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동훈스님_일대시교

(동훈스님의 일대시교) 1회 객진번뇌

Buddhastudy 2016. 10. 26. 19:40


객진번뇌. 주객전도라는 말씀을 제가 썼습니다. 토끼가 숲에서 잠자다가 도토리하나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얻어맞았어. 머리에. 얻어맞아서 깨니까 토끼한테는 도토리가 원자폭탄이에요. 특히 자다가 얻어맞았으니까. 그래서 막 뜁니다.

 

그러니까 옆에 여우고 뭐고, 노루고 모든 원숭이들이 왜 뛰냐?” 그러니까, “지진 나서 지금 다 무너져서 우리가 다 죽게 되었다.” 온 산에 있는 모든 토끼들이 다 뛰어갑니다. 그러니까 호랑이가 계속 무조건 뛰는 거 그냥 놔뒀다가는 다 죽게 생겼어. 벼랑에 떨어져가지고. 그래서 앞을 가로막고. “너희들 왜 그렇게 뛰냐?” 그러니까, “토끼가 뛰어서 뛴다.” 그래. 토끼한테 너 왜 뛰냐?” 그러니까 지진이 나서 다 죽게 되어서 내가 뛰니까 다 뛰는 거다.”라고. 이런 말씀하시거든요.

 

이 얘기를 왜 하냐하면 내 삶이 남이 장에 가면 장 따라간다고, 주인 노릇을 못하고, 내 살림살이로 살지 못하고, 남의 살림 사는 걸 가지고 얘기 하는 거예요. 그래서 무슨 얘기냐?

 

객진번뇌라는 것은 객진, 밖의 번뇌. 이건 객이에요. 그대로. 객진번뇌라는 것은 객이 왔어. 하룻밤 재워달라고. 그랬더니 안방을 한문으로 그냥 만들어 봤어요. (편안할 안, 방 방). 안방을 내주고, 객을 안방에 주무시라 하고, 나는 사랑채 가서 오돌오돌 추운 겨울에 자는 거와, 아까 얘기한데로 오음육근육경에 밖에 좋은 것만 좋은 소리, 좋은 음식만 찾아다니면, 중도의 삶을 살지 않으면 객진번뇌, 객진번뇌에 내 자리를, 안방을 내주고, 평생 오돌오돌 떨고 사는 데 비유되는 얘기에요.

 

그런데 이걸 우리가 보통 주객이 전도되었다 그러죠? 하는 얘기로. 주객이 전도다. 엎어질 전자, 엎어질 도. 전도 된 삶을 사는 걸 가지고, 아까 얘기한데로 토끼가 뛰니까, 인생살이가 그래요. 내 주인 삶, 내 살림을 살고, 내 돈을 세고 살아야 되는데, 전부다 남이 하니까,

 

예를 들어서 영화배우가 옷을 입으니까 그 옷이 다음날 다 품귀가 되고, 그리고 부부가 모처럼 10년 만에 로맨스 영화구경 갔는데, 둘이 앉아서 이렇게 보는데, 우리 보살님이 보는데, 거기에 나오는 외국배우가 너무나 멋있는 거야. 남자가. 그래서 거기 빠져서 보다가 딱 끝났어. 그래서 남편을 쳐다보니까 머리가 허연 양반이 잠바때기 하나 걸치고 있어요. 이게 뭐야? 이건 아닌데, 저게 멋있었는데, 이것이 객진번뇌에 집착해서 사는 거예요.

 

그 사람은 허상이요. 실체가 아니야. 스크린에 비친 그 하나의 배우역할이라. 하나의 꾸밈이고 연출이라. 그런데 그게 진짜인양 거기에 빠져있다 깨어서 진짜 쳐다보니까 가짜 같아. 아닌 거 같아. 내가 바라는 이상이 아니냐. 그러죠? 그러면 거기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객진번뇌가 그렇게 내 주인공의 삶을, 그 남편이 진짜거든. 그러잖아요. 저 배우는 진짜가 아니야. 그런데 거기에 빠져서 이렇게 쳐다보니까 내 이상이 아니야. 그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