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인지’라는 용어에 대해 많이 들어보셨나요?
‘인지’라는 용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아닙니다.
‘인지’라는 용어는
정보를 우리 머릿속에 저장하고 다시 꺼내는 ‘정신과정’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 말할 때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인지발달이 아이에게 있어서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지적인 발달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소위 아이가 똑똑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아이가 인지발달이 잘 되어 있다는 말과 아주 유사합니다.
그래서 이번 내용에선
인지발달이론을 처음으로 정립한
피아제라는 인지심리학자의 이론을 살펴보면서
인지발달이론을 통해
자녀교육과 관련해서 어떤 점들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내용을 통해
인간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정보를 뇌에 저장하는지
그리고 자녀에게 있어
왜 적기교육이 중요한지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우리는 나이 어린 꼬마들을 보면서
“게네들은 인지발달이 아직 덜 되었다”고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인지발달이 덜 되었다는 건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이 우리 성인과 비교해서 많지 않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런 꼬마들한테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수많은 것들이 언제나 새로울 때가 많습니다.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
경험한 것이 많지 않으니까
많은 것들이 다 신기해 보이는 거예요.
저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제 여동생이 중학생이었을 때
제가 처음으로 여동생을 명동에 데리고 간 적이 있어요.
서울 명동 아시죠?
한국의 최고의 쇼핑 거리잖아요.
그랬더니 제 동생이 명동을 너무 좋아하는 거였어요.
제 동생한테는 명동이라는 곳이
너무 새롭고 재미있는 자극이었던 거예요.
전 명동을 간 적이 많았기 때문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는데
명동을 가 본적이 없던 제 동생한테는
그게 아주 새롭고 재미있던 정보였던 겁니다.
이제 제 동생의 뇌 속에
명동이라는 새로운 정보가 저장이 되었습니다.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은
제 동생이 명동에 처음 가본 경험과 같이
인간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머릿속에 어떻게 저장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은
인간이 어떻게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어떻게 학습이 이루어지는지를 일정 부분 잘 설명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의미한 실용적인 지식을 주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차근차근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스키마’라는 개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의 뇌는 하얀도화지와 같죠.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입니다.
컴퓨터를 새로 샀을 때
하드디스크에 아무것도 깔려있지 않은 상태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아기가 머릿속에 정보를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말도 못했던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죠.
말을 배운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 같아요.
이와 같이 인간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뇌에 저장하는 과정을
인지처리과정이라고 부르고
인지처리를 위해 사용되는 인지적 프레임을 ‘스키마’라고 부릅니다.
스키마는 일본어로 하면
‘와꾸’라고 부르고
한국어로는 ‘도식’이라고 번역합니다.
그래서 스키마는 어떤 틀을 말하는 거예요.
스키마는 ‘인지처리를 위한 틀’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지식체계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할 때
이 스키마에 의해 정보가 처리된 후에 뇌에 저장되는 거예요.
마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어떤 파일을 저장할 때
이 파일이 어떤 종류이고, 크기가 얼마고, 어느 위치에 저장이 되는지 등등의
메타정보에 따라 저장이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컴퓨터에 어떤 정보를 저장한다고 할 때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정보가 그냥 저장되는 것처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이 파일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속성들에 따라 저장이 됩니다.
그리고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이 정보들을 관리합니다.
이런 정보들을 ‘메타데이터’라고 하는데
이 메타데이터에 의거해서
파일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는 겁니다.
그냥 무작정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메타데이터가
스키마에 상응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도서관에 가보시면
책들이 아무렇게나 무질서하게 서가에 꽂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실 거예요.
도서관에 새로운 책들이 도착하면
각각의 책들은 ‘서지정보’라는 기준에 따라
어느 서가에 보관될 것인지가 결정이 되죠.
이 서지정보가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을 정리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뇌도
특정한 규칙들에 의거해서 정보들을 저장합니다.
아무렇게나 정보들을 저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렇게나 저장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보들을 찾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지 않겠어요?
여러분의 집에서도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다고 하면
물건들을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더 귀찮고 수고롭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죠.
스키마를 기반으로 우리의 뇌는
정보를 계속 저장하면서
그 과정에서 스키마가 확장되고 정교화되고 성장합니다.
정보들을 뇌에 쌓게 되면서
다양한 정보들에 대한 메타데이터가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정보들을 처리하기 위한 카테고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죠.
갓 태어난 아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글을 읽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게 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그 아이는 교사가 되기도 하고 엔지니어가 되기도 하죠.
그러면서 아이의 지식체계는 더욱 더 진화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아기를 돌본 경험이 많으시다면
아기들이 뭐든지 손에 쥐게 되면
입에 넣으려고 하는 걸 본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걔들은 정말 신기하게도
모든 걸 입에 넣어보고 먹어보려고 합니다.
아기들의 스키마
다시 말해 그들의 사고체계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두 가지로 간단히 나눕니다.
바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나누죠.
그리고 이를 나누는 판단 기준은
자신의 입에 넣어보는 거예요.
먹을 수 있으면
아기의 스키마에 따라
그것은 ‘먹을 수 있는 것’으로 기억됩니다.
먹을 수 없다면
다음부터 그걸 입에 다시는 넣지 않을 거예요.
아이가 고양이를 먹어보려 했는데 먹을 수 없었다면
다음부터는 고양이를 먹으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고양이는 이미 먹을 수 없는 것이라는 지식이
아이의 스키마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의 스키마에 하나의 기준이 잡히는 것이죠.
이렇게 자신의 스키마에 따라
어떤 새로운 자극이나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을
‘동화’라고 부릅니다.
동화는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사고 체계를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스키마에 따라 그냥 정보를 받아들이는 거예요.
동화 현상은
스키마를 공고히 강화하는 일을 합니다.
인지체계가 굳건해지는 거죠.
위에서 나온 아기의 경우
여전히 세상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이라는
인지체계가 더욱 강화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고양이를 입에 넣어보았을 때 먹을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세상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뉜다는
그 체계가 바뀌는 일은 없는 거예요.
나이가 스무 살만 되어도
사람은 자기 생각을 잘 바꾸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믿음, 가치관이 굳건히 자리 잡혀서
원래 기존의 사고체계가 아주 단단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이를 바꾸기 위해선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화학에서도 뭔가 안정된 상태를 바꾸려면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하잖아요.
안정상태에 있는 무언가에 변화를 주려면
굉장한 에너지를 투입해야 합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변화한다는 건 에너지가 드는 일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의 틀을 여간해선 바꾸지 않습니다.
평생 수많은 정보를 모아오면서
굳건한 사고 체계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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