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충돌하는 사람이 있으십니까?
트집 잡는 것부터, 일부러 반대하는 등
기회만 보이면 서로가 상대방을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 됐든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바로 그 죽도록 싫은 사람이 없으면
성공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하게 된 것입니다.
살다 보면 싫어하던 사람의 도움을 얻어야 할 때가 종종 발생합니다.
꼭 피하고 싶은 일만 일어나게 되는 머피의 법칙이
이럴 땐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상대를 만나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상상만 해도 내가 할 행동이 비굴하게 느껴집니다.
상대는 얼마나 고소해할까요.
이때다 싶어 골탕 먹일 일에 즐거워할 상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돌려 도움을 얻어낼 수 있을까요?
이럴 때 심리학을 활용하면 좋은 해법을 찾을 수 있는데요.
바로 그 해법을 책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에서 찾아봤습니다.
책은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다음 중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지 한번 맞혀보시기 바랍니다.
1. 그가 좋아하는 커피 전문점의 특별 한정 메뉴를 그에게 선물한다.
2. 그가 좋아하는 커피 전문점에 갈 때 내 커피도 한 잔 사다 달라고 부탁한다.
당연히 답은 1번이 아닐까요?
마음을 돌려야 하는데 성의를 보이지 못할망정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답은 2번입니다.
두 번째 방법이 상대방의 호감뿐만 아니라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원인은 '프랭클린 효과' 때문입니다.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이 바로 이 두 번째 방법으로
죽도록 싫어하던 상대의 마음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첫 번째 방법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정석과도 같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서로 헐뜯던 사이라면 말은 달라집니다.
상황이 불리해지니까
선물로 마음을 돌리려 한다고 아니꼽게 볼 게 분명합니다.
선물한 사람을 자신이 필요할 때만 다가오는 기회주의자나
선물 하나로 과거를 덮으려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물이 오히려 상대의 분노에 불을 붙일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굴욕을 참고 굽신거려서라도
상대의 호의를 얻어야 하지 않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랭클린은 죽어도 비굴하게 몸을 굽혀가며
상대방의 호감을 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두 번째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프랭클린은 고민한 끝에 해법을 찾았습니다.
'사람은 친절을 받은 사람보다
친절을 베풀었던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속담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프랭클린은 상대방이 매우 희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책을 읽어 보고 싶은데 빌려줄 수 있겠느냐는 내용의 편지를
정중하게 써 보냈습니다.
여기서 '정중하게'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싫어한다고 그 감정을 담아
퉁명스럽거나 불쾌하게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친한 사이라도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싫더라도 예의를 갖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프랭클린의 편지를 받은 상대방은 책을 즉시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를 만났을 때 예전과 달리
아주 호의적인 태도로 먼저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각별한 우정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프랭클린의 시도가 제대로 성공했습니다.
'당신에게 한번 호의를 베푼 사람은
당신이 호의를 베푼 사람에 비해 더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계속 호의를 베푼다'라는
프랭클린의 말은
자신의 성공에서 얻은 노하우입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이를 '프랭클린 효과'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프랭클린 효과는 현대에 와서
심리학자 존 제커와 데이비드 랜디에 의해 실험으로도 입증되었습니다.
실험 결과 상대방에게 도움을 베푸는 과정에서
자신이 도움을 준 이유를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해 버리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책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은 그 이유에 대해
우리의 뇌가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의 뇌는 모든 게 맞아떨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생각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는 상황을 선호합니다.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려 골머리 앓기보다
그냥 행동에 생각을 꿰맞춰 버리는 식으로 일을 끝내버리는 것입니다.
죽도록 싫어하는 사람이 부탁했고
어찌 되었든 들어줬다면
우리의 뇌는
“왜 그 재수 없는 사람에게 책을 빌려줬지?”
“왜 맨날 나를 공격하던 그 사람에게 이 커피를 가져다주고 있지?”라고 생각하며
원인을 분석하려 노력하는 대신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니까”라는
간단명료한 결론을 내리며
행동의 모순을 해결해버립니다.
책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은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면
이미 당신은 또 다른 부탁에 문을 활짝 열어 놓게 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큰 부탁을 하기 전 먼저 작은 부탁을 하는 것도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적으로 여겼던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 죽도록 보기 싫은 사람이라도
다시는 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접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일수록 더 보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만약 꼭 필요한 상황인데
죽도록 싫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을 만나신다면
벤저민 프랭클린이 성공한 방법을 사용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책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에서 살펴본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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