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787. 얼마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허망합니다

Buddhastudy 2022. 3. 8. 18:52

 

 

두 달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날들이 자꾸만 생각이 나서

길을 가다가 버스를 타다가도 계속 눈물이 납니다.

저에게는 하나도 책임을 못 지게 하고 혼자 떠나가셔서 너무 밉고

일에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고 이제 일을 왜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제 인생에 락이 아버지였는데 없어져서 많이 외롭고 고독하고 허망합니다.//

 

 

 

내가 좋아하던 또 내가 아끼던 물건을 하나 잃어버려도

섭섭하잖아, 그죠?

또 내가 좋아하던 애완동물이 죽어도 울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어떻게 슬프지 않겠어요.

그건 너무나 당연한 거다.

 

그런데 아버지하고 살면서 생활이 더 밀접할수록

아버지를 잃었을 때 슬픔이 크다는 거요.

그런데 아버지와의 관계가 덜 밀접할수록 잃었을 때의 슬픔이 적다는 거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슬픈게 아니고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슬픈 거요.

 

요즘 어떤 사람은 부모가 돌아가셨는데는 별로 안 슬픈데

자기가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을 때는 거의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슬픈 사람이 있거든요.

그래서 죽은 강아지를 화장을 시키고, 유골함에 넣어 탑을 세우고

어떤 사람 보면 49재를 지내고, 그러거든요.

 

옆에 사람이 볼 때는 좀 지나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지만

본인은 자기가 못다한 걸 뭐든지 해도 돈이 들어도, 뭘 해도 아깝지 않은 거예요.

이게 우리들의 정신작용이라는 거요.

 

내가 조금만한 것도 부모로터 물려받은 거, 내가 아끼는 거 잃어버리면

집을 한 채 잃어버리는 것보다 더 아쉽고, 그러지 않습니까.

 

어렵게 어렵게 돈 번 사람은 돈을 빌려주고 못 받으면 어때요?

정신이 없어지고.

사실은 집착 때문에 생기는 거요. 집착 때문에.

 

그래서 인간의 괴로움 중에 팔고, 8가지 괴로움이다.

그중에 4가지 괴로움

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다, 이걸 생로병사, 이러는데

이거는 육체적인 거고

 

정신적인 괴로움이

애별리고_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

원증회고_ 미운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는 괴로움.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보다

도저히 같이 못 사는 정도로 서로를 싫어하는데도

결혼해서 애들이 있어서 못 헤어져서 살거나, 한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라서 못 헤어지거나

뭐 여러 가지 이유로

정말 꼴도 보기 싫은데 그래도 만나서 얘기해야 하고, 일을 같이 해야 하고, 몸을 섞어야 하고 이랬을 때 그 인생의 괴로움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보다 더 크다고 그래요.

 

그다음에 자기가 얻고자 하는데, 추구하는데 하고자 하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되어서 생기는 괴로움

이렇게 4가지가 있는데, 자기는 첫 번째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

 

그것이 친구와 헤어져도 생기는 문제이고

애인과 헤어져도 생기는 문제이고

부부가 헤어져도, 부모가 돌아가셔도, 자식이 죽어도 생기는 문제인데

애별리고 중에 제일 큰 게 뭘까?

평균적으로 따지면.

 

보통 보면 연애나 부부지간인 것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 앞에 자식이 죽었을 때, 자식이 부모 앞에 죽었을 때

그 부모의 아픔이, 애별리고 중에서 제일 큰 거예요.

 

그런데 이게 다 뭐냐?

집착이라는 거예요.

사랑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따라 죽는다 그러면

세상에서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지만

정신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집착이 지나쳐서 정신질환이라고 보는 거요.

보통 정상적인 정신은 어떠냐?

잃었을 때 굉장히 아쉽고 슬프지만 세월이 흐르면 잊어지고 좋아져요.

 

그래서 우리가 뭐라고 그런다?

아무리 달래도 울고불고하면 뭐라고 그런다?

놔둬라, 세월이 약이다, 백약이 무효이고, 세월밖에 없다. 세월이 약이다.”

 

왜 그러냐하면 인간의 뇌는 시간이 흐르면 잊게 되어있는 거요.

자식이 죽었으면 부모들이 정신을 잃고, 이래도 10년 지나고 20년 지나면 한이 좀 남아있지만

다 그들도 웃고 살아요.

 

자기도 앞으로 3년 지나고 5년 지나면 웃는 일이 생겨요.

자기도 남편 만나 결혼하고 애 키우면 아버지가 그립기는 해도 지금처럼 정신 못 차리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사람은 다 살게 되어있다.

살아있는 사람은 살게 되어있는데

그런데 따라 죽는 경우가 있죠.

그러면 그걸 아주 높이 옛날에 평가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심리적으로 보면 다 질환에 속합니다.

 

자기도 지금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정도면

치료를 요하는 질환에 들어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건 자유치유가 되지만 그러나 자기가 갈수록 잊어지는 게 아니라

갈수록 심하거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유지가 된다면 치료가 요한다고 볼 수 있어요.

조금 냉정해야 하는데.

 

내가 볼 때는 병원치료도 필요하지만 아까 같으면 그런 분은 병원 치료를 내가 권유하지만

자기는 사로잡힘이라고 그래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그 생각에 너무 콱 사라잡혀서

지금 눈에 보이는 것도, 귀에 들리는 것도 없고

지금 이런 상태거든요.

 

그런데 조금만 우리 한번 생각해 봅시다.

자기 생각에 아버지 돌아가셔서 지금 살 의욕도 못 느끼지만

1년 좀 지나면 지금보다 나아질 거 같아? 3년 지나면? 결혼하면?

 

그런데 자기가 좋아졌는데,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셨어요?

아니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내 슬픔인데, 아버지가 살아와서 이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고

아버지는 돌아가신 상태인데도 세월이 흐르니까 조금 나아지잖아 그죠?

그러면 한번 생각해 봐요.

슬픔을 3년 정도 몸부림치다가 나아지는 게 좋아요?

어차피 아버지가 살아오시는 건 아니니까 지금 나아지는 게 자기한테 득이에요?

 

집착에 따른 병이니까.

관점을 먼저 잡아야 해요.

아무 변화도 없는데, 지금 엄청나게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좋아져서 3년 후에 좋아진다.

보통 다 그 길을 걷는데 수행이라고 하는 것은

그때 살펴보는 거요.

어차피 좋아질 건데, 3년의 병을 앓고 좋아지는 게 좋으냐?

지금 좋아지는 게 좋으냐?

지금 좋아지지. 굳이 그것을 3년 앓을 이유가 있냐?

 

지혜로운 자는 요 이치를 탁 깨달으면 바로 좋아지는 거고

어리석은 자는 3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서 좋아지는 거다.

 

산사태가 났다.

가만 내버려 둬도 숲은 우거집니다, 세월이 흐르면.

102030년 지나면 씨앗이 떨어지고 다 자라는데

사람이 가서 나무를 심으면 어때요?

훨씬 빨리 복구가 되겠죠.

 

인위적이라고 다 나쁜 게 아니라는 거요.

이런 이치를 알면 이걸 짧게 시간을 줄이고 금방 회복이 되고

이걸 모르면 많은 시간을 요하게 된다.

 

자기가 지금 그것의 이치를 들어보니까

이치로는 맞습니다, 스님 말씀이. 그런데 잘 안 됩니다그러면

까르마, 무의식 세계에 그 미련이 아직,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에서는 아직 안 받아들여져서 생기는 문제다, 이것도 괜찮아요.

 

그러면 슬픔이 일어날 때마다

, 이건 내 까르마, 아버지한테도 도움 되는 일도 아니고, 집안 식구에게도, 나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과거의 집착이 현재의 나를 괴롭히구나

관점을 이렇게.

 

아버지 때문에 괴로운 게 아니고

과거의 나의 습관이,

이건 아쉬움이거든요.

아버지 때문에 자기가 슬프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어떤 사람을 미워할 때는 미워해서 증오하고 이런 거는 죽여버리고 싶잖아. 살인으로 가고

내가 아버지하고 이런 좋은 것에 대한 것은 아쉬움이에요.

더 누리고 싶은데 못 누려서 아쉬움이 한이 된 거예요.

 

한에는 2종류에요.

원한이 맺힌 한이 있고,

좋은 것을 빨리 잃어버렸을 때의 아쉬움의 한이 있는 거요.

 

그럼 자기는 아쉬움의 한에 들어가거든요.

그러면 이 아쉬움의 한은 결국은 어디로 갈 위험이 있다?

심해져서 병이 되면 살 의욕을 잃어서 자살하는 쪽으로 가게 돼요.

 

그래서 둘 다 남을 죽이느냐, 나를 죽이느냐의 차이밖에 없는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자기가 아, , 이게 내가 그 정도 누렸으면

뭐가 아쉬워요? 그 정도 누렸으면 됐지.

 

여기 있는 사람들, 아까 조금 전에 한 사람들.

부모와 헤어지고 학대받은 사람들 얘기들어 보면 자기는 아버지로부터 사랑도 받고 좋았잖아요.

충분히 누렸다. 이런 관점을 가질 때

좋은 걸 더 가지려는 건 욕심이에요.

 

, 참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좋은 부모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집착해서 슬픔에 빠지지 말고, 좋은 기억으로 자기가 간직한다면

오히려 더 삶의 큰 활기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내가 조언을 하면 자긴 조금 문제가

인생은 자기를 위해서 살아야 해요.

남을 위해서 사는게 굉장히 좋은 것처럼 생각하는데

남을 위해서 살면 결국은 고통에서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그러면 원망이 되는 거요.

 

남편을 위해서 살았는데 남편이 딴 여자를 봤다. 그러면 엄청나게 미워하게 되고

부모를 위해서 살았는데 부모님이 아까 커보니까 어땠다, 그러면 부모를 원망하게 되는 거요.

자기는 아버지를 위해서 살았다? 이 말이 벌써 자기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져올 씨앗을 자기가 만든 거요.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살았다, 보통 그러잖아요.

아이고, 내가 산 게 다 너를 위해서 살았지이러면 자식이 자기 마음에 안들면 어때요?

엄청난 배신감과 괴로움이 생기는 거요.

 

그러니까 자식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고

자식 키우는 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20살 넘으면

어릴 때 갖고 놀고 잘 키웠으니까 네 인생 네가 살아라이렇게 해야 하는데

 

자기도 20살이 넘었잖아요.

그동안 아버지 저를 잘 키워줘서 감사합니다이렇게 하고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위해 살았다, 좋은 거 아니에요.

아버지가 할머니를 위해서 살면 어머니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결혼을 했는데 이 남편이 나를 사랑해야지 늙은 여자를 사랑하면, 그래서 고부갈등이 생기는 거요.

 

다 좋은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정신을 조금 차려서

자긴 뭐 현명하고 효녀가 되었다,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세상에서 칭찬받을지는 몰라도 내가 볼 때는 어리석은 인생을 살았다.

오히려 아버지 계실 때 내가 내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아버지를 위해서 산다는 착각 속에서 살았는데

아버지 계시지 않으니 이제는 내 인생을 마음껏 살겠다,

관점을 이렇게 갖고 인생을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직장 그만두고 살아보지 뭐.

직장 그만둬서 손해를 왕창보면 정신이 바짝 들죠.

이래봤자 아버지가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바보라는 거요.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집착으로 인한,

아버지 돌아가심에 따르는 아쉬움에 사로잡혀서 과거에 매여 사는 거요.

그렇게 살면 자기만 불행해지지.

 

부모와의 나쁜 관계에 사로잡혀서 못 헤어나는 거고

자기는 부모와의 좋은 관계에 사로잡혀 못 헤어나는데

내가 볼 때는 똑같은 거요.

 

악연으로 만나서 못 헤어나나

선연으로 만나서 못 헤어나나

못 헤어나는 건 다 똑같은 거예요.

 

..

노력한다는 말은 아직 못 벗어났다는 얘기에요.

벗어나 버리면 노력할 것도 없어.

법문 딱 듣고

, 이거 바보 같은 짓이구나하고 벗어나 버리면 노력할 게 뭐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이 말은 아직 못 일어났다는 거요.

여러분은 누워서

일어나야 일어나야이러고 있는 사람이예요.

애를 써,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야 하는데각오하고 결심하고 그래.

각오하고 결심하지 말고 벌떡 일어나야지.

일어나버리면 일어나야지라는 말은 각오하고 결심할 일은 없어져버려요.

노력할 일도 없어지고.

 

그냥 살면 되는 거요.

일어나버리면 되는 거요.

그런데 일어나라 일어나라그러는데

일어나지는 않고 그래요,

일어날게요, 일어날게요. 일어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열심히 노력할게요

그런데 결국은 누워있어요.

그렇게 많이 노력하세요. 애쓰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