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별은 X와 Y, 두 종류의 성염색체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런데 사실 남성과 여성의 신체 차이는
Y염색체에 있는 성결정부위(SRY)에 의해서 결정되죠.
그렇다면 Y염색체보다 훨씬 크고 많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X염색체가 여성에게 하나 더 많아서 나타나는 차이는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그 대답은 거의 “없다”입니다.
그 이유는 여성의 세포에서만 발견되는
여기 이 어두운 비밀의 부위 때문이죠.
오늘은 X염색체 불활성화라 불리는 현상에 대해 말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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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캐나다의 학자 머레이 바는
암컷 고양이의 세포핵에서
유독 진하게 염색되는 특이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신기하게도 암컷에서만 나타났고
인간에서도 여성에게만 나타났죠.
이 특이한 현상은
이후 영국의 유전학자 메리 라이언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이 부위는
여성과 남성의 X염색체의 유전자량 차이를 보정하기 위한 현상이었습니다.
여성의 신체가 2개의 X염색체 중 하나를 불활성화시켜 나타나는 현상이었죠.
이 현상을 X염색체 불활성화라 부릅니다.
이러한 X염색체 불활성화는
염색질이 고도로 응축되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며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응축된 염색질 부분이 진하게 염색되어 이렇게 나타난 거죠.
이 부위를 머레이 바의 이름을 따서 바소체라 부릅니다.
이 바소체는 남텨를 구분하는 효율적인 방법이어서
올림픽에서 성별검사에 이용되기도 하죠.
이러한 X염색체 불활성화는 발생초기의 세포들에서
2개의 X염색체 중 하나가 무작위로 불활성화됩니다.
이러한 무작위 불활성화 현상을 잘 관찰할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다.
바로 삼색이라 불리는 삼색고양이이죠.
이제부터 길에서 삼색고양이를 본다면
땅콩을 확인해보세요.
땅콩이 없다는 것에 제 손을 걸-진 못하지만
실제로 삼색고양이의 99% 이상은 암컷입니다.
그 이유는 이 삼색이의 무늬패턴이
X염색체 불활성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죠.
삼색이의 주황색와 검정색 털색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X염색체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주황과 검정이 혼합된 패턴은
두 가지 색깔의 유전자를 모두 가진 암컷 고양이에서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X염색체의 무작위 불활성화의 결과로 이러한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죠.
수컷은 X염색체가 하나여서
주황색과 검은색 유전자 중 단 하나만을 가지기 때문에
삼색고양이가 될 수 없죠.
그러니 수컷 삼색이는 과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컷 삼색이가 존재합니다.
시제로 외국에서는 희귀한 수컷 삼색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며 높은 가격에 거래하기도 하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행운의 상징인 이 수컷 삼색이는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불운한 고양이입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을 가지기 때문에
수컷이지만 2개의 X염색체를 가져서
3색 패턴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이처럼 X염색체 불활성화는
신체가 어떤 조건이든 X염색체가 1개만 발현되도록 작동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X염색체 불활성화가 돌연변이의 증상을 막아주기도 하죠.
그 결과로 초여성 증후군과 클라인펠터 증후군 등은
X염색체 개수가 정상인과 다르지만
(X염색체 불활성화로) 유전자량이 보정되어
치명적 증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은
X염색체 불활성화가 일어났다면
이러한 질환들의 증상이 하나도 없어야 하지만
X염색체 수 돌연변이는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불활성화된 X 염색체의 유전자 중 약 10% 정도는
불할성화를 피해서 발현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이 X 염색체 불활성화 덕분에
X염색체 수 돌연변이의 증상이 아주 약해진다는 거죠.
제가 이러한 증상들을 감히 약한 편이라고 표현한 것은
X염색체 외의 다른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나타날 경우에는
유전자량의 차이로 끔찍한 결과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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