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 불교명언·설화

[KBB불교설화] 의사가 왕녀에게 약을 주어 갑자기 자라게 한 비유

Buddhastudy 2022. 4. 28. 19:01

 

 

 

옛날 어떤 국왕에게 딸 하나가 출생하였는데, 왕은 의사를 불러 말했다.

나를 위해 내 딸에게 약을 써서 당장 자라나게 해달라.”

 

의사가 대답하였다.

저는 공주께 좋은 약을 써서 곧 크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갑자기 그 약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약을 얻을 때까지는 왕은 보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약을 쓴 이후라야 왕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곧 방편을 써서 먼 곳에 가서 약을 구해온다고 하고, 집을 떠나 12년을 지낸 뒤에 약을 얻어서 돌아와 공주에게 먹게 한 뒤에 왕에게 데리고 가서 보였다.

 

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스스로 생각하였다.

참으로 훌륭한 의사다. 내 딸에게 약을 써서 갑자기 자라게 하였구나.”

 

그리고는 측근 신하들에게 명하여 그에게 진귀한 보물을 주라고 하였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은 모두 왕의 무지함을 비웃었다.

 

왕이 제 딸의 태어난 해와 달은 헤아릴 줄 모르고

그저 자라난 것만을 보고 약의 힘이라고 말했듯이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선지식(善知識)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한다.

저희들은 도를 구하고자 합니다.

부디 저희들에게 도를 가르쳐 주어 당장 선지식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스승은 방편을 써서 그들을 좌선하게 하면서 12인연으로 생겨나는 진리를 관()하게 하고 점점 온갖 덕을 쌓아 아라한이 되게 하자

그들은 갑절로 기뻐 뛰면서 이렇게 말한다.

통쾌한 일이로다. 큰 스승님께서 우리들로 하여금 매우 빨리 최상의 묘한 법을 증득하게 하셨다.”

 

지혜가 없고 어리석어 부단한 노력 없이 좋은 성과(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많은 꾸준한 노력과 올바른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과보다는 올바른 과정에 충실히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입니다.

 

 

*근본살바다부율섭 일부 발취-

이 율은 소승불교의 한 분파인 근본살바다부

즉 일체유부에서 전승하여 온 계율의 조문에 대한 주석을 가하여 편찬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다. 너는 네 생각대로 대답해다오.

너는 옛날 속가에 있을 때에 늘 무슨 일을 하고 지냈느냐?”

 

대답하였다.

저는 거문고를 잘 탔습니다.”

 

또 물었다.

네가 거문고를 탈 때에 그 줄을 너무 팽팽하게 조이면

그 소리가 부드럽고 맑아서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할 만한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

 

대답하였다.

그렇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거문고 줄을 너무 느슨하게 하면

그 소리가 부드럽고 맑아서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할 만한 좋은 소리를 내게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장자의 아들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었다.

그러면 만약 거문고 줄을 느슨하게도 하지 않고 너무 팽팽하게도 하지 않아서 그 줄을 알맞게 조여서 고르게 하면, 그 소리는 좋으냐, 좋지 않으냐?”

 

대답하였다.

좋은 소리가 납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정진(精進)을 행하면 마음에 들뜸이 생겨나고

만약 정진이 너무 느슨하면 마음에 게으름이 생긴다.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정진을 함에 있어서 중도를 지켜 행해야만 하느니라.

만약 그렇게만 한다면 너는 머지않아 모든 유루(有漏)를 끊고 해탈을 얻을 수 있을 것이요,

 

지혜의 해탈을 증득하면 법을 깨달아서 과()를 증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생겨나는 것을 이미 다 끊었고 청정한 행을 이미 성취하였으며 할 일도 다 마쳤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몸을 받는 일이 없느니라.”

 

그때 장자의 아들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들여 마음을 가다듬어 곰곰이 생각해보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떠났다.

 

그때 장자의 아들은 불세존께서 거문고 타는 비유를 들어 수행하는 방편을 말씀해 주신 것을 깨닫고는

홀로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수행하되 방일하지 않고 오로지 정념(正念)만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