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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zgesagt] 나는 무엇인가?

Buddhastudy 2023. 4. 18. 19:32

 

 

 

나 자신은 내 몸으로 정의될까요?

어느 정도는 그렇겠죠.

 

내 몸이 내가 아니게 되는 선이 있을까요?

내 몸에서 얼마를 빼면 내가 아니 게 될까요?

이 질문이 말이 되긴 하나요?

 

 

물리적 존재로서의 나는 세포들입니다.

수조 개의 세포죠.

우리은하에 있는 별 수보다 최소 열 배 많은 양입니다.

 

세포 하나는 살아있는 존재이자

최대 5만 개의 다양한 단백질로 구성된 기계입니다.

의식도 의지도 목적도 없이 존재하지만

서로 구별 되는 개별적인 존재이죠.

 

이 세포들은 함께 거대한 구조를 이뤄 음식을 준비하고

자원을 모으고

물질을 이동시키고

환경을 탐색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내 몸에서 세포를 떼어 적절한 환경에 두면 얼마 동안은 살아 있을 겁니다.

따라서 나를 떠나서도 세포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세포 없이 존재할 수 없죠.

모든 세포를 제거하면 더 이상 나는 없습니다.

 

세포 덩어리가 내가 아니게 되는 순간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장기를 기증한다면

내 세포 수십억 개가 다른 사람 안에서 살게 됩니다.

 

이게 그럼 내 일부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요?

아니면 다른 몸이 내 일부를 살리고 있는 걸까요?

 

사고 실험을 한번 해 볼까요.

나와 어떤 사람이 세포를 교환한다고 칩시다.

한 번에 한 개씩 내 몸은 그 사람의 세포로 대체되고

그 사람의 몸은 내 세포로 대체됩니다.

 

상대방이 내가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결국에는 그렇게 될까요?

아니면 이건 그저 느리고 소름 끼치는 순간이동 기술일 뿐일까요?

 

더 복잡하게 파고들어 봅시다.

우리 자신을 정적인 물질로 보는 관점은 틀렸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는 죽습니다.

이 영상이 시작된 이후에만 25천만 개의 세포가 죽었습니다.

1초에 백만에서 삼백만 개 정도죠.

 

7년 정도면 대부분 세포가 적어도 한 번씩 교체됩니다.

몸의 세포 구성이 바뀌면 나도 약간 변화된 겁니다.

따라서 내 일부분이 계속 죽고 있는 겁니다.

 

노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운이 좋다면

1000조 개의 세포가 교체됩니다.

 

그러니 나라고 생각하는 내 몸은

단지 순간적인 기록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세포가 망가졌는데 죽지는 않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몸의 통일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며 말이죠.

이런 세포를 우리는 암이라 합니다.

 

생물학적 사회 계약에서 벗어나

사실상 불멸이 되는 세포들이죠.

 

암은 침입자가 아닙니다.

단지 내 세포지만 자신의 생존을 내 생명보다 위에 놓는 세포일 뿐이지요.

하지만 암세포를 우리 몸 안의 다른 존재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단지 번성하고 생존하려 하는 다른 존재인 것이죠.

 

그걸 탓할 수 있을까요?

으스스한 세포 이야기 중에 헨리에타 랙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젊은 암 환자로 1951년에 죽었습니다.

보통 세포는 실험실에서 며칠만 살아남기 때문에 연구가 매우 힘듭니다.

그러나 헨리에타의 암세포는 죽지 않았습니다.

수십 년 동안 계속 증식해 수많은 연구에 쓰였고 수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헨리에타의 세포는 지금도 살아있으며

총중량을 따졌을 때 20톤 가까이 생성됐습니다.

 

그러니 수십 년 전에 죽은 사람의 살아있는 세포가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 셈이죠.

 

이 세포에 헨리에타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아니 내 세포라는 건 대체 뭘까요?

그 안에 있는 정보일까요?

DNA말입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몸 안의 모든 세포에

같은 유전 정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니었죠.

 

게놈은 움직이고

돌연변이와 환경적 요인에 의해 계속 변합니다.

특히 뇌에서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성인의 뇌 속 뉴런 한 개의 유전 정보에

그 주변 세포와 다른 천 개가 넘는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럼 내 DNA는 나라는 존재의 얼마를 차지할까요?

8%의 인간 게놈은 인류를 감염시키고

인류와 한 몸이 된 바이러스의 게놈입니다.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는

원래는 박테리아가 우리 세포의 조상들과 합쳐진 것입니다.

이들도 자신만의 DNA를 갖고 있죠.

 

평균적으로 세포 한 개에는 미토콘드리아 수백 개가 있습니다.

인간이 아니면서 인간인 수백 개의 작은 것들입니다.

헷갈리는 게 당연합니다.

 

조금만 뒤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 몸은 수조 개의 작은 것들로 이뤄져 있고

이들은 더 작고 계속 변화하는 것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작은 것들은 멈춰있지 않고 변합니다.

구성과 상태가 항상 변하죠.

 

그러니 어쩌면 우리의 존재는

어느 순간 자아를 각성한 명확한 경계 없이 자신을 유지하는 패턴일지도요.

 

이제 시공간을 지나는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 순간에만 실재하는지도요.

 

이 패턴은 언제 시작됐을까요?

여러분 이 수정되었을 때?

첫 인류가 탄생했을 때?

처음 우리 작은 행성을 생명체가 뒤덮었을 때?

아니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 별에서 탄생했을 때일까요?

 

인간의 뇌는 절대적인 것을 다루도록 진화했습니다.

현실을 이루는 모호한 경계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시작과 끝, 삶과 죽음, 너와 나 같은 개념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유연한 패턴일지도 모릅니다.

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우주에 숨겨진 패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