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안경을 끼고 보면 흰 벽도 붉게 보입니다.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는 사람이라면 저 벽은 본래 흰색인데 붉은 안경 때문에 자기 눈에만 붉게 보인다는 사실을 압니다. 하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안경을 벗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 벽이 원래 붉은색이라고 믿습니다. 마찬가지로 파란색 안경을 낀 사람은 당연히 그 벽이 파란색 벽이라고 믿겠지요. 지금 우리는 안경을 하나씩 끼고 있습니다. 그 안경이 이른바 업식, 카르마입니다.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듯이 저마다 자기 업식을 통해 세상을 보고 판단하면서도 자기는 실상을 보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끼고 있던 안경을 딱 한 번만 벗어보면 비로소 실상을 볼 수 있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깨달음으로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