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MBC1919-2019 기억-록

[기억록] 심훈을 기억하여 기록하다

Buddhastudy 2019. 4. 18. 20:57


19303

한 편의 시를 향한

조선총독부의 새빨간 검열

 

로 남겨진

19193, 그들의 바람

대한의 색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아

 

한현민

기억하려 기록하다

 

100년 전 그날의 불씨가 된

그들에 대한 기록

 

그날 학생은 제복을 입은 채로

점원은 붓을 손에 들고

직공은 연장을

노인은 긴 장죽을 입에 물고 있었다.

-조선총독관방서무부 조사록

 

피고는 왜

대한독립 만세를 불렀나

최초부터 모든 사람은

자립해 살아가는 것이 이치

-노예달, 19세 이화학당 학생

 

남의 집보다

내 집이 좋은 것

-조경화, 31세 농민

 

일본의 주권에서 탈퇴하고

조선만의 정치를 해나가기 위해

-김희룡, 53세 농민

 

조선은 사천여 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

원래의 모습을 원한다.

-김백평, 24세 경성고보 학생

 

덕수궁 파출소 순사 정호석

삶에 쪼들리고 있는

2,000만 동포를 구하기 위해

-정호석, 34세 조선총독부 순사

 

씨를 뿌려두면

반드시 그 결과로 독립될 것

-권동진, 29세 천도교 교사

 

만세를 부름으로

이미 마음으로는 독립하였고 행복하다

-김완규, 43세 무직

 

독립이란 무엇인가

조선인만의 정치를 하는 것이다.

언젠가

독립의 날은 온다

기회만 있다면

또 다시 만세를 부를 것이다

-3.1운동 참가자 심대섭, 19세 경성고보 학생

 

그날이 오면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치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심훈 <그날이 오면>

 

심훈

(1901.9.12~1936.9.16)

 

한현민

심훈을 기억하여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