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화물을 숭배하는 종교가 존재한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겠는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에서 전쟁을 벌였다. 태평양에 많은 섬에는 원주민들이 살았는데, 그들은 처음 보는 군인과 자동차, 비행기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특히 그들을 놀라게 한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화물 보급품이었다.
군인들이 무전을 보내면 거대한 새가 날아와 섬 위를 빙빙 돌다가 지상으로 화물을 떨어뜨렸고, 화물 상자 안에는 먹을 것이 잔뜩 들어있었다. ‘하늘에서 먹거리가 떨어지다니!’ 원주민들에게 화물은 기적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미군이 철수한 뒤 원주민만 남은 섬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원주민들은 나무를 베어 활주로를 만들고 짚으로 모형 비행기를 만들었으며 대나무로 만든 안테나를 세웠다.
그리고는 하늘에서 음식을 뿌리는 거대한 새가 날아오기를 기원하며 군인들이 하던 행동을 따라 했다. 이것이 태평양 섬에서 탄생한 ‘화물 숭배’라는 신흥 종교였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리터드 파인만은 한 강연에서 이 화물 숭배를 이야기했다.
“원주민들은 정말 그럴듯한 모형을 만들었죠. 하지만 똑같은 형태를 갖췄다고 해서 짚으로 만든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는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똑같아도 그것들은 다 엉터리였죠. 하늘에서 화물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파인만은 화물 숭배를 통해 겉으로만 멀쩡한 척 하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했다. 그런데 화물 숭배에 빠지는 것은 원주민들뿐일까?
가수가 되고 싶은 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학교공부는 등한시하고 보컬 학원과 댄스 학원에 다니며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러나 머리를 염색하고 피어싱을 하며 멋진 옷을 입는데 온 신경을 쏟더니 여자애들 꽁무니나 따라다니고 도대체 연습은 언제 하는지 알 도리가 없어 보였다.
그는 가수가 갖추어야 할 실력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형태만 따라 했다.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구실로 자신의 마음을 거짓으로 위로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물 숭배’의 신도가 된 것이었다. 어리석은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사회의 엘리트라 불리는 기업 CEO들이 하는 행동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사내 문화를 혁신하겠다면 구글의 사무실을 모방한다. 하지만 미끄럼틀을 설치하고 오락 시설을 마련하더라도 고압적인 관료주의가 존재한다면 사내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것을 따라 해봤자 엉터리 모방에 그칠 뿐이다. 좋은 삶을 위해서는 거짓 허세를 몰아내고 진짜 실력을 키워야 한다. 명심하자.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겉보기만 흉내 내는 것은 화물 숭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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