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 992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19(화) '룸살롱 공화국'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서울 남산 밑 어디쯤, 그리고 혹은 성북동 어디쯤에 이런 집들은 존재했습니다. 담장은 높고, 문밖에는 늘 고관대작들의 커다랗고 검은 승용차들이 줄을 지어서 대기 중인...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 땅의 정치가 돌아간다고 믿었지요. ‘요정’ 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18(월) '이름을 불러주었습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서 고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 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윤제림 <재춘이 엄마> 시인의 눈길을 잡아끌었던 것은 아들의 이름을 자랑스레 내걸고..

[도시의 품격] 젠트리피케이션 (연남동, 해방촌, 성수동)

예술가와 젊고 창의적인 상인들의 노력으로 한적한 주택가 낡은 구도심이 ‘뜨는’ 동네가 되자. 입소문을 타고 밀려온 거대 자본 “주인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임대료가 너무 올라 20년 단골들도 대부분 여길 떠났어요.” -연남동 수선가게 주인 임 모씨 동네에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13(수) '빨갱이들에게 죽음을!'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빨갱이다, 좌익빨갱이다. 지령받고 역병 옮기러 온 빨갱이다.” “저 빨갱이 아니에요. 자유주의 남한사람이에요.” -영화 스윙키즈 빨갱이.. 그 한마디로 인해 상황은 급반전됩니다. 사람들은 이유도 묻지 않고 빨갱이라 지목된 사람을 향해 ..

[도시의 품격] 길고양이 급식소 (우리동네 고양이 식당)

어느 날부턴가 소리 없이 등장하기 시작 안녕? 우리는 성미산학교 은하수반이야. 고양이들아 배고프지? 이리와서 밥먹어 각양각색! 개성만점! 아이디어 최고! 이들의 정체는 고양이 식당! 길고양이 무료 급식소 누군가 급식소를 설치하면 누군가 사료와 깨끗한 물을 채워놓고 또 누군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12(화) '라쇼몽…비단결 같은 삶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한자로 읽으면 나생문(羅生門), 라쇼몽은 일본 헤이안 시대 수도인 교토 외곽문의 이름입니다. 당시 라쇼몽의 다락은 사람들이 가져다 버린 시체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교토에 전염병과 대기근이 몰아쳐서 굶고 병들어 죽은 사람이 넘쳐나게 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11(월) '이거 왜 이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우리 모두가 들었던 옛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중국 한 마을의 동장이 도량의 물이 잘 흐르도록 바닥의 쓰레기를 끌어모아 깨끗하게 청소를 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이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7(목) '여러분들은 교도소 가지 마시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97년 12월 22일. 그가 안양교도소에서 나와 취재진 앞에 섰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여러분들은 교도소 가지 마시오. 그것만 내가 얘기하고 싶습니다.” - 1997년 12월 22일 국민 대통합을 이유로 단행된 특별사면 그의 목소리는 힘 있고 당당했습니..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6(수) 고려대생 이명'백'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64년 대학가는 한일회담 반대 시위로 연일 시끄러웠습니다. 대규모 대학생들이 모여 진행한 6.3항쟁에 놀란 군사정부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시위를 주동한 학생들을 대거 잡아들였지요. 며칠 뒤 당국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주동급 학생들의 명..

[도시의 품격] 촛불집회 (오늘 나는 100만 명을 만납니다)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 서울 가는 길입니다. 오늘 하루 가게 문 닫습니다. 꼭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서요. 오늘 나는 100만 명을 만납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촛불로 켜져 있는 광화문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시는 분들은 몸조심하시고 대한민국을 위해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5(화) '이 방송은 실제상황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방송은 실제상황입니다. 실제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1983년 8월 7일 한낮이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천안 북일고와 인천 동산고가 맞붙은 봉황대기 고교야구전이 중계되고 있었습니다. 난데없이 울린 대공 경계 공습경..

[도시의 품격] 보행친화도시 (싸구려 의자의 뉴욕 점령기)

1m x 1m 뉴욕의 1㎡ 평균 땅값 약 2830만 원 나이트프랭크 웰스 리포트 2014년 기준 ‘비싸고’ ‘세련된’ 뉴욕 한복판에서 발붙일 곳을 찾는 가격 약 10000원(10.74불) 휴대용 의자 376개 “뉴욕거리에 웬 의자?!” 싸구려 의자의 뉴욕 점령기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격자형 도로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3.4(월) '잘 모르나본데… 우린 다 목숨 걸고 장사해!'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생의 순간순간에는 모두 치킨이 놓여 있습니다. 아이들은 퇴근길 아버지 손에 들린 전기구이 통닭을 손꼽아 기다렸고 외식업계의 큰손인 그도 첫 시작은 치킨 배달이었다고 했지요. “월드컵 승자는 차킨집” “축구 끝나니 치..

[도시의 품격] 강남역 살인사건, 구의역 참사, 삼풍 백화점 붕괴, 용산참사, (나지막한 돌 하나라도)

지금 그곳엔 아무것도 없네 원래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아무것도 없네. 그곳은 텅 비었고 인적 없는 평지가 되었고 거기 나지막한 돌 하나라도 있다면 나지막한 돌 하나라도 독일 베를린 시민들이 출퇴근하는 도심 속 대로변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 2711개 ‘살해당한 유럽의 유대인들..

[도시의 품격] 소녀상 (100억 원에도 바꿀 수 없습니다)

100억 원에도 바꿀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서울 6.5미터 ‘이순신 장군’ ‘이순신 장군’보다 높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9미터의 ‘넬슨 만델라’ ‘넬슨 만델라’보다 높은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30미터의 ‘예수’ ‘예수’보다 높은 미국 뉴욕의 46미터 ‘자유의 여신’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25(월) '나는 부정한다'

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예를 들면, 독도는 자신들의 땅이 아니며 위안부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무너져 버리는 그들... 그들은 그 진실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한 보따리의 정치적..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21(목) "굿~~~~모닝 베트남!"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나는 어린아이였고 우리 동네에서도 많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런 내가 하노이를 찾게 되다니...” -마이크 폼페이오 / 미 국무장관(2018년 7월 8일) 지난해 여름, 하노이에 간 마이크 폼페이오는 말했습니다. 그도 ..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20(수) '이제는 그 목욕탕에 갈 수 없으리…'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제는 가끔씩 굴뚝만 봐도 반가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남아있구나...’ 그리고는 이내 그 얼마 안 남은 굴뚝들마저도 사라져 버리곤 하지요. 새벽 일찍, 아니면 모처럼 한가한 일요일, 꼬마들은 아빠들 손을 잡고 가던 곳... 저 역시 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19(화) '무리수는 무리수를 낳고…'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모든 수를 간단한 ‘유리수’로만 설명할 수 있다고 정의했습니다. 좀 어렵긴 합니다. 이는 피타고라스 학파를 지탱하는 확고한 철학이었습니다. 한편, 그의 제자인 히파소스는 세상엔 유리수로 설명할 수 없는 수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18(월) '태극기를 거꾸로 들어도…'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태극기를 망설임 없이 한 번에 그릴 수 있을까... 혹시나 민망한 분들을 위해 통계로 답을 대신한다면 태극기를 제대로 그릴 줄 아는 사람은 전체 열 명 중 여섯 명꼴, 어떤 조사는 열 명 중 셋밖에 안 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태극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2.14(목) '나는 그의 전 부인이 아닙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증삼의 어머니는 아들을 신뢰했습니다. 아들 증삼은 공자의 제자였으며 효행이 깊은 사람이었지요. 어느 날 베를 짜고 있던 증삼의 어머니에게 누군가 달려와 말합니다. “당신의 아들이 사람을 죽였소” “그럴 리가 없소” 믿지 않았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