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고조되는 한반도 전쟁 위기, 희망이 있을까요? (2023.05.30.)

Buddhastudy 2023. 9. 6. 19:44

 

 

최근 1년 동안 한국 사회에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것이 매우 걱정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역사에는 굴곡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요새 아이들에게 무슨 희망을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런 국면을 어떠한 관점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유리한 게 불리한 게 되고, 불리한 게 유리한 게 되거든요.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우리를 도와준 게 고마워

명나라와 청나라의 경쟁에서 명나라가 밀릴 때도

우리는 쇠퇴하는 명나라한테 충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청나라의 속국이 되었던 거예요.

청나라의 속국이 된 이후에는 속국의 주인 노릇을 일본이 가져갔고,

그 후에는 미국과 소련이 가져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분단이 그때부터 빚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에 미국이 우리를 도와준 게 고마워서

미국에만 충성하다가는 다음 단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국에 충성한 것이 의리를 지켜서 잘됐다고 결론이 날지

의리만 믿다가 완전히 망했다고 결론이 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어요.

 

첫째, 지금 상황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둘째,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17년에 남북 관계가 나빠져서 서로 전쟁을 하겠다고 할 때

저희 평화재단은 광화문으로 나가 전쟁 반대 집회를 하려고 했습니다.

당시에 많은 시민단체들이 같이 집회를 하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트럼프 방한 반대는 빼고 전쟁 반대만 하자라고 말했더니

대부분이 트럼프 방한 반대를 꼭 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설득을 했습니다.

 

트럼프 방한 반대는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트럼프는 여론의 눈치를 안 보고 전쟁도 할 수 있고, 협상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국의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을 20년 동안 만나보고 느낀 점은

미국의 민주당은 북한 문제를 못 푼다는 것입니다.

늘 회의하고 의논하지만, 북한 문제는 그렇게 의논해서는 안 풀립니다.

북한 문제는 그냥 됐나?’, ‘됐다!’ 이렇게 풀어야 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런 성격이 있어서 전쟁할 위험도 있고, 협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전쟁 반대만 열심히 외치면 트럼프는 협상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여러 번 설득을 했지만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회를 같이 하지 못하고 평화재단은 날짜를 바꿔서 전쟁 반대 집회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에 북미 대화가 이뤄지고, 남북문제가 갑자기 풀리게 되니까,

이번에는 대부분이 이제는 정부가 알아서 하겠구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70년간 해결이 안 되었던 것이 어떻게 한 번에 해결이 되겠습니까?

우리가 희망을 가졌던 7.4 남북공동성명부터 벌써 몇 번째입니까?

이 문제는 쉽게 해결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전쟁을 할 것 같은 고비가 와도

또 분위기가 급변해서 평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단기간에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시절로 가면 격려해 주되 긴장을 놓치지 말고

대기해서 반대 상황으로 갈 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고

또한 전쟁 위기가 도래했다고 모두가 포기하거나 좌절할 때도

희망의 불씨를 가지고 우리는 노력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 서야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남북 관계가 나빠진 것이 현 정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정부 때부터 남한과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과거에는 이쪽에서 군사적으로 대응을 해도

저쪽에서는 군사적 대응을 안 하고 자제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쪽에서 군사적 대응을 하니까

저쪽에서도 노골적으로 군사적 대응을 합니다.

 

예전에는 양쪽 모두 방어훈련만 했는데

지금은 양쪽 모두 공격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반도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남한은 공격 훈련을 하더라도 TV에는 그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학생들도 그 모습을 관람하는 가운데 공격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도 공격 훈련을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지금 당장 전쟁하자는 생각은 없겠지만

이러다 보면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확률이 점점 높아집니다.

그런데 경제가 어렵다 보니 국민들이 전쟁위험에 대해 너무 무감각한 것 같아요.

한반도에서 일어날 전쟁이 가져올 피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피난 갈 생각을 못합니다.

모두가 죽을 각오를 해야 해요.

그 정도로 좁은 국토 안에 엄청난 화력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남한이 가지고 있는 화력도 대단합니다.

 

 

-어떻게 하면 위기가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인가?-

그런 관점에서 통일은 한국이 더욱더 발전하기 위한 기본 토대인 동시에

미래의 이익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전쟁을 막는 것은 지금까지 일구어 놓은 현재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분단 상황에서 70년을 살았기 때문에

전쟁이 얼마나 위험한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감각해졌어요.

전쟁위험이 고조되어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도망을 가지 않고, 사재기를 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사 안일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국민들을 일깨우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대중이 많이 클릭하는 가십거리를 싣는 것이 언론이 주로 하는 일입니다.

특히 유튜브는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 되다 보니

전부 가십거리만 가득하고 진지한 고민이 많이 부족합니다.

 

역사를 너무 짧게 보지 말고 길게 봐야 합니다.

현재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위기가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인가?’ 하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