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시어머니에게 종종 욕먹습니다

Buddhastudy 2022. 7. 7. 19:41

 

 

 

시어머님에게 종종 여러 가지 이유로 30분 넘게 욕을 먹곤 합니다.

제가 아기 엄마이기에 이렇게 올라오는 감정을 어떻게 소화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지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결혼하면 좋을 줄 알았죠?

저런 얘기 들을 때마다 저는 괜히 기분이 좋아요.

결혼 안하기를 얼마나 잘했나.. ㅎㅎ

이런 재미로 내가 사는 거 같아요.

 

여러분들 계속 결혼해서 생활이 어렵다 죽겠다

이런 얘기를 해야

제가 혼자 사는 어떤 그 만족감을 누리지않나 싶네요

 

오늘도 또 그 얘기네.

결혼한지 1년밖에 안 되어서 벌써 힘들다면 어떡해? ㅎㅎ

그냥 농담한 겁니다, 이 얘기는.

또 진담으로 듣고 또 ㅎㅎ

 

시어머니 하는 거는 일종의 투정이에요. 투정.

80이 되어서 혼자 있는데, 자주자주 와서 청소도 좀 해주고 손자도 좀 데려와 보여주고 그렇게 안 하고

전화질이나 해댄다, 이렇게 좀 투정하는 거예요.

 

투정을 하면

죄송합니다, 제가 가야 하는데 못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좋고요.

 

투정을 한다고 꼭 가라는 거 아니에요.

자기도 자기 생활이 있고 하니까.

그러나 어머니가 아버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고, 연세도 많으시고 몸도 편찮으시니까

투정을 하시는구나

이렇게 해서 그냥 심각하게 받지 말고

그냥 애기들 엄마한테 투정하는 거 있잖아요.

늙으면 애기 같이 된다 그러잖아요.

투정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고 달래드리고 이렇게 하면 되지 않겠나 싶어요.

 

어머니는 옛날 사람이지 않습니까.

옛날 같으면 아들이 반드시 어머니 혼자 계시면 모시죠.

아들이라고 낳아 키워놓으니까 결혼시켜 놓으니까

늙고 병들고 혼자 있으면 모시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모시지도 않고.

 

모시지도 않는 이유가 누구 때문에 그렇다?

며느리 때문에 그러겠지.

그래. 어디서 굴러온 여자인지 하나가 굴러와서

우리 아들을 잡아가서

내가 어릴 때부터 키운 아들한테 늙어서 좀 보살핌도 받아야 하는데

딴 며느리를 봤으면 혹시나 나를 보살펴주지 않았겠느냐.

그런 며느리도 많았는데.

이런 얘기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대가 달라졌는데 내가 어머니 원하는 대로 다 할 수가 없고

그렇다고 어머니가 투정하는 걸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어머니가 살았던 그 시절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혼자 있거나 늙으면 자식들이 돌보죠.

자기는 그렇게 돌봤는데, 자기도 돌봄을 받고 싶죠.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는데

그분은 자기가 살은 경험에 기초해서 얘기하는 거고

질문자는 또 내가 사는 우리 주위에 내 친구들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거고

그러니까 해결책이 없어요.

기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는 한국말 하는데 상대는 영어 하는 거 하고 똑같아요.

여기 나 같은 사람이 중간에 통역이 필요한 거예요.

옛날 사람에 대해서도 좀 알고, 미국 사람에 대해서도 좀 알듯이

요즘 사람에 대해서 좀 알고

이런 사람들이 중간에 통역을 하는 역할을 내가 하고 있거든요.

 

어머니가 옳다 그르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의 관점에서는 저렇게 볼 수가 있겠다.

자기가 남편도 없이 혼자 있는 데다 또 병까지 들어서 돌봄까지 받아야 하는데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남한테 돌봄을 받습니까?

당연히 병들면 자식한테 돌봄을 받죠.

수천 년 우리 역사가 그랬잖아요.

 

그랬는데 자기가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한테 돌봄을 받으니까

설령 시골에서는 돈을 준다 하더라도

그 사람보고 청소 깨끗이 한다 못한다 이런 말 못합니다.

 

제가 아는 분을 며칠전에 만났는데

너무너무 사는게 힘들다는 거예요.

돌보는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연세가 드셨으니까

청소도 좀 하고 도와달라고 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분은 한국에서 태어나서 외국에서 오래 살다고 연세 드셔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신 분인데

그런데 이분의 어려움은 이거에요.

그 사람이 비록 청소해주러 온다 하더라도 외부에서 오는 사람 아닙니까.

그 사람이 와서 보고 너무 지저분하면 안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오는 날, 그 사람한테 욕 안 얻먹게 일을 한다는 거예요.

방청소.. 뭐 청소, 뭐 청소

얼마나 재미있습니까 ㅎㅎ

 

그러면 부르지를 말든지.

청소하라고 부르는데 그 사람이 욕한다고 미리 청소한다는 거예요. ㅎㅎ

이게 옛날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머니도 어떤 사람이 온다고 어질러놓고 그냥 못있거나

그래서 자기가 그 사람 욕할까 싶어서 미리 청소 하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대충하고 가도 말을 못한다는 거예요.

 

내 청소인데 해주는 것만 해도 고맙지, 그걸 어떻게 말을 하느냐?

우린 전통적으로 밭을 맨다든지, 건축을 한다든지

이것은 남의 도움을 받는다는 거는 다 훈련이 되어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내 방을 청소하고 밥을 하고

이것은 내 일이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런 관점, 아주 양반 부자 대궐 같은 부자가 아닌 이상

시골에서 사는 사람은 다

이것은 잘 살아도 다 가족이 하는 일이지

남이 하는 일이 아니거든요.

머슴을 데려와도 바깥 농사일을 하지.

 

그런 관념을 갖고 살았기 때문에

남이 와서 돕는 게 굉장히 불편한 거예요.

 

그런데 가족이 와서 도우면 그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은데

남이 와서 돕는 건 불편하고

또 대강하고 가도 그걸 말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근데 자기가 전화해서

그 사람 청소 잘못하죠

얄미운 짓을 했네.

그러니 욕 얻어 먹지.

40분 욕 얻어먹은 거 약과다, 나 같으면 2시간 욕 할텐데.

 

그것은 어머니의 잘못이 아니고

어머니의 그런 삶을 자기가 이해하고

앞으로 전화를 하더라도 그 사람 청소 잘했니, 못했니, 왜 돈 줬는데 그 사람 청소 못하게 했니

이건 우리의 지금 세대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화해서 그냥 안부 전화해 드리고

손자 데리고 가서 보여주고, 사진 찍어 보내드리고.

그렇게 그걸 매일 아침에

변명하지 말고 아침에 제일 그것부터 먼저 하라고.

직접 가서 청소하고.

어머니 시봉하는 거 보다, 보살피는 거보다

아기 사진찍어 보내는게 훨씬 쉬운 일이잖아.

 

그러니까 아기한테 하는 거는 습관이야.

우리가 생각할 때는 너희 아들시키지 너하고 나하고 아무 관계없는데 왜 나한테 그렇게 하나 하지만

그런 문화 속에서 자란 분이니까

그걸 뭐 어떻게 달리 해결책이 없어.

 

그것 때문에 갈등이 생기면 자기 남편이 굉장히 불편해.

엄마 편도 못들고 아내 편도 못들고

그래서 남자들이 심리가 늘 스트레스를 받아서 명대로 못살거든요.

시어머니 불평을 남편한테 하면 안 돼요.

 

남편이

어머니 때문에 힘들지?” 그러면

아니에요, 괜찮아요. 당신 낳고 당신 키워준 어머니 아닙니까.

당신 어머니 없었으면 내가 어떡해 당신 만나요.”

이렇게 얘기하고

이렇게 관점을 바꿔보세요.

 

항상 기도할 때

어머니 고맙습니다.

우리 남편 낳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한번 기도하고

 

어머니 죄송합니다.

당신 아들 뺏어가서 섭섭하시죠? 죄송합니다.”

 

한번은 감사합니다. 당신 아들 주셔서

한번은 죄송합니다. 당신 뺏어가서

 

요게 지금 관점을 그렇게 딱 잡으면 시어머니하고는 갈등할 게 없습니다.

 

 

그래도 잘못했는데도 얘기하는 거 보니 밉상은 아니네. 그죠?

말귀도 빨리 알아듣고 젊은 사람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참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시대가 빨리 바뀌니까, 삶의 방식이 바뀌니까.

한국사람하고 미국사람하고는 생활이 비슷한데

한국 안에 부모세대하고 자식세대는 100년 차이, 200년 차이 나듯이 이렇거든요.

옛날에는 100200년 살아도 같은 나라 안에서는 비슷하고

동시대라도 이웃나라하고는 완전히 말도 다르고 생활도 다르고 이랬는데

지금은 전 세계가 빠른 속도로 연결이 되다 보니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보니까

 

한집에 사는데 부모하고 자식은 말이 안 통할 정도이고

저 미국에 살고 영국에 살고 중국에 살고 일본에 사는데

노래도 같이 부르고, 옷도 같이 입고, 얘기도 같이 하고

이것은 그냥 친구처럼 되어 있고

 

그래서 지금은 나라간 장벽보다 뭐가 더 크다?

세대간 장벽이 더 크다.

그래서 서로 오해가 많이 생기게 된다.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를 하든 이러면

지역적으로 투표차이가 많이 났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조사하는 거 보면

세대로 차이가 나는 거예요. 세대로.

 

60세 이상 세대, 40~50대 세대, 20~30대 세대.

우리 사회도 60살 넘으면 보수, 30~40대는 민주화 과정을 거쳐서 진보

또 젊은 세대는 다시 탈이념적이고

요즘 같으면 20대는 완전히 보수정당지지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20대가 보수화 되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이런 어떤 자기들이 민주화 세력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자기 아버지가 민주화 세력이잖아. 그죠?

자기 아버지가 집에서 하는 거 보니 꼰대 짓만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민주화하는 거에 대한 저항이 있는 거예요.

 

자기 어머니가 민주화 세대인데 어머니가 자기 어릴 때 하는 보면

완전히 독재잖아. 자기 마음대로 하고.

그러니까 저항이 있는 겁니다.

특히 남자애들은 엄마의 저항이 여성에 대한 저항으로도 연결이 되고.

 

이런 문제들이 지금 겹쳐서 생기는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20대가 보수가 되었다고 말하는데

여러분들이 40~50대는 좋으나 싫으나 그렇다고 저걸 어떻게 찍나?

이런 식으로 싫어도 우리편, 너희편, 패개념이 있는데

20대는 그런 개념이 없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봤을 때 아니다 싶으면 어느 쪽이든 가버리는

그런 걸 가지고 보수화됐다고 말하는데

정부가 바뀌어서 보수세력이 또 잘못하면 이 사람은 다른 쪽으로 지지하니까

20대가 진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

20대는 이념에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얘기가 조금 달리 갔지만 요점은 이거예요.

세대차이에요.

세대차이가 엄청난 거예요.

 

지금 1020대는 가상현실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특히 앞으로 이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올라오면

더 대화가 안 되고, 사는 차원이 달라진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