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코넬 대학교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 속하는 최상위권 명문대학으로 명상이 자자했습니다.
하지만 끔찍한 이유로 악명이 높기도 했죠.
이유는 바로 높은 자살률.
학생들의 표현에 따르면 ‘잊을 만하면 한 명씩 죽는다.’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걸까요?
빡쎈 학업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중충한 날씨 때문..
우리는 먼저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로 코넬 대학교의 자살률이 높은 걸까요?
실제로 조사해보면 코넬 대학교의 자살률은 전국 평균의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딱히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이유 같은 건 없는 셈이죠.
그럼 무엇이 코넬 대학교의 악명을 만들었을까요?
코넬 대학교에는 빙하작용이 만들어낸 깊은 협곡이 존재합니다.
이 협곡의 양쪽을 연결하는 멋진 다리들도 있죠.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자살은 이 다리들에서 발생합니다.
그럴 때면 구조대가 출동해 다리 통행을 제한하고
시신 인양을 보도하는 텔레비전의 생상한 중계가 더해지죠.
한마디로 코넬대학교의 자살 사건은 다른 곳보다 요란하게 비춰집니다.
바로 이 요란함이 통계적 사실과는 다른 악명의 원인인 셈이죠.
이를 심리학자들은 생생함 효과(vividness effect)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정보가 생생할수록 극적일수록 더 잘 인식하고 신뢰합니다.
생생함 정보는 기억으로부터 끄집어내기 쉽고, 그래서 쉽게 판단의 근거로 삼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식 걱정도 생생함 효과를 따라갑니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벌어질 수 있는 사고 중에서 무엇을 가장 걱정했을까요?
설문 결과 유괴사건을 가장 걱정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유괴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60만 분의 1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가능성이 있는 수십 배 높은 자동차 사고는 훨씬 덜 걱정하죠.
유괴사건이 발생하면 여론이 집중되고 TV에서는 연식 속보를 내보냅니다.
따라서 유괴 사건이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고
더 많은 걱정을 유도하는 것이죠.
이처럼 생생함 효과는 정보를 부풀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짜뉴스가 퍼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신뢰 높은 언론기관이나 통계자료가 말하는 것보다
친한 친구나 지인이 하는 말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뉴스에는 등장하지도 않는 뜬소문이더라도
SNS로 전해받은 정보를 쉽게 믿게 되고
이를 다시 퍼뜨리면서 가짜 뉴스가 퍼져나가게 됩니다.
그럼 생생함 효과에 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에는 좋은 콘텐츠의 조건이 공정함이었다면
이제는 공정함에 더해 생생함까지 갖춰야 합니다.
아무리 공정한 내용이어도 생생함을 갖추지 못하면
유튜브와 SNS로 퍼져나가는 가짜 뉴스에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함에 더해 생생함까지 갖추는 것
이것이 21세기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닥친 과제인 셈이죠.
나아가서 각 개인이 비판적 사고를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생생함 효과에 휘둘리지 않고 논리적으로 사태를 파악하는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늘려주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줍니다.
생생함 효과를 물리치는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이죠.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습득하시나요?
뉴스, SNS, 유튜브, 커뮤니티...
우리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그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생생함 효과에 휘둘리거나
아니면 생생함 효과를 뛰어넘거나
여러분은 어느 쪽에 서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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