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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THATch] 구르지예프의 존재수준 (2/2)

Buddhastudy 2025. 1. 8. 19:40

 

 

이 세상 모든 것은 진화하거나 퇴화합니다.

의식적으로 진화할 수 없는 것은 퇴화합니다.

인간이라는 개념을 말할 때

인간은 하나가 아니라 일곱 개입니다.

과학이나 철학, 인간의 삶과 활동에 관한 모든 표현은

모두 똑같은 7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구르지예프가 설명하는 7개의 인간은

다른 깨달음 전통의 시각으로 봐도 매우 특이합니다.

물론 그가 사용하는 용어들이

그가 한때 방랑하고 탐구하고 활동했던 지역적 특색 때문에

기독교, 회교, 불교의 여러 용어가 섞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세기 초의 특수한 분위기와도 상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20세기 초반은

서유럽 중심의 산업혁명이 파열음을 내며

그 한계를 노정한 시기입니다.

두 번의 세계 대전이 그 결과이죠.

 

또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긴장 관계나

민중 혁명을 통한 정치적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심했고

결국 구르지예프의 고향인 아르메니아도 피해 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물리학에서는 뉴턴 세계관의 붕괴를 촉발하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출연했고

과학기술 혁신으로

전기, 전파를 사용한 문명의 이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가

20세기 초반이었습니다.

 

구르지예프가 이런 상황 속에서

물질문명에 예속되어

영성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상태로 치닫는 유럽을 보며

존재와 수준을 이야기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깨달음의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깨달음의 단계를 대승기신론에서 가져와

범부각, 상사각, 수분각, 등각, 묘각으로 정리한 바 있습니다.

 

인도에서 들어온 경전들은 대개 10단계를 취하는데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다소 번거로워

특징이 명확하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나름대로는 수행에 직결되는 5단계를 채택한 것입니다.

 

구르지예프의 존재 수준을 비교해 보는 것은

의식 수준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참고해 보고자 합니다.

 

구르지예프는 의식 수준에 대해 그 취지를 말합니다.

인간을 연구하지 않고

우주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주를 연구하지 않고

인간을 연구하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주어진 세계의 법칙이 적을수록

절대 의지에 가깝습니다.

법칙이 많을수록 기계성이 커지고, 절대의 의지로부터 멀어집니다.

우리는 절대의 의지로부터 매우 떨어져 있으며,

우주에서 아주 멀고 어두운 구석에 있습니다.”

 

--1의 인간입니다.

정신생활의 중심이 동적 중심

육체의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앵무새나 원숭이처럼 배웁니다.

본능과 감각에 의해 살아갑니다.

 

--2의 인간,

정신생활의 중심이 감정적 중심에 놓여 있는

감정적 존재입니다.

지식은 자기가 좋아하는 지식일 뿐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것은 모릅니다.

2의 인간이 주로 갖는 특징이

감정과 정서, 아름다움의 찬미 같은 것인데

이것은 자신의 좋고 싫음을 넘어설 수 없어서

당장 마음이 끌리는 것에만 반응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달리 말하면 에고의 자기 만족과 자기 과시에 머무르며

완전히 자기중심적입니다.

 

마하라지의 표현을 빌리면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잠든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데이비드 호킨스나 라즈니쉬의 해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인이 여기에 속합니다.

성인 인류의 평균 정신 연령은 12세 정도입니다.

 

이 수준의 특징은

감정적 호오에 휘둘리는 것이고

감정에 휘둘리다 보니

논리와 이성이 잘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지성은 감정에 봉사하거나 은폐하는

기계적 기능의 수준에 머무릅니다.

 

 

--3의 인간입니다.

정신 활동의 중심이

지적 중심에 있으며 이성적인 인간입니다.

주관적인 논리와 사고, 단어, 이해에 기초합니다.

책벌레의 지식이자 형식적인 지식입니다.

이론적 이성적인 존재입니다.

그는 무엇이건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합니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수준 400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성과 합리, 과학의 의식 수준이죠.

지성이 작동하는 수준이고

호킨스는 인류의 5% 정도라고 봅니다.

잘은 몰라도 실제로는 그보다 더 적을 것 같습니다.

 

이 수준에서 진리란

상징과 관념으로 표현되는 추상이며

이른바 실재에 대한 이해는 아직 없습니다.

 

호킨스의 설명으로 의식수준 400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과학 철학자들의 것인데

그중에서도 실존주의 수준이 끄트머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칸트 이후 현상학과 실존주의에 와서

관념의 허상을 알아보고, 초월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거의 대부분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들의 진지함은 그 아래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진리는 개념과 논리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구르지예프는 1, 2, 3의 인간이

태어난 수준과 동일한 수준에 있는

기계적인 인간이라고 정의합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는 여기에 속한다는 것이죠.

 

이 수준에서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살 수 없는데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 되어 작동하는

기계적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4의 인간

구르지예프의 표현으로는 중간 단계에 있는 인간이며

여기서부터는 특별한 노력을 해서 성취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5의 인간은

일반인으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유형이며

내적인 통일성을 이룬 사람

결정화된 인간이 이 수준입니다.

구르지예프 같은 책에서

결정화란 내적 자질의 특정한 융해물이라고 하는데

인간 내부에서 불변하는 것으로

영원히 죽지 않을 수 있다고 표현됩니다.

 

--6의 인간은

7의 인간과 매우 가깝지만

속성들 가운데 일부가

아직 영원 불변한 것이 되지 못한 수준입니다.

이 수준에서의 지식은

인간에게 가능한 가장 완전한 지식이지만

아직은 잃어버릴 수 있는 지식입니다.

 

여기서 지식은

쪼갤 수 없는 것이며

나누어질 수 없는 단일한 나를 가지고 있고

그가 아는 것을 전체가 압니다.

즉 제6 인간부터

에고의 주관적 요소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해

객관적인 지식,

즉 진리를 향해 움직입니다.

 

 

--7의 인간은

인간에게 가능한 가장 완전한 발전에 도달한 사람을 의미하며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의지, 의식, 영혼, 불멸, 개성 등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완전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의 최고 수준을 상징하는 것이 제7의 인간이므로

이것이 일단 진리와의 합일이라는 구르지예프식 표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리해 보죠.

구르지예프의 인간 7수준을

우리가 아는 대승기신론 5단계와 한번 엮어보겠습니다.

 

3의 인간이

호킨스의 의식 수준 499 이하에 해당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대승기신론의 상사각 이하라고 할 수 있겠고

1, 2의 인간은

의식 수준 300대 이하로 볼 수 있겠습니다.

 

4의 인간은 상사각 이상이고, 수분각으로 볼 수 있는데

구르지예프의 표현으로는 영구불변한 무게 중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 표현을 적용하면 진리를 일견한 수준에 해당합니다.

그의 다른 표현으로는

계단을 올라와 문턱을 넘어 길에 들어선 단계입니다.

 

5의 인간은 내적 통일성, 결정화를 이룬 사람으로 표현되지만

잘못된 결정화도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에는 엄청난 고통을 통해

결정화를 녹여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입니다.

 

7의 인간이 완전한 합일, 묘각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5 인간을 수분각을 넘어선 구경각

즉 등각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구르지예프에게는 묘각 이전에도 제6 인간이 있긴 한데

이것은 우파니샤드의 깨달음 7단계와 비교하면 대입할 수는 있지만

대승기신론의 5단계와 딱 맞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참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존재의 수준이라는 것이

깨달음 전통의 여러 설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설명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종의 분기점, 변곡점 같은 중요한 초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것을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깨달음 전통과 마찬가지로

구르지예프의 7가지 인간 수준은

4의 인간이라는 전환의 분기점과

5, 6의 인간이라는 진화의 변곡점

7의 인간이라는 목표점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대승기신론을 통해 확인했던 의식수준과 깨달음의 지도를

구르지예프의 존재 수준으로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