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담마빠다(법구경) 33회 61. 어리석은 자와 함께 사느니 혼자 사는 것이 낫다

Buddhastudy 2020. 3. 24. 19:39



담마빠다 제5<어리석은 자>

 

61.

더 낫거나 자신과 비슷한 이를

다니면서 만나지 못하면

단호히 혼자 다녀야 한다.

어리석은 자와는 어울리지 말라.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깟싸빠 장로가 삡팔리 동굴에서 수행할 때, 그에게는 두 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들 중 한 제자는 성실하게 그의 의무를 다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 제자는 종종 그의 의무를 게을리 했고

다른 사람이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처럼 말하곤 했다.

 

예를 들면, 성실한 제자가 스승을 위해 세수할 물과 칫솔을 준비해놓으면

게으른 제자가 스승에게 가서

스승님, 얼굴 씻을 물과 칫솔이 준비되었습니다. 이게 씻으시지요

라고 말하곤 했다.

발 씻을 물과 목욕물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성실한 제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저 자는 의무도 게을리하고 남이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처럼 말하곤 하는구나.

그렇다면 내게도 생각이 있지

 

그래서 어느 날 게으른 제자가 오후에 잠깐 잠들었을 때

성실한 제자는 목욕물을 데우고 그것을 물통에 부어 뒷방에 두었다.

물 데우던 주전자에는 김이 올라오는 물을 아주 조금만 남겨두었다.

 

저녁이 되자 게으른 제자가 일어나 목욕물 데우는 주전자에 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욕실에 스승님의 목욕물이 준비되었나 보네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재빨리 스승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스승님, 욕실에 목욕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서 씻으시지요

 

게으른 제자는 스승을 모시고 욕실로 갔다.

그러나 욕실에 물이 없는 것을 본 스승은 목욕물이 어디 있냐고 물었다.

게으른 제자는 불을 지피던 방에 가서 주전자에 작은 바가지를 넣어보고는

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저 자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는 화로 위에 빈 주전자를 놓고 가버렸어.

나는 그것도 모르고 욕실에 물이 있는 줄 알고 스승님을 부르러 갔었다고!”

 

깟싸빠 장로는 여태껏 이 제자가 그의 의무를 게을리 하고

남이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처럼 행동했다는 것을 알고 게으른 제자를 꾸짖었다.

 

다음 날, 그 게으른 제자는 스승과 함께 탁발 가지 않겠다고 하여

깟싸빠 장로는 성실한 제자와 함께 탁발을 나갔다.

 

깟싸빠 장로가 탁발 나간 사이에

게으른 제자는 깟싸빠 장로와 잘 아는 재가신자의 집으로 갔다.

 

재가신자는 그 비구에게 물었다.

깟싸바 존자님께서는 어디 계신지요?”

스승님께서 몸이 안 좋으셔서 사원에 계십니다

저희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그러자 그는 이러저러한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하며

그 음식을 가지고 돌아오는 중간에 다 먹어버렸다.

깟싸빠 장로가 다음 날 그 재가신자의 집을 방문했다가 이 사실을 알고는

게으른 제자를 크게 꾸짖었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 말, 깟싸빠 장로가 탁발을 나간 사이에

혼자 남은 게으른 제자는 몽둥이로 집기들을 모두 부수고

사원을 불태우고 도망가 버렸다.

 

이 일을 전해 들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깟싸빠가 그와 같은 어리석은 자와 함께 사느니 혼자 사는 것이 낫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더 낫거나 자신과 비슷한 이를

다니면서 만나지 못하면

단호히 혼자 다녀야 한다.

어리석은 자와는 어울리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