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9일, 인도와 중국군이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인근 국경에서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중국은 인도의 땅인 이 지역을
남티베트라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해 온 것에 따른 갈등이 주 원인이었죠.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은
이 지역을 흐르는 강에
중국이 2025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을 건설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 슈퍼댐은
중국의 엄청난 청정에너지와 부를 가져올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남아시아를 파괴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슈퍼댐 프로젝트
히말라야 티베트 고원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릴 정도로 높으며
고온을 가로지르는 빙상은
북극, 남극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 저장고입니다.
고원에서 시작되는 강은
양쯔강, 메콩강, 살윈강, 인더스강 등
아시아의 주요한 12개 강에 물을 공급합니다.
이 강들은 당연히 국경을 초월하여 흐르죠.
티베트부터 시작되는 이 강들은
단순한 담수나 자연 자원에서 나아가
최근 들어 중국의 중요한 수력 에너지원이 되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15m를 넘는 댐이
2만 개 이상 중국 전역에 건설되어 왔고
실제로 수력발전은 석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에너지원으로
중국 전체 에너지 생산의 5분의 1을 차지합니다.
최근 206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만들겠다는 선언까지 한 후
그동안 개발되지 않았던
티베트의 거친 고원 쪽까지 개발하려 하고 있죠.
중국의 티베트고원에서 시작되는 얄룽창포강은
인도, 부탄, 방글라데시를 통해 흐르는
브라마푸트라강으로 이어지는데,
두 강이 만나기 직전인 얄룽창포강의 하류 지역에 위치한
티베트고원의 거대한 협곡에
새로운 슈퍼댐이 건설될 예정입니다.
남아시아 수자원 및 강을 중심으로 한 자연 생태계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이 강들은
티베트고원의 서쪽 빙하에서 시작됩니다.
시작 지점 평균 고도는 약 5,000m미터로
모험가들은 이곳을 강의 에베레스트산이라고 부를 정도로
거칠고 강력한 수로가 시작되는 곳이죠.
지구의 큰 강 중 가장 높은 평균 고도인 4,000m의 고도로
수로를 따라 내려오면
댐 건설이 계획되는 거대한 협곡 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평균 고도 2,600m로
2,750m인 백두산과 비슷하다 볼 수 있습니다.
이 협곡을 지나
이번에 분쟁이 일어난 지역인 인도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와 아삼 지역
이후 일부 주류는 부탄으로
본류는 방글라데시 벵골만까지 이어져 바다로 나갑니다.
댐 건설이 예정된 이 협곡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볼게요.
강화의 동쪽 끝에서 엄청나게 물이 U자로 휘게 되는데요.
이 지역은 히말라야에서 가장 높은 산들 중 하나인
지알라페리산(7,294m)과 남차바르와산(7,782m)이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깊고 긴 협곡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엄청난 수력발전의 잠재력이 있고
이런 상황을 중국도 알고 있었겠죠.
하지만 왜 이 강이 개발되지 않았을까요?
하나는 티베트의 믿음과 관련되어 있는데요.
티베트 사람들은 강물에 들어가지 않고
강물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씻을 정도로
강의 본질을 존중했습니다.
인간을 위해 강을 개발하는 것은 금기시되었죠.
하지만 티베트가 중국이 합병되며
이런 부분들은 점차 사라져 갔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워낙 높고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에
도로나 기반시설들이 거의 전무했던 상황입니다.
어쨌거나 건설을 하려면
자재나 차량 사람들이 이동해야 하는데
그것부터 어렵고
기술적으로도 난이도가 높으며
비용도 많이 드는 개발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협곡을 지나는 동안
고도가 2,000m나 떨어지기 때문이죠.
해발 고도 1,947m인 한라산의 높이만큼
협곡 하나를 이동하는 동안 고도가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직 설계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남차바그로와산에 거대한 터널을 뚫어 그 낙차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물을 급강화시키며
협곡 반대편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보내는 것이죠.
--댐의 이점
그럼, 이 때의 이점은 뭘까요?
우선 중국의 탄소 제로 2060 약속 이행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생산된 전기는 탄소중립선언으로
석탄발전소를 줄여나가는 정책에 따라
부족해진 에너지를 채우는 데 큰 역할을 하겠죠.
실제로 2021년 가을, 중국은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북부 지역의 전력 부족으로 정전이 발생했고
애플, 테슬라를 비롯한 제조업체들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기도 했죠.
이런 상황이기에
여기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60기가와트 수준의 수력 에너지는
에너지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되겠죠.
이는 세계 최대의 댐인
중국 싼샤댐 생산 에너지의 3배나 되는 양입니다.
그에 더해 티베트에
연간 약 4조 정도의 수입까지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자연을 활용하여 청정에너지와 부를 창출하니
중국에게는 큰 이익일 겁니다.
--댐의 위험
이제 이 댐의 위험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첫 번째는 지진이나 산사태의 위험성입니다.
이곳은 인도판과 유라시아 지각판이 만나는 지역으로
실제로도 1900년 이후 기록된 지진 기록을 보면
진도 4.5 이상의 지진이
4,000회 이상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50년 세계에서 가장 큰 지진 중 하나인
진도 8.6의 지진이
협곡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서 발생했습니다.
지진이나 산사태로 댐이 파괴되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면
하류지역은 기록적 홍수 혹은 재앙이 발생되겠죠.
하류 주역 국가인 인도, 방글라데시는
중국이 강의 물을 차단하는 등의 형태로
물의 무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방글라데시는
이 강의 방글라데시의 주요 담수 공급원이기에
중국에 의해 수자원을 통제받을 경우
그 영향이 인도에 비해 무척 크다고 할 수 있죠.
상류에서 댐을 늘려 나갈 경우
침전물이 내려오지 못해
하류의 토양 비옥도가 낮아져
농업 생산성이 줄어들고
하류 지역 사람들의 생계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댐으로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줄어듦에 따라
이곳에도 가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도도 중국의 댐 아래쪽에
추가적으로 댐을 건설할 계획을 검토 중입니다.
중국이 11개 이상의 큰 댐을 메콩강 상류에 건설하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하류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도 추가적으로 댐을 건설하게 되고
메콩강이 더욱 마르게 되는 악순환을 일으키는 현상이
이곳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죠.
거대 국가인 중국의 자국 중심의 행보에
또 다른 거대 국가인 인도가 비슷한 행동을 해나간다면
강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서도
비교적 약소국인 부탄, 방글라데시의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협력과 중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많은 위험을 안은 이 댐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도 사실 자국의 수자원을 이용하는 것이고
여전히 유엔 다국적 수로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기에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G2라 불리는 대국이라 하기엔
인도의 땅을 남티베트라 주장하고
남아시아를 위협, 혹은 파괴까지 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갈등의 요소가 될 댐을
일방적으로 건설하는 모습은
주변 국가와의 협력보단 상류강의 이익을 독점하겠다는
상류 초강대국의 [수력 패권주의]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남아시아 입장에서 주장할
안전과 환경 등의 가치만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수력 에너지가 기후 변화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니까요.
외교를 통해 적절히 수용 가능한 중간점을 찾아가면 좋을 텐데
양극단으로 치닫다 보니
이번 난투극까지 일어난 게 아닐까?
또한 댐 건설로 인한
국가 간 갈등과 생태계 파괴의 사례가 계속 발생하는 만큼
댐 건설로 큰 이득도 있지만
그 이득이 얼마만큼의 비용으로 얻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댐건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효율적 방법이지만
유일한 방법만은 아닐 겁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깊고 외딴 계곡에서
에너지- 환경- 사람 간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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