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255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92. 왜 친정엄마와의 통화가 불편할까요?

친정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가 반갑지 않은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제 자존심을 건들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 때가 많습니다// 내가 자기한테 물어볼 일을 자기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요? ㅎㅎ 자기하고 자기 엄마 사이의 일을 자기가 알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내가 뭐 점쟁인 줄 아나? 나를 도대체 뭘로 보고, 과대평가를 하는 것 같네요. 엄마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할 때 그런지 내용이 없고 수박 겉핥기식이에요. ‘엄마가 전화하고 나면 기분이 나쁩니다’ 이런 말 하지 말고 ‘엄마가 뭐라고 할 때 기분이 안 좋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얘기를 한번 해보세요. ... 근데 자기가 이제같이 엄마하고 같이 이렇게 살아보면 두 사람의 생각이 같아요? 달라요? 전혀 다르니까 나는 애가 밥 먹으면 먹는 대로 주고 안..

[법륜스님의 하루]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 (2024.02.17.)

일상에서 말과 행동을 할 때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하느냐? 즉 삶의 가치관으로 무엇을 가장 존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생명을 가장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이념이나 믿음 같은 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으로 살아있는 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생명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개미 한 마리도 절대 죽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생명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뱀이 징그럽다고 죽이거나, 쥐가 싫다고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됩니다. 생명 하나하나는 지구 생태계 전체에서 보면 다 필요하기 때문에 태어난 거예요. 내입장에서 보면 이건 필요하고 저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구 생태계 전체에서 보면 그 생명이..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부처님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2024.02.16.)

스님, 부처님은 욕망이 없는 삶을 사셨습니다. 왕궁에서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셨지만, 출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기술적인 학자가 되어야 한다', '환경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에서 우리는 어떻게 부처님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부처님께서는 두 가지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하나는 세상의 직업과 가족관계를 버리고 숲속에서 수행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집에 머물면서 수행하는 길입니다. 이 두 길을 각각 출가수행자와 재가수행자의 길이라고 부릅니다. 세상살이 속에서 수행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재가수행자 중에 아라한 즉 괴로움이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재가수행자의 길에..

[법륜스님의 하루] 인도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까요? (2024.02.15.)

스님은 전 세계를 다니시고, 인도에도 여러 번 다녀가셨습니다. 붓다 담마에 대해서나 불교에 대해서도 잘 아십니다. 스님이 보시기에 인도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또 여기 앉아 있는 석가족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요?// 인도는 경제가 계속 발전할 겁니다. 향후 10년 안에 세계 3위 안에 들 겁니다. 1위가 미국, 2위가 중국, 3위가 인도가 될 겁니다. 이미 영국의 경제 수준은 넘어섰고요, 아직 일본과 독일보다는 못합니다. 10년 안에는 일본과 독일도 넘어설 것입니다. 인도의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도로 사정은 점점 좋아질 것이고, 빌딩은 자꾸 올라갈 것이고 곳곳에 건물이 지어질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인도의 미래가 밝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건강이 안 좋아진 아버지를 모셔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2024.02.14.)

저는 덴마크에 유학을 와서 살고 있고 한국인 남편과 딸이 있습니다. 제 고민은 건강하신 줄만 알았던 친정엄마가 작년에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셔서 거동이 불편하신데 아버지는 내년에 제가 학교 졸업을 하면 한국으로 들어와 살기를 바라십니다. 평소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있어 자식에게 안 좋은 마음을 물려주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살 생각을 하면 걱정스럽고 부담이 큽니다. 외롭게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아버지도 그럴 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솔직히 아버지께서 물려주실 유산도 욕심이 납니다. 제가 아버지 노후를 함께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어떤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걸까요?// 자식이 미성년자일 때는 부모에게 자식을 보살..

[법륜스님의 하루] 화가 나서 직장에 사표를 냈습니다. (2024.02.13.)

저는 3년 2개월 동안 다닌 직장에 사표를 냈습니다. 지난 두 달 사이에 사표를 세 번 썼어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사장님과 대화를 해서 풀었는데, 그 사이에 업무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제 생각과 윗분들의 생각이 다르니까 순간 욱하는 마음이 올라와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업무 문제로 저를 유령 취급하는 것 같아서 내일부터 안 나오겠다고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다음 날부터 회사에 안 나갔습니다. 사표를 쓴 일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화가 올라올 때 조금 참아도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에 대해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33년째 담배를 피우고 있어요. 끊을 생각도 안 해요. 이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이기적인 사람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23년 동안 같이 살았는데 어떤 ..

[법륜스님의 하루]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야 할까요? (2024.02.12.)

첫째, 내가 부처님의 법을 만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이 있습니다. 둘째, 상대에게 부처님의 법과 인연을 맺어 줘서 그들도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게 하는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행복을 찾지 않는 사람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이 세 번째의 길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 조율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길을 통해 나와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토 세상을 만들어가는 정토행자의 마음가짐입니다. 이번에 부탄을 방문하며 주민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어보니, 대부분의 문제는 거의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의 갈등, 즉 사람과 동물의 갈등 문제는 당장 명확한 해..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제가 지은 업장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저는 오랜 세월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저의 까르마를 알게 되었고 모든 건 그로부터 나온 업보를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진하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고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10년간 지켜온 저의 사업도 정리하면서 유일한 생계수단도 잃었습니다.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고 일상의 회복을 꿈꾸고 있었는데 교통사고까지 나버렸습니다. 스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제가 지은 업장을 좀 무너뜨리고 조금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있다면 제가 어떤 마음을 내며 살아야 할까요? 간절히 알고 싶습니다.// 네 오늘 아침은 드셨어요? 집은 있어요? 잘 집은? 입을 옷은 있어요? 네 아무 문제도 없어요. 유방암 안 걸리는 것보다야 못하지만은 유방암 걸렸으면 뭐 수술..

[법륜스님의 하루] 썸을 타는 남자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요. (2024.02.11.)

스님께서는 결혼하기 전에 상대를 많이 고르면 고를수록 쥐약일 확률이 높다고 하셨는데 왜 그런지 그 원리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빠를 미워하면 왜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 인생이 불행해지는 것인지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첫눈에 반했다든지 내가 고르고 고르다가 이 정도면 됐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높다는 거예요? 기대가 낮다는 거예요? 기대가 높으면 실망이 클까요, 작을까요? 그래서 그런 결혼생활은 원만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오히려 길을 가다 만난 사람과 결혼하면 비교적 잘 사는 이유는 길을 가다 만난 사람이 더 좋기 때문이 아니라 기대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아보면 ‘어? 사람 괜찮네’ 하고 좋은 점을 발견하기가 쉽습니다. 너무 고르고 고른 사람은 ‘살아보니 이런 면이 있었다니!’ 하고 ..

[법륜스님의 하루] 30년 전 수자타아카데미를 세운 목적이 무엇입니까? (2024.02.10.)

30년 전 저의 목적은 문맹 퇴치 한 가지였습니다. (스님, 그런데 30년 동안 학교는 커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난합니다. 30년 동안 무슨 성과가 있었다는 것입니까?) 제가 30년 전에 왔을 때는 구걸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전부 초등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30년 전에 왔을 때는 결핵 환자가 300명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결핵 환자가 10명 이하입니다. 제가 30년 전에 왔을 때는 영양실조로 아이들이 쓰러지기 일쑤였는데 영양실조에 놓인 아이들이 없습니다. 또 아이를 낳다가 산모가 죽거나 어린아이들이 죽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스님. 사실 우리에게는 돈벌이가 필요합니다. JTS에서 우리를 고용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여러분에게 일자리가..

[법륜스님의 하루] 20년 넘게 다이어트에 실패해서 괴롭습니다. (2024.02.09.)

저는 20년 넘게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해서 괴롭습니다. 제가 살을 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0일 동안 단식해서 10kg을 뺏었는데 ‘겨우 이거 빠졌나? 50kg 넘게 쪘는데 10kg 빠질 거면 빼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갔고 몸무게도 금세 원상 복귀가 되었습니다. TV에 먹을 것이 나오면 다 먹고 싶고, 몸무게를 쟀는데 살이 더 쪄있으면 갑자기 다이어트 생각이 온 머리를 채워서 내일부터 단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안 하던 폭식까지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말랐는데도 다이어트를 했어요. 그러다 70kg 가까이 된 적도 있었는데 그때 사람들을 만나기 싫었고 회사생활도 힘들었습니다. 몸무게를 조절하려고 자주 굶기도 하고 운동도 많이 했지만 효과가 없었어요. 8년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질문 - 트럼프 재선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의 재선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커져가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 그것은 안보전문가한테 물어야죠. 전문적인 것보다는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 수준에서 (저에게)질문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며칠 전에 어떤 언론 기사를 봤는데 누가 사망했다고 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사람이 푸틴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선거에 당선됐을 때 사회에 가장 큰 변화나 혼란을 가져올 사람으로 이야기된 사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에 당선된다면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변화든 나쁜 변화든 관계없이. 세계적으로는 그 변화가 좀 나쁜 쪽이 더 많다고 생각..

[법륜스님의 하루] 이번 부탄 답사를 통해 도출한 과제가 무엇인가요? (2024.02.08.)

첫째,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는 일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답사한 바로는 거주할 곳이 없거나 집이 있어도 개선이 필요한 곳이 대략 10퍼센트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집이어도 안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리모델링이 필요한 곳도 10퍼센트 정도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곳이 부엌 공간이었습니다. 우선 실내에서 연기가 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난방을 겸하기 위해 실내에서 불을 피우는 것 같은데 실내에서는 연기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부엌에 조리대를 높여서 조리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좋겠습니다. 여성들이 허리를 구부려서 일하면 나중에 허리가 잘 안 펴집니다. 그리고 대가족이 살 때는 생활공간을 분리해야 합니..

[법륜스님의 하루] 퇴직한 남편과 갈등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2024.02.07.)

퇴직한 남편과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다가 임금피크제가 되어서 9개월 전에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남편이 회사에 다닐 때는 서로 바빠서 마주칠 일이 잘 없어서 그랬는지 갈등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퇴직한 남편에게서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주위 사람들이 다 자신에게 맞춰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행주걸이에 집게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걸려 있지 않으면 잔소리를 하고 빨래가 말라서 제습기를 껐는데 아직 빨래가 다 마르지 않았는데 껐다고 잔소리를 하고 샤워할 때 벗은 옷을 장에 넣어두면 못 찾는다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남편이 귀찮을 정도로 먼저 물어보고 있습니다. ‘제습기 꺼도 돼요?’, ‘창문 열어도..

[법륜스님의 하루] 친구들이 은연중에 저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2024.02.06.)

저에게는 오래된 친구들이 있습니다. 오랜 유학 생활과 무기력증으로 인해 지난 3년간 거의 백수로 지내며 그동안 친구들에게 자주 밥을 얻어먹었습니다. 친구들이 이제는 저를 은연중에 무시하는 것 같아요. 평등한 관계가 아닌 상하관계도 진정한 친구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 친구들을 제외하면 저는 친구가 별로 없게 됩니다. 친구 없이 사는 삶도 괜찮은가요?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만 제 곁에 좋은 친구들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남에게 베풀지 않으면서 자신은 남에게 도움을 받기를 바라거나 노력도 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거나 남에게 나쁜 말을 하면서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기를 바라는 사람은 어리석다고 합니다. 좋은 친구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잘해줄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1991. 미래 사회를 대비하여 기술을 배우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요?

현재 불안해하는 성향을 다스리기 위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배우려면 여러 스트레스의 환경과 안전사고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요 불안 성향이 제가 잘 이겨낼지 걱정이 됩니다. 미래 사회를 대비하여 기술을 배우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요?// 근데 무슨 기술을 배우는데 안전사고를 걱정해요? ... 그런데 전기기술을 배우면 도회지보다는 시골에 가면 전기기술만 배우지 말고 내가 이왕지 기술을 배워서 살려면 수도꼭지도 고치고, 하수구 구멍도 뚫고, 전기도 고치고, 창문도 고치고 이렇게 좀 잡다한 그런 소위 잡다하다는 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에요. 여러 가지라는 뜻이에요. 여러 가지 그런 생활상에 일어나는 문제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시골에서 한적한 시골집 하나 사서 수리해 놓고 트..

[법륜스님의 하루]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인간관계를 맺는 게 어렵습니다. (2024.02.05.)

저는 어릴 때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와 살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람들 앞에서 야단을 많이 치셨어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으면 저는 말을 못 하고 가만히 있습니다. 창피함을 느끼고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어차피 창피를 당했는데,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하며 인간관계를 끊어버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과 얘기할 때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말을 흘려듣는 편이며 뒷북을 많이 칩니다. 비난을 들으면 얼굴에 표정이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과 가까이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릴 때 야단을 맞은 것이 상처가 되어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 그렇습니다. 트라우마가 있으면 누군가 조금만 야단을 치거..

[법륜스님의 하루] 일을 열심히 하는데 자꾸 실수를 합니다. (2024.02.04.)

직장생활을 하며 일을 열심히 하는데 실수가 계속 생깁니다. 무슨 일을 하면 실수가 꼭 하나씩 생기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정산 업무를 하는 중에 저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나중에 보니 뭐가 빠진 것이 있더라고요. 큰 문제는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저만 알고 있는 실수였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참, 왜 이렇게 일을 하지’ 하는 못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제 나이도 들었고 높은 직위에도 올라가야 하는데 이렇게 실수하는 제 모습을 보면 용기도 안 생깁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데도 실수가 생깁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질문자가 말한 실수라는 것이 개선할 수 있는 실수인지, 아니면 개선할 수 없는 실수인지가 먼저 점검이 되어야 합니다. 개선할 수 있는 실수라면 ..

[법륜스님의 하루] 절친했던 친구와 갑자기 관계가 멀어졌어요. (2024.02.03.)

친구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어떤 관점으로 친구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직장에서 알게 된 친구와 20년 가까이 친형제보다도 가깝게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친구와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연락이 끊겼는데 이유를 물어봐도 묵묵부답인 채 그렇게 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최근에 친구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는데 서로 전화로 안부 정도 묻는 관계로 지내고 있습니다. 또 한 친구는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는데, 제가 정토회 일을 하고부터 자신의 부탁보다 정토회 일을 우선시한다며 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두 친구를 보면서 아무리 좋은 관계도 영원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사람도 사물처럼 필요가 없으면 관계 정리를 해버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법륜스님의 하루] 성지순례를 삶이 변화하는 계기로 만들려면. (2024.02.01.)

아이들이 핸드폰에 너무 중독되어 있으면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멈추지 못합니다. 그럴 때 아이를 데리고 인도처럼 전화가 안 되는 곳에 열흘 동안 여행을 해보세요. 처음 이삼일은 핸드폰을 못 하니까 아이가 죽겠다고 난리지만 며칠 지나면 거기에 적응하게 됩니다. 이것을 계기로 해서 핸드폰 게임을 적게 하도록 하면 어느 정도 자기 조절이 됩니다. 여러분들도 한국에서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다가 여기 오니까 핸드폰을 안 보고 다니잖아요. 한국에 가서도 핸드폰을 계속 안 보면 유지가 되는데 공항에 내리는 순간 핸드폰을 보기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고,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렇고, 남편에 대해서도 그렇고, 어떤 계기를 마련해주고 나서 변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냥 무작정 변화하라고 요구하면 누구도..

[법륜스님의 하루] 금강경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함께 탁발을 해보겠습니다. (2024.01.31.)

작년에 1차 만일결사를 회향하면서 1,250명의 순례단과 함께 부처님 당시를 재연해 보았습니다. 1,250명이나 되는 대중이 어떻게 이 공간에 다 지냈나 싶었는데 기원정사 전체 규모를 봤을 때 충분히 인원을 수용하고도 남았습니다. 이번 순례단은 500명인데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나무 두세 그루 밑이면 충분하잖아요. 금강경에 차제걸이(次第乞已)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차제걸이란 차례로 걸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걸식하면 되는데 왜 차례로 걸식했을까요? 처음부터 차제걸이를 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걸식을 마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둘러앉아서 공양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둘러보니까 아난다의 발우에는 하얀 쌀밥이 가득하고, 마하가섭의 발우에는 적은 양의 꽁보리밥이 들어 ..

[법륜스님의 하루] 순례하면서 남편 생각에 자꾸 눈물이 납니다. (2024.01.30.)

제가 이번 성지순례에 와서 세 번 정도 눈물을 흘렸는데요. 눈물 속에서 저희 신랑이 자꾸 나타났습니다. 신랑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어떻게 그렇게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느냐?’ 하는 생각이 계속 올라옵니다. ‘나는 그래도 불교를 만나 자유로운 삶을 찾아가고 있는데, 괴로움 속에 있는 당신을 내가 어떻게 품어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신랑을 마주치게 되면 또 가슴이 답답할 것 같습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실제로 신랑을 봤을 때 올라오는 답답한 마음 때문에 제가 깨달은 것이 제대로 실천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집에 가서 저희 남편을 봤을 때 어떻게 하면 지금 깨달은 이 마음을 놓치지 않고 남편을 대할 수 있을까요?// 깨달음이라는 용어만 쓰면 깨달..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90. 트라우마가 있는 아내와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살 수 있을까요?

아내가 이제 우울 증세랑 불안 증세가 심하고 문제가 있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내가 2년 전에 어떤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었는데 그 사건이 좀 심각한 사건이어서 트라우마가 지금 이제 1살인데 아이들 걱정이 많이 돼서 아이들을 위해서 제가 이런 사람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가정을 화목하게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요?// 누가 이 여자분하고 강제로 결혼하라 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여자한테 강제로 성폭행 당한 것도 아니고 어쨌든 좋아서 만난 거 아니예요? 주식을 오를 거라고 생각하고 샀다가 시간이 지나보면 오를 때도 있고 요즘같이 떨어져서 손해 볼 때도 있듯이 내가 지은 인연의 과보는 내가 받아야 된다. 이게 세상의 기본적인 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회피하려고 하면 세상이 시끄럽고 많은 갈등이..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은 108배를 하지 않았는데, 왜 불교에서는 절을 하나요? (2024.01.29.)

정토회에서는 아침마다 108배 절 수행을 하는데 부처님께서 전정각산과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하실 때 절을 하셨다는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절 수행의 유래가 궁금합니다.// 부처님이 절 수행을 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반면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처님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는 기록은 많이 있습니다. 인도의 전통에서 존경의 표현은 상대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는 것입니다. 내 머리 위에 당신의 발을 올려놓는다는 뜻으로 하는 이 동작은 상대방을 그만큼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예의에서 비롯된 절 동작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존경할 때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그렇게 못할 때는 허리를 굽혀서 무릎 밑에 ..

[법륜스님의 하루] 여기가 부처님이 29년 동안 자란 카필라성입니다. (2024.01.28.)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부처님이 이곳 카필라성에서 29년을 살았는데도 이곳은 성지가 되지 못하고, 룸비니에서는 잠시 태어나기만 했는데도 그곳은 성지가 됐어요. 왜냐하면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곳 카필라성에서 부처님의 어린 시절에 인격이 어떻게 형성되었느냐 하는 부분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처님은 왕궁에서 자랐으니까 어려서부터 부러울 것 없이 자랐습니다. 어릴 때 두 분의 스승이 있었는데 한 분에게서는 주로 왕이 될 사람으로서 익혀야 할 활쏘기, 무술, 전술 등 제왕학을 배웠습니다. 다른 한 분에게서는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이나 음악, 예술 등을 배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고 할 정도로 아주 똑똑했다고 합니다. 촉망받는 젊은이..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이 돌아가시면 누구를 스승으로 모셔야 합니까? (2024.01.27.)

또 아난다가 부처님께 묻습니다. '우리는 늘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 정진을 해왔는데 부처님이 계시지 않으면 누구를 스승으로 모셔야 합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대답합니다. '나의 가르침인 경과 율을 스승으로 삼아라.' 특히 부처님께서는 율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계율을 청정히 지키면 나와 멀리 떨어져도 항상 나와 같이 있는 것과 같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내 옆에 있어도 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붓다의 가르침을 행하는 게 중요하지 절을 짓고 불상을 만들고 이런 모양이나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계위사(以戒爲師)’라고 합니다. 즉 계를 스승으로 삼아라고 하셨어요.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한 명씩 부처님께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식욕, 성욕, 물욕 등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저는 도전이나 새로운 시도를 싫어하고 마치 긍정 회로가 마비된 것처럼 식욕, 성욕, 물욕, 육아 등 즐거움을 느끼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정신장애를 가지고 계신 아버지로부터 비난과 억압을 받아오며 자랐습니다. 원가족은 이 병을 모른 채 상원의원이 되겠다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까지 건너가서 고되고 불안한 15년을 살았습니다.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왔고 마침내 스님을 만나 과거에 대한 원망 분노는 많이 사라졌지만 무감각적이고 꾸역꾸역 사는 저의 삶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들에게 긍정적인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고 남편과 행복한 삶을 나누고 싶습니다. 스님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네, 남편하고 행복하게 사시면 됩니다. 그냥 지금 뭐 눈이 안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귀가 안 들리는 것도 아니고 뭐 팔이나..

[법륜스님의 하루] 망막 질환으로 실명하게 될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아야죠? (2024.01.26.)

저는 망막 질환으로 4년 전부터 왼쪽 눈이 안 보이게 됐습니다. 그래도 오른쪽 눈으로는 볼 수 있으니 크게 충격받지 않고 적응하여 일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즐겁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10년 전 수술했던 오른쪽 눈에도 질환이 재발했습니다. 수술 후 망막은 붙었지만, 이번에는 각막에 문제가 생겨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결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30년 남짓 살았는데 망막 수술만 여섯 번 했습니다. 아무리 고쳐 쓴다고 해도 언젠가는 오른쪽 눈도 안 보이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안 보이는 삶보다는 차라리 죽음이 낫습니다. 사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헤쳐나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오감 중에 눈..

[법륜스님의 하루] 얼마나 많이 가져야 욕망이 끝이 날까요? (2024.01.25.)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왕은 늘 괴로움이 많았는데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붓다는 괴롭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왕이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을 늘 뺏어서 살고 있었습니다. 여자도 예쁘면 데려오고 마차도 좋은 것을 선물 받고 어디 가서 귀한 것을 보면 왕궁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붓다는 왕에게 한 번도 무엇을 달라고 해본 적이 없고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져본 적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을 위해서 많은 설법을 해서 고뇌에서 벗어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늘 부족하다고 느끼잖아요. 그런데 이런 부족함은 죽을 때까지 끝이 안 납니다. 욕망은 끝이..

[법륜스님의 하루] 수자타아카데미가 만든 30년의 기적 (2024.01.24.)

지바카 병원을 열고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약 24만 명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매월 1천 명씩 진료를 해왔습니다. 1998년에 결핵 검사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정기 결핵 검진을 하여 투약 관리 및 영양식 지급을 해왔고 지금은 인도 정부의 결핵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환자들의 완치를 돕고 있습니다. 현재는 마을에 결핵 환자가 대부분 완치가 되었습니다. 2005년부터는 모자보건 사업을 시작하여 임산부 및 신생아를 위해 예방주사와 영양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임신과 출산 시에 위생 보건 교육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체중아를 조사하여 별도의 영양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유아 사망률이 현저하게 낮아졌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깨끗한 물입니다. 마을개발 파트에서는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