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8)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반 백수 남편에게 '여보 일 없니?'

Buddhastudy 2018. 1. 29. 20:11


스님 저는 53세로 방문요양보호사 시간제 일을 하고 있는데, 주로 청소 빨래하는 일뿐이라서 조금 더 나은 처우를 받고자 내년에 대구 사회복지과를 사이버 전문대를 입학 추진 중입니다.

지금은 운전 경력이 미숙해서 주간 근무하는 노인 유치원에 취업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 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따면, 좀 더 폭넓은 일자리가 있으리라 판단하여 소득분위 국가 장학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에 대한 마음가짐입니다 남편은 겨울에만 일합니다. 산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 작업 관련 일용직으로 일하는데 조경기능사 자격증도 있습니다. , 여름엔 집에서 아무 생계대책 없이 밥만 축내고 있습니다.

 

111일 어제서야 새벽에 일을 나갔습니다. 남편은 그저 삼시 세끼 집 밥을 뜨끈히 먹고 주말이면 딸내미랑 저랑 낚시가고, 등산 가고, 어디든 함께 가고 이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는 휴일이면 혼자 조용히 쉬고 싶습니다. 남편은 돈을 벌어도 3분의 1만 줍니다. 최근 7개월 동안은 그렇게도 안 줬습니다.//

 

 

얘기 들어보니까 술 먹고 주정은 안하는 것 같네. 술 안 먹는 것 같네. 우와. 그 어마어마한 일이다. 아마 술 먹고 행패까지 피웠으면 안 살았겠지. 그래도 그거라도 안하니까 살았을 거 아니오. 그죠. 여러분들은 그 생각했어요? 얘기할 때,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커피 먹고 할 때 술 얘기 하드나? 안 하드나? 안 하지. 그래서 내가 , 술은 안 먹구나. 술 행패는 안 피우구나.” 나는 그래서 그것만 해도 굉장하다.

 

그 다음에 1년 내내 집구석에 있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어제 일하러 나갔다 해서 내가 마음이 탁 놓였어요. 그 정도면 되었다. 이렇게 싶은데, 그 정도에서 만족을 못한다. 이건 이해가 되요. 그러니까 일도 7개월 하고, 담배도 안 피우고, 커피도 안 마시면 더 좋겠다. 낚시도 안 했으면 더 좋겠다. 이러면 이해는 되는데, 자기가 그렇게 수입도 있고, 낚시도 안 하고,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자기 뒷바라지나 해 주고,

 

그런 남자 만날

복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복을 많이 지어놨어?

 

그런데 남편이 자기가 원하는 만한 남편은 안 된다. 이것은 나도 들으면서 얘기가 되었는데, 그런데 자기한테 무슨 특별한 손실은 없는 것 같은데. 손실이라는 것은 뭐냐 하면 손실이 생기면 이혼을 하면 되는데, 이혼을 할 만한 수준인가. 내 첫 질문에 그럼 이혼하지.” 이러려다 내가 그 말을 참았어요.

자기 방에서 자기가 피우는데 뭐 어때? 한 방에 살아요?

 

남편이 끊기 실어서

못 끊는 게 아니고

안 끊어져.

 

그러니까 그 정도는 담배 피우고 냄새 나는 입으로 슬 오면 자기가 화장실로 슬 가버리고, 딸도 밖으로 슬 나갔다가 한 10분쯤 있다가 들어오면 되는데. 고치지는 못하니까. 그렇다고 같이 있다가 간접흡연이라는 게 있거든요. 간접흡연도 직접 흡연 못지않게 건강에 안 좋다. 안 좋다. 이런 얘기도 있으니까 기관지가 특히 안 좋은 사람, 우리 같은 사람도 담배 피우는 사람하고 가까이. 건물에서 냄새가 나도 우리도 못 견디거든요. 그런 사람은 밖으로 나가는 게 제일이요.

 

남편을 내보내든지, 내가 나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해야 되는데, 안 그러면 남편 방에 환풍기를 센 것을 달아주지. 그 정도 노력은 하네.

 

그런데 만약에 해수욕장에 일을 하시는 분들은 2개월 벌어서 1년 살잖아. 그러면 우리 농촌에 살던 분들은 한 4월부터 시작해서 11월에 끝나면 12, 1, 2, 3, 이렇게 한 3~4개월 놀잖아. 직업 자체가 그런 거란 말이오.

 

산에 가서 일하는 사람은 6개월 일하고 6개월 노는 거니까, 직업 자체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

본인이 일당이 적은데, 자기가 겨울에 가서 일하는 것은 하루에 10만원 받는데, 이것은 가봐야 5~6만원 밖에 안 주니까, 자기 재능을 그렇게 5~6만원 받고 팔기 싫다는 거요. 그려러니 그냥 적게 먹고 집에서 놀겠다.

 

그런데 그 돈을 탕진은 안 하잖아.

그래도 자기가 같이 있는 게 덕이가? 버리는 게 덕이가? 그런 방법은 몰라. 앞에 그 옆에 하시는 분 얘기 들었잖아. 내가 그런 거 할 만했으면 그거 해주고 돈 벌지. 왜 무료강연 하겠어. 아이고.

 

으흠, 안 맞아. 자기 지금 안 괜찮다는 데 어떻게 괜찮다고 그래.

 

저 남자하고 이혼했습니다.

이렇게 절을 하세요.

 

저 남자하고 이혼했습니다. 그럼 이혼했다고 생각하면 자기하고 딸하고 둘이 살 거 아니오. 그러면 애 아빠로서 가끔 역할 해주니까 괜찮은 사람이잖아. 자기 아직 50 몇밖에 안 되니까, 1년에 그래도 어느 정도 남자가 필요하잖아. 그 역할도 해주잖아. 자기 지금 그 영감 빼고 새로 남자 제비하나 키우려면 구하기도 어렵고 위험하고.

 

그러니까 속으로 이혼해버리면 이 사람은 남자 친구로서는 괜찮잖아. 애들 아빠 역할도 해주잖아. 애들 아빠 밥 좀 해주면 내가 가끔 남자로서 이용도 해먹고, 물건 들 때도 써먹고, 이렇게 쓰면 내가 보기에는 남편으로서는 부족하지만 그냥 친구 정도는 괜찮은 것 같은데. 술도 안 먹지, 크게 돈도 많이 안 쓰지, 취미생활 낚시 하러가니 돈들 일이 별로 업잖아.

 

그것은 가끔 따라가 주고 가끔 안 가주고 그렇게 조절하면 되지, 사람을 사귀려면 약간은 좀 서로 요구를 들어줘야 되잖아. 그러니까 가끔 따라가서 가끔 안 갈 때는 가기 싫다.”이러면 갈등이 생기는데, ‘아프다그러면 되잖아. 사실 또 자기 아프잖아. “아이고, 여보 가고 싶은데 오늘 좀 몸이 아파서 자기 혼자 가면 어때. 몸이 너무너무 아프다.” 이러고, 안 그러면 가서 아프다고 뒤에 침낭 하나 가지고 가서 누워있든지, 그렇게 요령을 피우면 될 것 같은데.

 

그런데 이게 충분히 우리 다 공감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남편으로서는 부족해요? 안 해요? 부족해요. 그럼 부족하면 할 수 있는 길은 버리는 것 밖에 없는데, 남편으로서는 부족하지만, 지금 애들 아빠역할,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또 남편 빼고도 역할이 있어요? 없어요? 있는데 그것 까지 같이 없어지는 거요. 이게.

 

그럴 때는 계산을 딱 해봐야 돼. 그러니까 요럴 때는 요것은 안 버리고 남편만 버리고 싶으면 속으로 이혼하고 겉으로 안하면 되요. 속으로 이혼하면 남편은 아니니까, 그러면 이 사람이 나의 친구로서 스폰서로서의 역할, 애들 아빠역할 해주고 뭐 이런 거, 그런 것을 계산을 해야 돼.

 

쉽게 말하면 인간의 능력이 100인데 나는 200을 원하니까 안 되니까 계속 속을 끓이는데, 그냥 내가 200을 원하는데 안 된다고 버려버리면 100도 없어지잖아. 내 요구를 100으로 낮춰버리면 그래도 100이라는 이득이 있다는 거요.

 

여자라고 참고 살라는 게 아니에요.

좀 영리하게 살아라. 이런 얘기요.

이해타산을 좀 분명하게 해라.

감정적으로 휩쓸려서 버리지 말고.

 

사과가 약간 흠이 났을 때 흠 났다고 버리는 방법이 있고, 그것만 칼로 도려내고 나머지 먹는 방법도 있잖아. 그죠. 그러니까 내 요구가 안 되는 것은 좀 버리더라도 나머지는 쓸 만하면 그냥 가지고 있는 게 낫다. 이런 얘기요.

 

그렇다고 혼자 있으면 또 혼자 있다고 여자라고 또 이 남자 저 남자 찝쩍찝쩍 하잖아. 그래도 집에 허수아비 같은 거라도 하나 있으면 그런 역할도 해주고, 없어보면 하는 역할이 그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지금 그러는데, 없어보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까. 그래도 굉장히 역할을 많이 했을까? 역할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21배 절을 하면서 뭐라고?

이혼했습니다.’ 하든지

저 인간 남입니다.’ 하든지

 

남입니다.’

그냥 이렇게 마음을 먹으면

남 치고는 괜찮나? 안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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