없잖아요.

 

대한민국 5천만 명 중에는 온갖 사람이 있을 것 아니에요.

종교적으로도 이런 견해 저런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고

정치적으로도 이런 견해 저런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고

윤리 도덕적으로도 그렇고

 

'!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네.'

'! 내 친구는 저렇게 생각하네.'

친구가 정치적인 뜻을 같이하는 동지가 아니잖아요.

종교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교인이 아니잖아요.

같은 불교도가 아니잖아요.

그냥 중학교 같이 다닌 친구지.

 

오늘 우리는 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로 모였지만

정치적으로는 이념이 다를 수 있고

종교적으로도 믿음이 다를 수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가능하면 그런 얘기 안 하면 좋고

또 친구지간에 그런 얘기 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얘기 할 수 있으면

'우리 친구들이 이렇게 생각하구나.'

'젊을 때는 좀 진보적 생각을 하더니 늙으니까 보수적이네.'

'전에는 불교 믿더니 요새는 기독교 믿네.'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되죠.

'왜 종교를 바꾸고 저래! 의리 없이.'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나이 드니 평균적으로 보수화 되네' 이렇게 알 뿐이죠.

친구들하고 얘기해 보면 신문에 나오는 것이 이해가 되잖아요.

 

자기 신념을 바꿀 필요도 없고

자기 신념을 지키기도 하고

남의 신념을 존중하기도 해야

또 대화가 되면 하고

대화가 안 되면 들어만 줘도 돼요.

그걸 강요할 필요도 없고

또 내가 강요받을 필요도 없고.

 

그렇게 편안하게 친구는 친구로 만나면 되지,

친구 만나서 너무 종교 얘기하거나 정치 얘기하면 싸우게 되죠.

?

우리는 초등학교, 같이 다닌 친구지, 정치적인 동지가 아니잖아요.

 

근데 정치를 앞세우면 초등학교 친구가 온데간데없고

정치적인 대립이 되죠.

정치적인 얘기는 각자 자기 견해를 갖고

종교적인 것도 각자 견해대로 얘기는 할 수 있잖아요.

 

'오늘은 우리 친구들끼리 만났으니까 옛날얘기 좀 하자'

이렇게 화제를 바꿔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