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직장에 다니면서
가장 역할을 하며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님께 효도를 다 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혼기가 되어 결혼하게 되었고
그때만 해도 여자는 결혼하면 직장을 다닐 수 없었습니다
전업주부로 더군다나 전신 마비인 시어머니를 병간호하느라
친정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경제권도 시어머니가 가지고 있어서 용돈 한 번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친정 부모님보다 12살이나 많으셨기 때문에
시어머니한테 최선을 다하고 난 다음에
친정어머니께 효도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친정어머니께서는 제가 결혼한 지 2년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시어머니 계셔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실컷 목 놓아 울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게 한이 되어서
지금 어머니 돌아가신 지가 38년이나 됐는데
지금도 TV에서 친정어머니 얘기만 나와도
특히 결혼식장, 환갑잔치, 칠순잔치 가면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다 지난 일이고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가슴속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질문자가 지금 몇 살이에요? 64살.
아들딸 다 스무 살 넘었어요? 40살.
지금 여기 미성년자일 때, 그러니까 스무 살도 되기 전에 부모님 돌아가신 분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한번 들어보자.
자기 어머니가 스무 살 되기 전에 돌아가신 분, 손 한번 들어보세요. 예.
이렇게 많아.
그런데 자기는 뭐예요? 스무 살도 넘고 결혼까지 한 뒤에 돌아가셨잖아.
그럼 고아가 아니에요.
고아라는 것은 스무 살 되기 전에 미성년자일 때 부모가 돌아가시면 뭐라고 한다? 고아, 돌볼 리가 없다, 고아.
스무 살 넘으면 부모가 돌아가시면 고아라고 말을 안 해요.
스무 살 넘어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 죄가 안 돼요. 원래.
자긴 지금 뭐하고 똑같냐?
“오늘 오다가 길옆에 거지가 있었는데 그걸 내가 줘야 되는데 줘야 되는데 하면서 안 주고 그냥 왔어요, 스님. 너무 불쌍해” 하고 울면서 얘기하는 사람하고 똑같아.
그걸 지금 30년째 계속 그래.
그런 사람하고 똑같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좋은 일은 부모님에게 용돈도 드리고 하는 거는 좋은 일에 들어가는데,
좋은 일은 안 한다고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건 할 수 있으면 하고, 못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에요.
그런데 자기는 그것을 못 했을 뿐이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울 필요는 없어요.
(어떻게 하면 눈물이 안 나올까요)
병원에 가야지 뭐.
아까 내가 얘기했잖아.
시간이 흐르면 좋아지면 자연치료이고,
그대로 유지되거나 점점 나빠지면 어디를 가라?
병원에 가거라.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 같지만 그건 병원에 가야 해요.
그게 뭐냐하면 부모님이 자기가 어릴 때 부모님이 고생하는 그게 자기 속에 영상이 찍혀 있고, 그것이 부모님 돌아가실 때 그 영상에 충격을 받아서
자기가 나이가 64인데
그 문제, 부모에 대한 문제만큼은 어린 시절에 자기로, 그걸 딱 자기 마음속에 한쪽 구석에 남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울 때는 어린애 같이 우는 거예요. 어린애 같이.
이걸 뭐라고 그러냐? 이것도 일종의 트라우마입니다. 정신질환에 속해요.
미쳐서 무슨 남을 때리고 하는 이런 게 아니라, 이것도 안 자라고..
제가 어릴 때 다쳤으면 여기 흉터가 아직도 나이가 들어도 남아 있듯이
마음의 흉터가 가슴 한쪽 구석에 남아 있어서 건드리기만 하면 그게 터지는 거예요.
이건 치료를 받아야 해.
그러니까 자기가 지금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인사를 못 한 거예요.
이 마음 무의식에서는 아직 인사를 안 했어.
부모를 떠나보내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부모님이 고생하는 걸 어릴 때 보고 자라서 안쓰러운 건 이해가 되는데
내 속에서 부모님을 하직 인사를 하고 떠나보내셔야 해요. 알았죠.
자기가 지금 그 생각할 때는 어린 애에요. 아직.
그러니까 말하는 거나 울 때는 어린애같이 우는 거예요.
그러니까 참... 애달픈 일이긴 한데... 이것도 질환에 속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엄마를 아직 못 떠나보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엄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종교적으로 말하면 극락이나 천당에 가서 편안하게 계실까? 아직도 고생하게 계실까?
편안하게 계세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옛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지금 잘 계시니까,
“안녕히 가세요” 이렇게 인사를 하고, 떠나보내셔야 합니다. 알았죠?
(이 순간으로 어머니를 제 마음에서 떠나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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