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하여 아들을 한 명 둔 워킹맘입니다.
제 고민은 남편이 결혼 이후로 지금까지 부부 관계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가지자고 합의하여 관계를 한 번 하고 바로 아이가 생겼습니다.
기적처럼 찾아와 준 아이에게 감사하지만
그 후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부부 상담을 해보자 했지만
남편은 우리에게 문제가 없다며 상담을 거부하였습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잘하고 가정생활에 충실하여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남편의 장점을 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다른 부부들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지며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무너지고 자괴감이 듭니다.
아이가 있어 이혼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의 엄마로서 최소한 20년 동안은 가정에 충실하려 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어도 종종 우울하고 슬픈 마음이 올라올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지금 남편은 바람을 피우지도 않고
가정폭력을 행사하지도 않으며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지도 않고
경제적으로 무능하지도 않습니다.
결혼이란 친구와 같이 동거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제 결정은 본인의 몫입니다.
비구니 스님이나 수녀처럼 성생활을 하지 않고도
평생을 살 수가 있습니다.
꼭 비구니 스님이나 수녀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냥 친구처럼 남편과 지내도 되고
아이의 아버지로서 역할을 해주는 것에 감사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자가 성적 욕구를 꼭 충족하면서 살고 싶다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성생활을 포기하고 가족 공동체로만 사는 것이 도저히 어렵다면
그것은 정당한 이혼 사유가 됩니다.
이것은 남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이에요.
하지만 이혼을 해야겠다는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면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성적 욕구가 있음에도 남편이 응하지 않는다면
결혼한 여성이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를 만날 수도 없고
결국 참고 살아야 하잖아요.
이것도 하나의 불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를 키우며 현재와 같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그것도 괜찮아요.
그런데 저는 질문자가 우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왜 슬픈가요?
현재 남편이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술주정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단지 문제라고 하면 부부 관계라고 하는 성생활을 못 한다는 것이잖아요.
질문자가 성적 욕구가 강한데
이를 해소하지 못해 슬프다고 하면 그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성생활을 못 한다고 해서
둘이서 알콩달콩 살 수 없는 건 아니에요.
질문자가 무엇 때문에 고민하는지를 명확하게 봐야 됩니다.
남편이 아이한테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하고, 직장도 잘 다니고
다 잘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우선 부부 클리닉에 가서
전문가한테 부부상담을 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걸 거부하고 있다면,
첫 번째 가능성은
남편은 신부나 스님처럼 살겠다는
자신만의 인생관을 갖고 있는 거예요.
결혼해 놓고도 자기는 수행자로 살면서
부부 관계를 안 하겠다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두 번째 가능성은
남편이 성애가 없는 사람일 수 있어요.
성애가 없는 사람은 성생활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고,
심지어 성생활이 귀찮고 불결하다고 여깁니다.
여성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고, 남성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어요.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만약 남편에게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었다면
아기가 생기지 않았겠죠.
남편은 성애가 없기 때문에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를 나눠봐서 성애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성애가 있는 나를 남편이 고려하든지
성애가 없는 남편을 내가 고려하든지
서로 안 맞으니까 이혼을 하든지
셋 중에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됩니다.
그러려면 질문자가 자신에게 좀 솔직해야 됩니다.
이건 참고 살 일이 아닙니다.
사실을 알고 내가 선택해야 되는 일이에요.
신부, 스님, 수녀, 이런 사람들이 성애가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본인이 자발적으로 그런 삶을 선택하고
자제를 하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그것처럼 질문자도 남편과 같이 살기로 선택을 했다면
성적 욕구를 자제해야 되는 거예요.
세 번째 가능성은
남편의 성애가 동성애일 수 있습니다.
남자가 남자에 대해서는 성애를 느끼는데
여자에 대해서는 성애를 안 느낀다거나
여자가 남자에게는 성애를 안 느끼고 여자에게만 성애를 느낀다거나
이런 것을 동성애라고 해요.
물론 일반적이지 않죠.
옛날에는 이것을 죄악시했지만
이런 성향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면서
지금은 개인의 자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동성애를 허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동성애 기질이 남편에게 있다면
이성에게는 전혀 성애가 안 일어나는 겁니다.
남자의 성 기능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관계를 맺으면 아기가 생기는데
여성에게 성애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아내와 잠자리를 갖는 게 굉장히 불편한 거예요.
이렇게 남편은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생활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무성애라서 성적인 욕구가 없거나
동성애라서 이성에 대해서 성애를 못 느끼기 때문에
남편이 지금 그런 반응을 보일 수가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질문자가 남편하고 얘기를 한번 해봐야 됩니다.
물론 남편이 그냥 나와 동거하는 사람으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입장 정리를 하면
남편하고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아기도 있고, 직장생활에도 별 문제가 없고,
수녀나 비구니 스님도 이렇게 사는데
나도 성적 욕구를 좀 자제하고 살자’ 이렇게 입장을 가지면
더 이상 남편과 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성적 욕구를 충족하면서 살아야겠다면
그것은 질문자가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이니까
남편과 의논을 해야 합니다.
남편에게 그 이유가 뭔지 물어봐서
'좋다. 당신이 그렇다면 나도 자제하고 살겠다'라고 하든지
'나는 당신과 이혼을 하고 성적 욕구를 추구하며 살겠다'라고 하든지
둘 중에 결정을 내리면 돼요.
괴로워할 일도 아니고, 참을 일도 아니고
충분히 서로 의논해야 합니다.
남편이 말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앞에서 제가 말한 세 가지 경우 이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아마도 도저히 밝히기 어려운 어떤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충분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에 거기에 맞춰서 질문자가 선택을 하면 됩니다.
이것은 울 일도 아니고, 참을 일도 아니고
그냥 세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질문자는 아직 젊어서 살아가야 할 날이 아주 많잖아요.
대화를 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선택을 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렇게 살아가면 됩니다.
그래야 아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가 있습니다.
질문자가 스트레스받으면서 억지로 참고 살면
아이도 심리적으로 그 영향을 받아서
정신적으로 장애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남편과 대화도 나누고, 상황도 파악하고,
그런 다음에 내 인생을 어떻게 살지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
그러니 앞으로는 참지 마세요.
불행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요.
남편과 얘기해서 상황 파악을 하고,
그 상황에 따라서 선택을 하면 됩니다.
18세기 중세 시대도 아니고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 남의 눈치 볼 게 뭐 있습니까.
먼저 현황 파악을 하고
그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고
그렇게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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