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해결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려요. 자기가 늙어서 요양원에 한번 있어보면 돼요. 있어보면, 자기가 직접 늙어보고, 자기가 직접 경험해 보면 이게 왜이런가 알 수 있어요. 자기가 늙어가지고 손발이 잘 안 움직이고, 말도 더듬어지고, 마치 내 생각대로 노인이 안 움직이는 것처럼, 나중에 늙으면 내 생각대로 내 몸이 움직일까? 안 움직일까요. 안 움직여집니다. 그럴 때 이제, 아~ 그때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래서 그랬구나. 이렇게 이해가 돼요.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어요. 세월이 약이라고. 그래서 자기도 그때 또 젊은 사람 보호하는 사람으로부터 구박을 많이 받아봐야 돼요.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은 이제 눈을 감고 자기가 하루쯤 행동해 본다. 생활해 본다. 아시겠습니까? 귀를 막고 하루쯤 생활을 해본다. 안 그러면 두 손을 움직이지 않고, 묶어놓고, 테이프로 딱 여기다 묶어놓고, 하루쯤 행동해 본다. 두 발을 묶어놓고 하루쯤 기어 다니면서 행동해 본다. 이렇게 늙지는 않았지마는 늙은 사람이 드러내는, 그러니까 눈이 잘 안 보이는, 귀가 잘 안 들리고, 손발이 잘 안 움직이는, 그렇게 해서 자기가 하루쯤 생활해 보면 아~ 이게 이렇구나. 이거 경험해 볼 수가 있어요.
이렇게 경험을 해 보면 어떠냐 하면 마음이 바뀌게 되는 거요. 그러니까 지금 마음대로 안 된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는 게 아니라 생각대로 안 되는 거요. 생각은 이해가 된다. 할머니들이 저러니까 이러지. 저러지 이러지. 저러지. 이렇게 이해가 되는데, 내 생각대로 내가 안 되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내 마음은 내가 살아온 오랜 습관대로 따라 움직이는 거요. 그러니까 왜 빨리빨리 움직이면 되지 못 움직여. 하는 거, 무의식적으론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죠. 무의식은 자기가 늙은 게 아니잖아요. 자기는 그렇게 하면 되잖아. 그죠. 자기가 되니까 모든 사람이 다 될 거 같은 거요.
그런데 노인들을 보면서 생각은 이해가 되죠. 아~ 저래서 저렇구나. 저래서 저렇구나. 저래서 저랬구나. 하지마는 이 무의식은 답답해하는 거요. 마음은 답답한 거요. 생각은 이해를 하는데 마음은 답답한 거요. 그래서 이 무의식이 바뀌려면, 그러니까 마음이 바뀌려면 자기가 경험을 해 보면 금방 바뀝니다. 그러면 이제 경험 안 해보고도 이해하려면 이런 법문을 듣고, 아~ 내 생각대로 저 사람이 안 움직이니까 내가 답답하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세상이라는 건 본래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그것만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 날씨가 춥고 덥고도 내 뜻대로 안 되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것도 내 뜻대로 안 되고, 자식도 키워보면 사실은 내 뜻대로 안 되고, 남편도 살아보면 내 뜻대로 안 되고, 심지어는 내 자신도 어때요? 내 맘대로 안 되지 않느냐.
그런데 어떻게 저 할머니 할아버지가 내 맘대로 되겠느냐? 이렇게 이해를 자꾸 하면서 108배 절을 하면서 불편한 사람, 그러니까 귀가 잘 들리지 않고,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기억력이 거의 없고, 어머니 살아 계세요? 돌아가셨어요? 연세가 몇 됐어요? 일흔여덟. 아버지는? 예. 그러면 옛날에 할머니나 노인들 하고 있어봤을 때 특징 알아요? 했던 말 또 하는 거 알아요? 계속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그러죠. 그럼 일부러 그럴까? 어제 한 말이 기억이 안 나요. 자기는 처음 한다고 하는 거요. 그리고 또 노파심이라는 게 있어요. 혹시 저게 잊어버렸을까 싶어서 또 하기도 하고, 그런 특징이 있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머리에 이게 기억력이 없어지고 그러기 때문에 인지력이 자꾸 떨어지는 거요. 그러니까 그런 거를 이해해도 답답하다는 게 문제 아니오. 그죠? 그 이유는 생각은 되는데 내 마음은 내 뜻대로 안 되니까 답답한 거요. 그래서 세상은 내 뜻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자꾸 자각해야 돼요. 그래서 저 할아버지도 내 뜻대로 될 수 없고, 나도 내 뜻대로 될 수 없어요. 내 마음이 내 뜻대로 안 돼요.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아니라 내 생각대로 내 마음이 안 되는 거요. 왜 그럴까? 마음은 습관, 오래 쌓여진 습관이 반응하는 거기 때문에 그것이 내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금방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에요.
지금 생각을 잘 못하고 있으면 내가 이렇게 이해를 시켜주면 되는데, 자기는 노인들이 인지가 없으니까 저렇구나 하고 그걸 지금 알아요? 몰라요? 아는데 지금 마음이 안 따라 움직이는 거 아니오. 그러니까 마음은 내 뜻대로 안 되면 답답해 오는, 뭐든지 내 뜻대로 하고 싶은 오래 습관적으로 살아온 거요. 지금 남편도, 남편 계세요? 남편도 내 맘대로 안 될 때 답답해요? 안 답답해요? 그래. 노력은 하는데. 예.
그런데 만약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칫솔질도 할 줄 알고, 밥뚜껑도(열고) 먹을 줄 알면 자기가 거기 가서 봉사할 필요가 없잖아. 그지. 그럼 안 하면 되지 뭐. 마음을 다스린다는 게 따로 없다니까. 아니지. 내가 이분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여기 왜 필요하겠냐? 이분들이 이걸 못하기 때문에 내가 와서 봉사하는 거 아닌가? 이걸 늘 자각을 해야지. 제 자신에게 화가 나는 거는, 그렇게 이해해서 이해하게 되면 아~ 이건 이러니까 내가 여기 있구나. 이러니까 내가 여기 필요하구나. 이렇게 자꾸 자각을 하게 되면 화가 안 나지.
화가 안 나면 자기가 자기한테 실망할 일이 없는데, 내가 그분들에 대해서 조급해하니까 왜 이것도 못하나? 왜 이것도 못하나? 자꾸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자기 마음이 지금 답답하고 조급해지는 거지. 그러니까 내가 봉사하러 왔는데 왜 내가 이 짓 하고 있나? 이러려면 내가 여기 뭐 하러 왔나? 이렇게 또 자기를 학대하는 거지. 그러니까 짜증이 날 때는 아~ 내가 짜증을 내구나. 화가 날 때는 내가 화를 지금 내고 있구나. 내 뜻대로 안 된다고 내가 화가 나 있구나. 이렇게 화나는 자기도 자기가 그냥 알아차리고 받아들여야지.
자기가 지금 과대망상증에 빠져있거든. 자기는 지금 고상한 사람인데 고상한 일을 하고 온 사람인데, 이런 거 보고 짜증 내는 자기를 보니까, 자기가 자기 실망스러운 거요. 이런 주제에 내가 무슨 봉사는 무슨 봉사야.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거요. 그래서 제일 쉬운 해결책은 안가면 되요. 두 번째는 이런 부족한 줄을 알고 이분들을 위해서 내가 오는 게 아니고, 이런 나를 고치려고 내가 여기 왔다. 이렇게 생각하고 정진을 하면 돼요. 이 사람들을 도와준다 하니까 자꾸 답답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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