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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툰] 달력으로 보는 지구 종말 일정

Buddhastudy 2022. 1. 13. 18:39

 

 

 

생명체의 절반을 사라지게 하는 타노스의 핑거 스냅.

하지만 지구 역사를 놓고 보면

타노스의 핑거 스냅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멸종 사건이 많았습니다.

 

그 결과로 공룡을 포함해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들의 90% 이상이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우리 인류도 75천 년 전에 멸종위기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75천 년 전, 인도네시아의 초대형 화산 토바가 폭발하면서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했고

현생 인류의 조상들도 수천 명의 인원만 아프리카에 살아남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류는 웬만한 대형 호텔의 투숙객의 수준의 인원이

잿더미와 사투를 벌인 덕분에

지금 76억 명의 후손이 탄생한 샘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습니다.

특히 지난 1만 년 동안은 큰 재난 없이 따뜻한 기후가 계속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찬란한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지구 역사가 주는 교훈은

대량 멸종을 초래하는 재난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운이 더 나쁘면 대량 멸종이 아니라 지구 종말의 날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인류는 75,0000년 전의 조상들처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인류 멸망을 야기하는 지구 종말 시나리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가장 먼 미래의 종말 시나리오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멀지만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1. 태양의 죽음

지금으로부터 50억 년 뒤, 수명을 다한 태양은

부피가 점점 커지면서 적색거성으로 변하게 됩니다.

태양이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지구의 바다는 끓어 넘치고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사멸합니다.

 

태양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을 차례로 삼킬 때까지 커진 뒤

다시 작은 행성 크기의 백색왜성으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길고 쓸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태양계 최후의 날은 도덕적 심판과 상관없이 일어날 일이며

선택받아서 살아남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2. 소행성의 충돌

50억 년보다 훨씬 가까운 종말 시나리오는 혜성이나 소행성의 충돌입니다.

지질학적 연표로 보면 혜성이나 소행성의 충돌은

2~3백만 년 만에 한 번씩 반복된 일입니다.

 

과학자들은 대량 멸종, 혹은 종말까지 야기할 만한 큰 충돌이 대략 2천만 년 주기로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2천만 년, 50억 년, 너무 큰 시간들이라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차이를 느껴보기 위해 지구종말 달력을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계시는 순간을 110시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태양이 죽음을 맞이하는 50억 년 뒤는 1231일 밤 12시입니다.

공룡의 멸종을 초래한 65백만 년 전의 소행성 충돌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다음 충돌은 넉넉잡아 2천만 년 뒤로 본다 해도 12일 낮 12시가 됩니다.

이렇게 보니 충돌이 바로 내일이네요.

새해 휴일을 무사히 보낸 우리는 살아서 출근할 수 있을까요?

 

이 태양계 안에는 얼마나 많은 혜성과 소행성이 우리의 내일을 위협하고 있을까요?

태양계의 중력장에 붙잡혀 태양계 안을 떠돌고 있는 혜성의 수는

무려 수조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만 해도 수백만 개의 소행성이 있습니다.

때로는 목성의 거대한 중력이 혜성과 소행성을 포획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구 쪽으로 튕겨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지구의 공전 궤도와 교차하게 되는 혜성과 소행성을

지구근접천체라고 합니다.

 

2017년에 공개된 관측 데이터에 의하면

지구근접전체의 수는 무려 16294개나 됩니다.

만원경에 잡힌 수만 이 정도이니 실제로는 수백만 개가 넘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2013년에 10톤짜리 운석이 러시아의 우랄 지역 하늘을 가로지르면 폭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폭발로 건물 천여 채가 파손되고 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그 운석은 대기원에 돌입하기 전까지 관측되지도 않았습니다.

 

칼 세이건은 혜성과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그냥 우리가 우주적 규모의 사격장 안에서 살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격장 안에서 충돌은 시간문제입니다.

다만 행운이 최대한 오래 가거나 충돌 규모가 최소한으로 적기를 바랄 뿐입니다.”

 

 

--3. 화산 폭발

2천만 년보다 더 가까운 시나리오들도 있습니다.

먼저 토바화산과 같은 초대형 화산폭발 시나리오입니다.

 

미국 옐로스톤의 화산은 그 후보 중 하나입니다.

엘로스톤 화산이 폭발한다면 미국 대륙이 갈라지고

지구 전체가 화산재로 뒤덮이는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옐로스톤 화산은 210만 년 전, 130만 년 전, 마지막으로 63만 년에 폭발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폭발 주기는 대략 70만 년이 됩니다.

이 주기가 지켜진다면 다음 폭발은 10만 년 안이 될 것입니다.

 

 

--4. 빙하기

운좋게 화산 폭발을 피했다 해도 빙하기가 남아있습니다.

빙하기는 지구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입니다.

지난 1만 년 동안의 따뜻한 시기도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의 간빙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빙하기는 10만 년 안에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10만 년은 종말 달력에서 11010분에 해당됩니다.

제야의 종 33번 타종식이 끝나자마자 종말인 셈이네요.

 

천체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는 자신의 책 <인류의 미래>에서

지구 종말 시나리오는 비록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인류가 필연적으로 겪게 될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카쿠 교수 특유의 긍정적 미래관으로 흥미진진한 생존법을 제시합니다.

그 생존법은 궁극적으로 다른 행성으로 이주입니다.

 

미래의 인류에게는 일종의 우주적 보험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 보험이란 기술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지구를 포함한 두 개의 행성에 적응해서 살 수 있는 종으로 진화해 놓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존법도 인류 스스로 자초한 위험 때문에 써먹을 기회조차 없을지 모릅니다.

미래와 과학 기술에 긍정적인 미치오 카쿠 교수도

자원 고갈, 지구 온난화, 세균전, 핵전쟁 위협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천 년 안에 멸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천 년은 보신각 첫 타종의 여운이 채 끝나기도 전인 6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