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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종이] 성공하는 사람들이 '빌런'들을 신경쓰지 않는 이유

Buddhastudy 2023. 7. 18. 19:27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 거리.

그 길을 한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행색은 남루했지만, 크고 멋진 보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죠.

 

그 모습을 본 거친 불량배 무리가 다가왔고

그중 우두머리가 남자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어이. 넌 늘 그렇게 큰 칼을 차고 다니더라?

근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겁쟁이잖아!

폼만 그렇게 잡지 말고, 어디 한번 그걸로 날 찔러봐!

그 용기가 없다면 내 가랑이 사이로 개처럼 기어가.

그래야 만이 골목을 지나갈 수 있을 거야.”

 

블량배의 우두머리는 무리들과 함께 웃으며

자신의 두 다리를 쫙하고 벌립니다.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도 이 광경을 보고 웅성거리며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개처럼 기어가라는 불량배의 말을 들은 그 남자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자신의 칼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쥡니다.

구경꾼들은 하나같이 웅성거리며

그 남자가 곧 그 커다란 칼을 꺼내어

빈정거리며 웃는 그 불량배를 향해

돌진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칼을 차고 있던 안장을 풀러

바닥에 조용히 내려놓습니다.

그리고는 두 손을 흙바닥에 짚고 엎드립니다.

그리고 불량배 우두머리의 벌려진 그 두 다리 사이로

기어가기 시작합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벌려진 그 가랑이 사이로 정말 기어서 지나갑니다.

 

그렇게 다리 사이를 기어서 지나간 후

바닥에 내려놓았던 자신의 칼을

허리춤에 차고 가던 길을 다시 걸어갑니다.

순간 놀란 불량배와 무리들, 예상치 못한 이 모습에

잠시 멈칫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곧 크게 웃으며 놀려대기 시작합니다.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 겁쟁이 놈이 저기로 도망간다는 소리에

시장 사람들도 함께 웃기 시작했습니다.

뒷전에 들리는 조소와 낄낄거림을 뒤로한 채

그 남자는 골목 끝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한나라 명장, 한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

그러나 마음속에 품은 큰 뜻이 있었던 한신은

항상 멋지고 큰 칼을 차고 다녔습니다.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던 불량배들은

수많은 사람 앞에서 한신을 조롱거리로 만들었죠.

 

'과하지욕'

적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치욕

 

이 고사성어의 유래는 한신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한신은 유방이 오른팔이 되어

한나라 건국의 지대한 공을 세우고 초왕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과거의 그 불량배는

한신이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와들와들 떨게 되었습니다.

한신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과거에 치욕을 준 그 불량배를 찾아냈고 자신의 앞에 불렀습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사약을 내렸을까요?

목을 작두로 내리쳤을까요?

아닙니다.

그에게 재물과 벼슬자리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그때 너를 대항할 힘이 없었겠느냐?

, 한순간에 그 칼로 너를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 내가 너를 죽여버렸다면

나는 도망자 신세가 되었을 거고

꿈꾸어 왔던 지금의 대의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의 내가 있는 건 그때의 굴욕을 참았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거나 큰 목표와 뜻을 두고 나아가다 보면

때로는 누군가 이렇게

"어디 내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 봐"라고 자극할 때가 있을 겁니다.

정말 황당하겠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내 앞을 가로막고 이러고 있으면 말입니다.

당장이라도 그 입을 찢어버리고

머리끄덩이라도 잡고 내리꽂고 싶으실 테지만

그리고 충분히 그럴 힘이 여러분에게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여러분, 그러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정말 하려던 그 큰일을 이루는 데

이게 결정적인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의 목표를 이루는 데

끌어모아야 할 모든 에너지가

엉뚱한 데 소진되게 되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겁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동네에 요리를 잘하는 이웃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그 집엔 저와 두 살 터울의 승우 오빠가 있었는데

그 집에 놀러가면 아주머니가 늘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고

승우 오빠랑 재밌게 놀 수도 있었죠.

 

서울 재개발이 이루어지기 직전 시절

낡고 허름한 변두리 동네였지만, 이웃의 정이 참으로 포근했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날도 아주머니가 롤케익을 만들었으니 가져가라고 우리 집에 전화를 하셨고

엄마는 저에게 케이크를 담아올 수 있는

커다란 도시락통을 주셨어요.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생각과, 승우 오빠를 만날 생각에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기로 했습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면 훨씬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으니까요.

 

부랴부랴 걸어가는데

학교 운동장 구름사다리에서 놀고 있던 다른 반 아이들이

멀리서 걸어가는 저를 보고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와 역시 돼지는 도시락통도 참 크다.”

 

제가 어렸을 때 꽤나 통통했거든요.

근데 저는 돼지라는 그 단어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도시락통을 던져두고

그 애들이 있는 쪽으로 마구 달려갔어요.

야 뭐라고? 나 돼지 아니거든?”

그 말 취소하고 어서 사과하라고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과는 커녕 그 아이들은 더욱 재밌어했고

결국 사과를 받지 못한 저는

운동장 바닥에 앉아서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한참 울다가 하늘을 바라봤는데

햇님 주변이 주황색으로 물들고 있는 거예요.

아차 싶어 도시락통을 들고 아주머니네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도착하니 승우 오빠는 마루에서 초저녁 잠에 들어버렸고

아주머니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진작 오는 줄 알고 내놓고 있었는데 케익이 많이 녹아버렸네" 하시며 싸주셨습니다.

 

그날은 참 더운 여름날이었고

집에 와서 도시락통을 열었을 땐

케익 속 생크림은 다 녹아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흉측한 모습이 되어 있었어요.

 

승우 오빠 주려고 문방구에서 뽑은 선물도

건네주지 못한 채 저의 주머니 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당시 고작 8살이었던 저도

어렴풋하게나마 그날 밤 잠들기 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까 내가 그냥 지나갔더라면?'

 

어른이 된 지금의 저는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사실

중요하지 않은 사람

중요하지 않은 상황과 소음엔 저의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요.

만약 가끔 한신과 같은 상황이 오면

저도 뭐 짐을 잠시 옆에 내려놓고

가랑이 사이를 기어갑니다.

그냥 무릎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면 그만입니다.

 

아니 그래도 자존심도 무너지고 화도 엄청날 텐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요?

그들보다 내가 더 강해질 거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젠 웬만한 방해꾼들에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게 된 그런 단계에 이른 것 같아요.

 

여러분,

사업을 시작하고 가장 많은 '불량배'들을 만나게 되는 건 첫 1, 2년입니다.

온라인 사업 예를 들어볼게요.

 

신제품을 출시하면 경쟁사의 악성 신고라는 신고식을 치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같은 아이템을 판매하는 기존의 셀러들 중 일부가

새로 진입한 셀러들이 과대 광고법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걸 악용해서

해당 기관에 위반 사항을 신고하는 겁니다.

그 제품이 위탁이면 그나마 괜찮은데

OEM 형식으로 MOQ까지 다 맞춰서

그렇게 생산을 한 나의 브랜드라면

이러한 일이 벌어질 때 막대한 투자금을 날리게 됩니다.

 

누군가의 악의적인 신고 때문에

광고 3개월 금지, 판매 금지, 이런 행정명령이 떨어지면

회사의 존폐를 좌우할 수도 있는

너무나도 중대한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예요.

 

제가 업계에서 본 온라인 사업 대표님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두 부류로 나뉘어지더라구요.

-자신을 신고한 업체를 찾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다 쓰거나

눈에는 눈이라며 본인도 해당 아이템의 모든 셀러들을 신고하는 사람.

마치 내가 당한 이 억울함에 대해

복수를 어떻게 할 거냐에 목표를 둔 사람처럼

분노에 찬 사람.

 

-반면에, 내가 신고는 당했지만

나와 우리 팀이 정말 중요한 걸 몰랐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후

행정명령에 따르고, 광고법과 위생법 등

내 사업에 관련한 모든 법령을 집중해서 공부하고

팀원 교육까지 바로 진행하는 사람

 

여러분,

이 둘 중 누가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을까요?

누구의 대응 방식이 '위대한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시장의 불량배'들은

때론 거친 행동을 하는 경쟁자의 모습으로

때론 내 사업장의 분위기를 흐리는 특정 직원의 모습으로

때론 서비스를 다 받고도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의 모습으로

계속해서 여러분 앞에 나타날 겁니다.

 

이때 우리가 할 일은

그들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이 언짢은 감정에서 내가 곧바로 해방되는 겁니다.

 

여러분, 일의 성과가 가장 좋을 때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바로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일할 때입니다.

신나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을요

보통의 사람들은 이길 수가 없습니다.

 

나와 우리 팀의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목표인 운동장 끝 빨간 깃발에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불량배들에게

그냥 져주는 척하고

차라리 그 상황에서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오는 것

이것이 여러분이 진짜로 이기는 방법입니다.

 

혹시 모든 걸 다 쏟아부어서라도

혼을 내주고 싶은 그런 사람이 있으신가요?

오늘 밤 향긋한 반신욕을 하면서

그냥 잊어버리는 건 어떨까요?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내일부터 다시 최고의 기분으로

할 일을 해 나가는 것

어떨까요?

 

 

짓는 개를 볼 때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돌을 던지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윈스턴 처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