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896. 계약직 관리업무를 합니다

Buddhastudy 2023. 3. 28. 19:52

 

 

 

직장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 관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근로자 처우 개선을 할 때 마음이 괜찮았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요구가 더해지면서 업무가 부담이 되고

근로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들이 못살게 굴어요?

 

...

 

자기가 사장이에요?

자기가 사장 아닌데 왜 부담을 가져.

 

그런데 뭐가 문제에요.

처우개선해달라하면 사장한테

처우개선해달라합니다.”

사장이 안 된다 하면

사장님이 안된다 합니다이러면 되지.

 

자기가 사장처럼 지금

자기가 마치 사장 부인이 되나, 사장 애인이 되나?

왜 자기가 사장처럼 노동자를 불편하게 여겨?

같은 노동자인데.

 

그 사람들 요구야, 요구는 어떻게.

누구든지 요구야 할 수 있지.

해주고 안 해주고는 사장이 결정하는 거고.

안 된다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하면 되잖아.

 

그런데 빨리 요구한다, 늦게 요구한다.

그 빨리, 늦게를 누가 결정하나?

자기가 결정하나?

자기 생각에 빠르면 빠른 거고, 자기 생각에 늦으면 늦은 거야?

그게 잘못된 생각이잖아.

 

노동자입장에서는

매달 올려줘도 빠르다고 생각하겠나?

그러니까 그 사람들의 요구는

그게 부당하다 하지 말고

그 사람은 그 사람 대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인간의 마음을 몰라서 그래

내가 만약에 자기한테 돈 100만 원을 주면 자기 기분이 좋겠어? 안 좋겠어?

한번 안 주고 매달 주면 기분이 더 좋겠나 덜 좋겠나?

더 좋겠지.

그러면 1년이 지났다 1년째 100만 원 받을 때 기분하고

첫 번째 100만 원 받을 때 기분은 어느 게 좋을까?

왜 그래?

첫 번째는 100만 원밖에 못 받고, 1년째는 1200만 원째 받는데?

아니 근데 실제로 어떨까?

제일 첫 번째 100만 원 받을 때 기분이 좋을까?

매달 줘서 1년 지나고 그때 100만원 받을 때가 기분이 좋을까?

첫 번째가 좋지.

 

이게 바로 인간의 마음,

욕망이 충족됐을 때 느끼는 그 만족도가 감퇴하는 거예요.

똑같은 백만을 주는데도 시간이 흐르면 그 만족도가 점점 떨어지는 거예요.

 

근데 만약에 3년을 매달 100만원 준다.

그러면 3년째 100만원 받을 때는 기분 좋을까? 그냥 아무렇지도 않을까?

당연하게 받겠지, 당연하게.

일부는 약간 불만 안 생길까?

어머, 3년이 지났는데도 100만 원 밖에 안 주나, 매달 100만 원밖에 안 주나.”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잖아.

 

그럼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3년이나 줬는데도 고마워할 줄 몰라

오히려 불만이야.

근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3년쯤 지나면 당연히 주는 거로 생각하잖아.

아무런 기분 좋음도 없어, 감사함도 없고.

말로 이제 뭐 만나면

감사합니다이렇게 해도

실제로 속으로 첫 번째 받을 때처럼 진심으로 감사합니다가 안 나와.

이미 그것이 현실이 돼 버렸기 때문에.

 

첫 번째 월급을 올려줄 때는 기분 좋지.

자기가 첫 달은 100만원 주고, 두 번째 달은 200만원 주고, 세 번째 300만 원 주고

이러면 비슷할 거예요.

근데 시간이 흐르면 그것은 당연한 게 돼버렸다.

 

우리가 숨을 한 번 못 쉬어봐.

숨을 한 번 쉬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어.

그러나 내 숨을 쉬고 사니까

우리는 숨 쉬는 거에 대한 감사함이 없잖아.

 

사막을 여행하거나 해서 목이 말라봐.

물이 얼마나 고마운지.

 

여러분들이 지금 농사를 안 지으니까

비 오는 거에 대한 감사함이 없잖아.

우리는 너무너무 가물어서 곡식이 타들어 죽고

매일 그 막 물뿌리기를 갖고 물 뿌리는 게 하루 농사의 절반 일인데

하늘에서 비가 오니까 얼마나 고마워.

 

그래서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애를 쓰지만

자식은 늘 받다 보니 고마운 줄 모르고 불평만 생겨요.

여러분들 다, 부모한테 불만만 있지 고마운 거 못 느끼잖아.

그런데 부모는 여러분들한테 해 준 거밖에 없는데도

여러분은 자기 원하는 만큼 안 해준다고 불만을 갖는다는 거예요.

이게 인간 심리에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처음에는 임시적이다가 만약에 정규직으로 해준다면 고맙지.

그럼 정규직이 되면 죽을 때까지 내내 고마워할까?

아니겠지.

 

그럼 뭘 월급을 올려 달라든지, 수당을 더 달라든지.

또 임시적인데 임시직 계약을 1년마다 계약하다가 3년으로 연기해주면 고마워하겠지.

근데 3년직을 기지고 있으면 그 사람 3년직 보다는 뭘 더 원할까?

5년직을 원하고, 10년직을 원하겠지.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뭘 원할까?

정규직을 원하겠지.

 

그 사람들 요구잖아.

가지도 그렇게 살아봐라, 그런 요구가 생기지.

그런데 그걸, 그 사람이 왜 나쁘다고 그래?

 

그러니까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되, 세상은 또 그걸 다 해줄 수 없잖아.

그러면 사장님한테 물어보고, 회사에 물어보고

해줄 수 있다면 해주고

못 해준다 그러면 못 해준다고 말하면 되잖아.

자기는 그런 역할을 하는 거지, 자기가 결정권자가 아니잖아.

그래서 뭐, 그 사람이 나가면 그 사람 손해든지, 회사 손해지

자기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자기는 그들의 의견을 회사에 최대로 반영해주고

회사입장을 그들에게 최대로 잘 설명해주면 되지.

자기는 그 역할, 중계역할 하고, 자기 월급 받고 살면 되는 거지.

 

자기도 모르게 자기가 지금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마치 사장인 것처럼 생각하는 거야.

 

아니 그, 계약을 이렇게 주니 고마워야지.

또 금방 다른 거 원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

 

그들의 요구는 당연해.

또 회사에서 못 해주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그 사이에서 자기는 자기 생각을

자기가 결정권이 없어.

 

그러니 자기는 노동자의 요구를 위에다 전달해 주고

회사에서는 또 어떻게 해라 하면 또 그 지침대로 설명해 주고

자기가 나서서 뭐 사장인 것처럼 사람들을 욕을 하고 비난할 필요가 없다, 이 말이오.

또 자기가 뭐 노동자인 것처럼 해서, 회사 가서 대신 항의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노동자들이 이런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하고 올려드리고

그러면 사장이

안 된다하면

회사입장에서는 이러이래서 이거는 안된다 합니다

 

그들이 나한테 항의하면

그건 내가 발표를 하니까 나한테 항의하지, 나한테 항의하는 거 아니란 말이오.

사장한테 항의하는 거지.

그걸 자기가 기분 나빠할 필요 없어.

항의 실컷 듣고

, 노동자들이 이렇게 항의합니다.”하고 사장한테 전달해 주면

사장이 또 자기 앞에서

그거 나쁜놈이다라고 욕을 한단 말이야.

그럼 자기 보고 욕하는 거 아니오.

그건 노동자 보고 욕하는 거지.

 

그러면 듣고 자기는

사장님이 그런 얘기 하니까 화를 내시면서 힘들어합니다.”

이렇게 전달해 주면 돼.

과장하지도 말고.

 

그거 뭐 어렵다고 그래?

이쪽에서 공 받아서 저쪽에 전해주고

저쪽에서 공 받아 이쪽에 전해주고 이러면 되지.

 

...

 

그러니까 조금 자기가 지금.

그래서 내가 아까 농담으로 그러잖아.

자기가 사장이냐? 자기가 사장 부인이냐? 사장의 애인이냐?

왜 자기가 사장처럼 생각하느냐? 이거야.

 

노동자의 의견도 충실하게 받았고

회사의 지침도 노동자에게 충실하게 전해줘야 해.

자기가 과장해서 막 노동자에게 억압해도 안 되고

자기가 노동자 편이 되어서 사장한테 가서 노동을 이렇게 해서 되느냐

이렇게 해도 안 돼.

그건 그들이 결정할 일이지.

그들 사이에 결정할 일이고, 자기는 괸리하는 중간자잖아.

그 중간자의 역할만 하면 돼.

 

힘들 일이 하나도 없어, 자기는.

 

...

 

자기가 아마

근로자들의 열악한 조건을 보고

자기가 나서서 사장님한테 건의해서 이렇게 했는데

이것들이 거기서 더 요구하니까

자기가 지금 기분 나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자기가 마음내서 괜히 하고,

그거 다 인간이 다 그래요.

 

인도 성지순례 가면 아이들이 박씨시하고 따라오거든요.

그러면 줄 수 있으면 주면 되고 안 주면 그냥 가면 되는데

주로 학교 선생님들이 주로 그래요.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막 나눠줘요.

그런데 애들이 받고 가면 되는데, 애들이 받고 또 달라 그래.

그러면 성질을 버럭 내면서

너 아까 받았잖아, 저리가

조금 있다가

애들 버릇 나빠서 안된다고,

주지마라이러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애들이 달라 그러면

자기가 주기 싫으면 안 주고 가면 되고

자기가 주고 싶으면 주면 되고

또 받지, 또 받든지 그건 애들 문제이지

아니, 그 동전 하나 주는데 애가 그거 갖고 어떻게 만족을 하겠어.

아예, 그냥 100만원을 줘봐라. 애가 또 달라 그러는가, 달라 안 그러지.

 

자기도 노동자 처우 개선을 한 달에 천만원씩 줘 봐라,

처우 개선 해달라 그러겠는가.

찔끔 해줘놓고,

전보다는 좀 낫지면 그거 갖곤 부족하다.

 

제가 인도에서 애들이 박씨시하고 따라와서

하도 따라다녀서, 줘도 따라오고, 줘도 따라와서

제가 앉아서, 달라는 애한테 동전을 줘봤어요.

또 손 벌리고, 또 손 벌리고, 또 손 벌리고.

체크를 했는데 37번째 손을 안 벌리더라고.

37번 딱 하더니, 이제 손을 안 내밀더라고.

 

그래서 나도 밥그릇을 하나 딱 꺼내서

애들 앞에 따라다니면서

박씨시 박씨시하고 내가 따라다녔어.

그러니 애들이 우스워죽겠다고 깔깔대더니

자기가 얻은 돈 중에 내 밥그릇에 돈을 넣는 애가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하고

못하면

죄송합니다이러고 사는 거예요.

남이 원하는 거를 내가 다 해줄 수도 없고

내가 원하는 게 다 될 수도 없다.

 

자기는 그 인도 아이들에게 불쌍하다고 돈 주고

질서 안 지킨다고

받았다 또 받는다고 성질내는 사람하고 똑같다.

자기가 불쌍하다고 처우 개선 해 줘 놓고,

더 달라한다고 성질낸다고 사람한테 실망했다 그러고.

 

그런 관점을 내려놔야 한다.

알았죠?

 

그런데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인생이 다그래요.

자기가 좋아서 막 해줘 놓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또 성질을 내고

괜히 해줬다 그러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인생이 그런 거예요.

그게 어리석음에서 빚어진다.

 

그러니까 회사 편안하게 다니세요.

항상 그들의 요구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만 하다.

이렇게 받아들이고, 전달하고

또 사장이 뭐라뭐라면

사장 입장에서는 그럴만 하다또 전달해 주고.

자기가 뭐 이걸 중간에서 어떤 결정을 하려고 너무 머리 쓰지 말고.

 

의견을 물으면 조금, 상대가, 노동자들이

대리님 보기에는 우리 요구가 어떻습니까?”

내가 보니 조금 과한 거 같아

사장이

자기가 보기에 노동자들의 요구가 어떤 거 같아?”

현상에서 보면 긍정적인 처우 개선이 좀 필요합니다

이 정도로 그냥 얘기해야지

자기가 결정권자가 아니라는 걸 항상 명심해야 해.

물으면 의견 내지, 의견은 가능하면 너무 나서서 안 내는 게 낫다.

 

...

 

아니 스님하고 대화하면서 뭔가 자기가 깨달은 바가 있어서

, 제가 사장인 척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라든지

제가 어땠습니다라든지

뭐 자기 소감이 있을 거 아니오.

멍하고 스님한테 야단맞았다, 기분 나쁘다, 이런 거예요?

그럼 스님한테 괜히 말해서 기분이 나쁩니다이렇게 소감을 얘기하면 되지.

 

아니 안 기쁜데

기쁩니다그러면 어떡해?

그러니까 자기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생각할 게 뭐 있노?

 

, 스님 얘기 들어보니까 제가 괜히 사장노릇했네요.

그 사람보고 부담가질 필요가 하나도 없네요.”

이렇게 간단하게 받아들여야지

그걸 뭐 며칠 생각할 게 있어요.

 

며칠 생각하라고 즉문즉설 하는 거 아니에요.

즉문즉설은 그냥 이 자리에서 느낀 대로 잘 안되면

안 됩니다

이렇게

자기는 잘 안 됐다, 이 얘기에요. ㅎㅎ

 

...

 

제가 볼 때, 병원에 갈 수준은 아닌데

그래도 의사 선생님하고 한번 상담해보면 좋겠어.

자기도 그런 갖고 전전긍긍한다, 그러면 정신이 좀 약해요.

 

세상이란 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거거든요.

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모든 게 잘 되고,

비도 적당히 오고, 햇빛도 적당히 나오고

그런 세상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