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행위가 일어날 징조 중에 하나가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날 때를 관찰해 보면
몸에 열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장이 뛰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현상을 보고 내 카르마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몸의 감각이 먼저 반응합니다.
이어서 그것에 기반을 둔 기분 나쁨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지나면
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내가 감지할 수가 있게 됩니다.
화가 점점 커지면 바깥으로 드러내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화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화를 냈다.’ 하고 말하지만
조금만 관찰해 보면
화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과정을 지나서 화가 나옵니다.
그런데 화를 내게 되면
반드시 과보를 받습니다.
상대가 기분이 나쁘다든지, 관계가 틀어진다든지
많은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이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화를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화를 내지 말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러면 손실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마음속에서는 화가 일어나는데
바깥으로 표출을 하지 않으면
내부에 스트레스가 자꾸 쌓이게 됩니다.
내부에 압력이 계속 커지면
결국에는 바깥으로 터져 나오게 되듯이
몇 번 참았다가 화를 내게 되기 때문에
더 크게 화를 내게 됩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또 반성을 하게 되고,
그래서 또 참게 됩니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화를 참는 것은
화를 내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화를 내지 말자’ 하고 참기 이전에
‘내가 지금 화가 나 있는 상태구나.’ 하고 자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화가 날 때
‘아, 내가 지금 화가 나는구나.’ 하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편에게 내 상태를 알리면 됩니다.
화를 내지 말고
‘제가 지금 화가 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알리는 거예요.
화를 낸다는 것은 상대가 틀렸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상대의 기분이 나빠집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화가 나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은
상대를 탓하는 게 아니라
내 상태를 그냥 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화가 나는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은
화를 내는 것보다는 훨씬 더 유용하지만
이미 화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알아차림을 한참 유지해야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집중하고 예민하게 깨어 있어서
화가 날 징조를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몸에 열기가 난다든지
심장이 뛴다든지
기분이 약간 나쁘다든지
이런 상태를 바로 알아차리면
조금만 지나면 화가 가라앉게 됩니다.
우리가 명상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감각을 알아차리고,
느낌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하면 나도 모르게 행위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가 일어나는 과정을 내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나의 카르마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가령 상대가 나를 비난하거나
내가 어떤 못마땅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카르마가 어떻게 반응을 할 것인지 예측이 됩니다.
그럴 때 ‘자기가 자기를 안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자기가 자기를 알게 되면
원하지 않는 상황을 피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가면
내가 이렇게 반응을 할 거니까
이런 상황에는 가능하면 안 가겠다.’
이렇게 자기가 재앙을 예방해 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나는 이런 반응을 할 것이다.’ 하고 예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반응하는 강도가 매우 약해집니다.
또한 반응이 나도 모르게 일어났더라도
반응이 일어난 후에 상대를 탓하지 않습니다.
‘제가 화를 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바로 사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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