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598

[법륜스님의 하루] 질서 있는 퇴진이 말이 됩니까, 이 분노를 어떡하죠? (2024.12.08.)

최근 정치 상황을 보면서 여당 정치인들에 대한 적개심이 올라옵니다. 지금 정부와 여당에서는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을 그냥 지켜봐야 하나요? 저는 국민에게 계엄령을 선포하고 총칼을 들이민 대통령에게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기회를 주는 것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제 마음 같아서는 빨리 직무 정지가 이뤄졌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지도 않고 있고 정치인들이 정말 국민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지켜봐야 할까요?//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헌법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모두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이 모인 국회에 군대를 파견한 것이 위헌적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우리가 볼 때는 국회의원이나 시장이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73. 이혼 후 홀로서기

20년의 결혼 생활 후 저의 어리석음으로 이혼한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애들 아빠는 이혼 후에 아이들을 위해 함께 사는 것을 원했고 저도 원했지만 둘째 아이의 반대로애들 아빠에게 재결합을 요청했는데 받아주지 않았습니다.언젠가는 홀로서기가 잘 되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절만한다고 홀로서기가 되면 뭐 전부 다 절만 하지 뭐 때문에 결혼합니까? 자기 지금 둘째 아이가 반대해서 못 했다고 그랬는데 지금도 둘째 아이가 계속 반대합니까? ... 근데 이제 남편이 싫다는 거예요?근데 남편이 같이 살 때 뭐가 제일 힘들었어요? ... 전체적으로 안 맞는데 20년을 어떻게 살았어요?  ‘밉다가 풀어지면 괜찮고, 밉다가 풀어지면 괜찮고’ 라는 것은 크게 문제없다는 얘기예요.크게 문제가 없는데 그 순간순간 미운 감정 ..

[법륜스님의 하루] 공부 안 하고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를 지켜보는 게 힘듭니다. (2024.12.07.)

저는 내년에 고1, 고3이 되는 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밝은 편인데 제가 뒷바라지하는 것에 비해서는 공부를 참 안 하는 편이에요. 저희 세대는 어릴 때부터 뭐든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데 아이들을 보면 뭔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공부할 게 아니라면 열심히 하는 다른 걸 찾기라도 해야 하는데 기껏 하는 건 친구들끼리 게임을 하거나 문자 하거나 카톡을 주고받는 등 스마트폰을 가지고 하루에 6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부모입장에서 ‘왜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아이들을 지켜보기가 힘듭니다. 지인과 이야기를 할 때는 아이들이 고등학교..

[법륜스님의 하루] 매너 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되갚아주고 싶어요. (2024.12.06.)

저는 사람을 대할 때 예의를 갖춰서 매너 있게 대하려고 하는데 요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똑같이 행동해서 내가 느낀 불쾌감을 되갚아 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제가 바보 같다는 걸 알지만 이 생각이 멈춰지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그런데 왜 스스로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질문자에게 바보라고 말을 해도 내가 왜 바보냐고 따져야지 아무도 질문자를 바보라고 하지 않는데 왜 스스로 바보라고 해요? ... 저는 무시하라고 한 적이 없어요. ...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세요.그럼요. 제가 참으라는 말을 했습니까?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가서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잘못을 지적하고 싶으면 지적해도 됩니다. (그러면 가서 싸운 후에 주위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북러 군사 협력,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2024.10.23 촬영 영상)

요즘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을 보면서 “이러다 전쟁이 나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이 요즘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보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북러 군사 협력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북러 군사협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협력 관계죠.한국과 미국은 긴밀한 협력을 넘어서서 군사동맹 관계입니다. 미국이 침략받으면 우리나라가 침략받는 것처럼 생각해서우리가 무조건 미국을 도와야 하고우리가 침략받으면 미국이 침략받는 것처럼 생각해서미국이 우리를 무조건 도와야 된다.이것이 군사동맹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이 월남전 할 때 우리가 참전했잖아요.그 때문에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용병이라는 소리를 들었죠.미국에서 돈 받고 전장에 용병을 보..

[법륜스님의 하루] 부당한 행동에 분노하는 마음,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요? (2024.12.05.)

저는 남에게 부당한 피해를 입기 싫어하는 욕구와 도덕주의적인 가치관이 강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도덕적, 비양심적으로 행동하며 무책임하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고 적개심에 사로잡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정해진 규칙을 어기고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그리고 대회에서 남들 모르게 부정행위를 저질러서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경우 심사 위원이 뒷돈을 받고 부정하게 승부 조작을 하는 경우 등입니다. 부당한 일, 선 넘는 행위를 마주했을 때 그에 대응하는 제 행동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마음은 평온하지 못하고 그 사람에 대한 미움으로 괴롭습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마음으로 수행해야 할까요?//  ..

[법륜스님의 하루]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 혼란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2024.12.04.)

어젯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중학교 1학년 아들이랑 늦게까지 잠을 못 자고 같이 뉴스를 봤습니다. 아들이 평소에도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서 암울하고 비관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는데 뉴스를 보면서도 계속 걱정스러운 얘기를 했습니다. 제 주변에는 대부분 여당이나 야당 둘 중에 하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입니다. 양쪽 다 너무 극단적으로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그들을 보는 제 시각은 부정적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 게 올바르게 보는 것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스님께 질문드립니다. 이런 시국에서 저는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까요?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주면 좋을까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대학을 졸업한 아이에게 용돈 지원을 계속해야 할까요?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합의하고 용돈을 안 주고 있습니다. 오늘 또 용돈이 좀 부족하니 한 20만 원만 지원해 주면 어떻겠냐 카톡이 왔어요.//  네, 그건 엿장수 마음대로라고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되죠.뭐 그런 거야 주고 싶으면 주고 주기 싫으면 안 주면 되고  주면 자기가 우려한 대로 그런 버릇이 될 소지가 있고 안 주게 되면 마음이 서로 섭섭해서 관계가 멀어질 염려가 있죠. 그러니까 자기가 지금 이해득실을 잔머리를 굴리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거다.주면 그런 습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줘야 된다.그런 부작용이 나타날 때 늘 각오하고 줘야 되고 안 주게 될 때는 그거는 부작용은 없지만 대신에 관계가 섭섭해지는 그래서 아이가 만약에 무슨 잘못됐다면 자기가 후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얘기예요..

[법륜스님의 하루] 과연 나는 쓸모가 있는 사람인가 고민이 됩니다. (2024.12.03.)

저는 간호 쪽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지 6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실무적인 일을 주로 하다 보니 행정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안을 한다든지 예산을 집행한다든지요. 앞으로 어느 조직에 가든지 “제가 쓸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내가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할 때, 즉 그 일을 몇 번 해봤는데도 잘 안될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첫째,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쪽으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 잘하지 못하는 것을 조금 더 집중적으로 연습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남들처럼 아주 잘하지는 못해도 중간은 가도록 연습을 좀 하는 거죠. 보통 이 둘 중에 선택을 해서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하게 되는데, 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72.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합니다.마음 알아차리기가 충분한 방법인지 아니면 조금 더 적극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지//  ‘마음 알아차리기’라는 거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만이 아니고 내가 버스를 기다릴 때 버스가 제 시간에 안 오면 불안하다든지 또 버스가 제 시간에 오면 만족한다든지 이럴 때 결국 버스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게 내가 “왔으면 좋겠다” 할 때 오면 기쁘고 “왔으면 좋겠다” 할 때 안 오면 불안하구나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되면 뭐든지 원하는 대로 되면 마음은 만족을 느끼고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마음은 부정적으로 작용하구나. 예를 들어내가 어떤 사람한테 약속을 했는데 30분 전에 도착했어.근데 그 사람이 5분 늦었어. 그러면 “왜 이래 늦었나?” 이렇게 내가 문제 제기..

[법륜스님의 하루] 스님이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2024.12.01.)

스님께서는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해 오셨습니다. 스님의 노력이 존경받는 만큼 비난받는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스님이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세상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느낌 속에서도 희망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 농사를 지었습니다. 또 차가 없어 먼 길을 걸어 다녔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식량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명절 때 부모님이 신발을 사주면 그 신발을 아끼려고 맨발로 학교까지 걸어가 학교 입구에서 신발을 신고 들어갔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저는 전 세계를 돌아다녀도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비행기를 타는 것은 기차나 버스를 타는 것보다 편합니다. 버스를 타는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71. 휴학하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딸

간호학과 3학년 재학 중인 딸이 있습니다2학기에 휴학을 하려고 마음을 굳힌 듯합니다엄마인 제가 보는 딸의 생활 패턴은 너무 게을러서 인내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니까 왜 휴학을 하겠대요? 어 어려움에 부딪힐 때 누구나 다 하기 싫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고 나면 이제 괜찮거든요.옆에서 보는 사람은 “그 정도는 하는 게 낫겠다” 이렇게 되고 본인은 그게 부담스러우니까 피하고 싶고 이게 인생입니다. 그런데 이제 딸이 혹시 정신적으로 조금 어려움이 있어서 어려움에 부딪힐 때 자주 피하는 이런 성격이라면 내 생각은 한번 상담 치료를 받게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했는데, 정신적으로 건강한데 자기가 휴학을 하고 싶다 하면 저는 그런 의사를 수용해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게 정신..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의 삶이 그대로 참여불교입니다. (2024.11.30.)

여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 사상에는 젠더 이슈가 없습니다. 그러나 붓다의 삶에는 젠더 이슈가 있습니다.  당시에 상속은 남자에게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여자는 남자에 곁들인 부속물로 취급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노예들에게는 주인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여자도 노예와 같이 여겼기 때문에 주인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주인이고 결혼하면 남편이 주인이고 남편이 죽으면 아들이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족 중에 남자가 아무도 없다면 그 여자는 주인 없는 사람이 되어, 아무나 잡아가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당시에 출가는 남자만 가능했고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없는 존재인 여자는 출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출가를 한다는 것은 가족을 버리고, 재물을 버리고, 지위도 버리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법륜스님의 하루]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사람을 만나면 분노 조절이 안 됩니다. (2024.11.29.)

제가 40대 후반부터 화가 좀 많아졌습니다. 50대 중반이 되니 분노 조절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경우가 없거나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직장 동료나 이웃들, 친구들 간에 갈등이 있을 때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신경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 싶긴 한데요. 우리 집사람은 저에게 갱년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게 과연 맞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건 의사한테 가서 진찰을 한번 받아봐야 알죠. 예를 들어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하면 내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고, 눈이 침침하면 안과에 가서 검사를 해보듯이, 정신적인 문제도 진찰을 받아봐야 합니다.  원래부터 화가 자주 난다고 하면 성질이 더러워서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 예전보다 화가 자주 난다고 하면 정신과에 가서 체크를..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아들에게

저는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시력이 매우 낮은 초등 2학년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이제 조금 자라면서 최근에 저한테 질문했는데 자기는 왜 다른 아이와 좀 다르게 그렇게 눈이 한쪽 눈이 안 좋게 태어났느냐고 저한테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당시에는 그냥 너는 다른 한쪽 눈이 괜찮고 너보다 더 안 좋은 친구들도 많다 이런 식으로 그냥 넘어갔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하는 게 최선일지 앞으로 또 그것에 대해서 아이가 질문하게 되면 어떻게 답변을 해주는 게 현명할지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제기되면 그거를 항상 그 만병통치약식으로, 안 그러면 단칼에 해결하는 이런 걸 너무 추구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친구가 말기암 환자가 돼서지금 오늘내일 오늘내일 하는데 면회를 가는..

[법륜스님의 하루] K-문화가 꽃피운 대한민국, 그 뿌리는...

오늘날 우리가 K-문화라는 말이 세계화될 정도로 이렇게 발달된 나라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은 바로 후천개벽(後天開闢)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선포한 동학사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후천개벽이란 임금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세계를 뜻합니다.  조선 말기, 탐관오리의 수탈이 극심해져 사람이 맞아 죽고, 굶어 죽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농민들은 견디다 못해 관아를 습격하는 삼도 민중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또 수많은 외세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어난 동학혁명은 정부군과 일본군에 의해서 수십만 명이 학살당하는 대참극을 빚었습니다. 학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시점이 공식적으로는 1910년 한일합방(경술국치 庚戌國恥)이지만 사실은 그보다 앞선..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죽음의 슬픔을 달랠 수가 있을까요? (2024.11.28.)

만약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수정란이 점점 자라서 사람의 형상을 하고, 그 형상이 자라서 어린아이가 되고, 성인이 되고, 늙고 병들어서 죽고, 그 시신이 점점 해체되어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는다면 어떨까요?  그 영상을 빠른 속도로 돌려서 생애의 전 과정을 1분 만에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요?  무수히 많은 사람과 무수히 많은 생명이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습니다.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지듯이 물이 얼었다가 녹듯이, 흙으로 빚은 소상(小像)이 만들어졌다가 부서지듯이, 그렇게 우리의 인생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죽음에 크게 애착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크고 넓게 볼 수 있다면 슬퍼할 것도 없고, 괴로워할 것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에 사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협력업체 직원이 저 때문에 일을 그만둔다고 합니다

저 때문에 일을 그만둔다고 했던 협력업체 직원이 요즘 저에게 또 말을 겁니다. 그 직원분이 저와 이야기하다가 또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악화될까 봐 걱정이 앞섭니다.//   몸의 반응은 생물학적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첫째는 그거하고 아무 관계없는 일일 수도 있다.먹은 음식이거나 다른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아마 그 시말서를 쓰고 하는 게 겉으로는 뭐, 깨달았다 어쩐다 하지만 속으로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몸에 반응이 있다 이렇게도 볼 수가 있겠죠. 그럴 때 어떤 것도 우리는 이것 때문에 그렇다, 저것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그게 검증 결과가 확실하게 안 나왔기 때문에.  그래서 자기 몸에 열감이 난 거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났거나, 그 시점에서 났다면 아니면 몸에, 음식..

[법륜스님의 하루] 모두를 하늘처럼, 동학이 전하는 평등과 민주주의의 정신. (2024.11.26.)

시천주(侍天主)라는 개념은 동경대전에서 나옵니다. ‘내 안에 신령이 있다. 내 이웃에도 신령이 있다.’ 이것이 동학사상의 중심 내용입니다.  최제우 선생님은 이 개념을 통해 신앙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보국안민이라는 말에서 ‘보’ 자는 돕는다는 뜻입니다. 나라를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단순한 보호를 넘어 민주주의적 참여를 상징합니다. 이는 백성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동학의 혁명적 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제우 선생은 시천주, 즉 사람을 하늘처럼 모시라는 철학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명령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 질서를 열기 위한 개벽 사상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전봉준 장군은 동학농민혁명 당시에도 '될 수 있으면 적을 해치지 말라' 하는 명..

[현덕마음공부] 고집멸도, 불교의 시작과 끝

불교에 대한 가르침은 너무나 많은 경전과 이론과 역사 때문에 초입자는 바다에 빠진 느낌이 들 수 있다. 심지어는 서로를 부정하는 듯한 이론들이 상충하기도 하여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도 불교적 가르침의 핵심은 단순한 데에 있다. 그것은 고집멸도라는 사성제다. 여기서 붓다는 문제와 문제의 원인과 처방과 치료 후 생활 습관의 지침을 모두 설했다. 현대의 의료 전달 프로세스와 동일하다. 즉 논리적이며 실천 가능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청풍명월의 주인은 따로 있지 않고 즐기는 자가 주인이듯이, 고집멸도를 잘 이해하여 내것으로 만들기만 하면 불교는 마음공부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오늘은 불교의 시작과 끝인 고집멸도, 사성제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불교가 여러 가지 경전도 많고, 이론도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70. 의지가 약하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상황이 부정적이 되면 바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져버리는 성향의지를 더 강인하게 하는 노력에 더 중점을 둬야 할지환경으로서 제가 실천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데 더 집중을 해야 할지//   둘 다 아니에요. 그러니까 자꾸 “각오하고 결심해서 정신력을 키우고, 강인한 정신력을 갖는다” 이런 게 다 각오하고 결심하는 거거든요.이건 반드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언젠가 지쳐서 그걸 그만두게 되고 그만두면 자기가 각오한 걸 자기가 못했기 때문에 자학 “나는 의지가 약해, 나는 뭐가 약해” 이렇게 또 자기를 나무라는 그런 후회 같은 게 또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인생이 피곤해지는 거예요. 아무리 지위가 높고 아무리 돈이 많고, 성공을 했다고 남이 평가해도 본인..

[법륜스님의 하루] 오늘은 대한민국 종교의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입니다. (2024.11.25.)

오늘 이 자리에 스님도 오셨고,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도 오셨는데요. 오늘은 대한민국 종교의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입니다. 대신사 탄신 200주년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사회 지도층과 여러 종교의 지도자들이 모여서 함께 순례를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 종단의 교조 탄신 200주년이 됐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참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이번 순례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에서 뜻을 모아 마련했습니다. 사실은 국가가 주관해야 할 행사인데 현재 정부가 이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저희들이 조촐하게라도 행사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

[법륜스님의 하루] 수능을 친 재수생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죠? (2024.11.24.)

저는 지난주 목요일에 있었던 수능을 치른 재수생입니다. 저는 짧지만 20년 인생을 돌아보면 꽤 잘나갔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하고, 전교 1등도 해보았으며 중학교 때는 전교 부회장을, 고등학교 때는 전교 학생회장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제가 원하던 대학교에 떨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제 인생에 처음으로 큰 실패를 겪었고,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매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때마다 항상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처럼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올해 수능 성적은 잘 나왔어요? 성적이 잘 나왔으니까 작년보다 더 점수가 높아야 들어갈 수 있는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여사친을 좋아하는 마음을 애초에 통제해야 할까요?

친하게 지내는 여자아이가 한 명 있는데 이 애랑 친하게 지낼수록 좋아하는 마음이 점점 커집니다.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한편으로는 서운함을 느낄 때도 때때로 있습니다.//   좋았다가, 서운했다가 하는 거는 본인의 선택이니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선택해서 살면 되는데 “기쁜 마음은 크지만 서운한 마음은 없도록 하는 방법은 없습니까?”그런 건 없습니다.  여기 질문도 잘하면 출가할 가능성이 있는 질문이에요. 우리의 마음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한다’ 이걸 갈애라 그래요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되면, 그 좋아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면 즐거움이라는 마음이 일어납니다.‘기분이 좋다’ 하는 즐거움이 생기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괴로움’이라는 마음이 일어납니다.그래서 이걸 한문으로는 ..

[법륜스님의 하루] 아버지께서 제가 장가를 가야 웃을 수 있겠다고 하십니다. (2024.11.23.)

저는 35살 청년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약 10년 간 같이 일을 해왔는데요. 아버지께서는 저희 4 남매를 키우시느라 젊었을 때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1년 365일 거의 일만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노화가 조금 빨리 오신 것 같습니다. 크게 아프신 곳은 없으신데, 웃음을 거의 잃으셨고 다른 어른들에 비해 기력이 많이 쇠하신 것처럼 보입니다. 함께 일하면서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기도 하고, 아버지를 웃게 해드리고 싶어서 여행도 가자고 해봤지만 잘 응해주지 않으셨어요. 답답한 마음에 제가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웃고 행복해 하실지 한번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제가 장가를 안 가서 그렇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 ‘네가 장가를 안 가서 그런다..

[법륜스님의 하루]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듭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2024.11.22.)

저는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조용히 인사이동을 신청했습니다. 부서 이동 후 잘 적응했고, 직접 계획한 신규 사업도 대박이 났습니다. 그랬더니 갓 승진하셔서 새로 부임한 부장님이 전 부장님과 똑같은 스타일로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기획한 사업도 윗분들이 부러울 정도로 잘 됐지만 진행을 보류시켰습니다. 이직이나 퇴사 혹은 버티기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문제를 회피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이런 조직에서는 벗어나는 게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어때요? 그 사람은 아마 질문자가 문제라고 할 겁니다.  신입 사원이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69. 그렇게 원했던 직장인데 막상 시작하니 힘듭니다

늦게 취직을 했고요,다닌 지 일주일이 됐는데구직을 할 때는 그렇게 붙여줬으면 좋겠더니힘들더라고요, 실제로 해보니까 그래서 다니기 싫고근데 뭐 이렇게 진지하게 그만두고 싶다 이런 건 아니지만 어떤 관점으로 일을 해야 할지 좀...//  그거야말로 소소한 고민이네요. 그건 선택권이 나한테 다 있잖아요.다니고 싶으면 다니고, 싫으면 그만둬도 되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거잖아요. 근데 직장을 구직할 때는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닌다.그건 내가 선택할 수 없잖아요. 그죠? 근데 자긴 지금 다니고 싶으면 다니고 다니기 싫으면 안 다녀야 되는 선택권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거는 고민거리가 아니에요.그건 그냥 자기가 결정하면 돼요.  근데 부처님 같은 분도 출가하기 전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 부인도 있고, 아이도 ..

[법륜스님의 하루] 이공계를 선택하고 영어의 장벽을 느낄 때마다 답답합니다. (2024.11.21.)

저는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을 준비 중입니다. 이공계는 지식이 거의 다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글로 써진 영어 자료는 번역을 해서 다루면 되지만 발표를 하거나 상대와 소통을 할 때 또는 저의 아이디어로 상대를 설득해야 할 때는 영어가 하나의 장벽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토종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아쉬운 생각이 더 듭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정말 좋은 환경인 것도 알고,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여서 학문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인 것도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란 욕망의 존재이다 보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불만족스러운 점이 계속 느껴집니다. 제 생각에 이공계에서는 한국어의 유용성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

[법륜스님의 하루] 조울증 진단을 받은 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2024.11.20.)

제 딸은 올해 스물한 살입니다. 열일곱 살에 처음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해서 올해는 두 번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완치가 아닌 입원하는 간격을 늘리는 것이 이 병의 치료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딸은 현재 치료를 받지 않고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지만 자주 마십니다. 제가 자취를 하는 딸을 통제하기도 어렵고 같이 있어도 제 말을 듣지 않습니다. 딸에게 연락이 안 되거나 울면서 전화가 오면 제가 너무 불안합니다. 저는 아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첫째, 현재 딸은 조울증 환자라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환자인 딸에게 ‘이러면 좋겠다’, ‘저러면 좋겠다’ 하고 요구하면 딸은 그렇게 되지 않습..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68. 열심히 살았는데 이뤄 놓은 게 없습니다

하고 싶던 일을 하다가 이제 관두고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까 고민도 많고 다른 친구들은 다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는데 저는 아직 뭐 그런 것도 없고//  몇 살이에요?38에 뭘 이룰려고? ... 몇 살이라고요?나는 71인데도, 아직 애도 없고, 그래요. ... 근데 아까도 얘기했지마는38, 그 나이 때는 “벌써 40이 다 돼 가는데 난 이어놓은 게 없다” 이렇게 하는데 50이 돼서 내려다보면 38이면 아무것도 안 해도 나이만 갖고도 살 만해요? 안 해요? 살 만해요. 38이란 그 나이만 갖고도 결혼을 했든 안했든, 돈이 있든 없든 그 나이만 돼도 살만하다 이 얘기에요. 자기는 71살 된 잘 알려진 법륜 스님 할래?38살, 아무것도 없는 자기 할래?난 언제든지 바꿔줄 용의가 있어. 그러니까 젊은이라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