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도가 봄이다
산도 봄, 물도 봄이고
사람도 봄이고 공기 까지도 봄 공기이다.
그 부드럽고 따사한 봄바람에 섞이어
가장 유창하고 가장 평화로운 노랫소리가
독립문 전체를 싸고 돈다.
그것은
1920년대 내놓았다하면 번개같이 팔려나가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서슬퍼런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월간 아동잡지
<어린이>
1925년
서울 인구 약 30만 명
잡지 <어린이> 독자 수 10만 명
그곳엔 지금껏 접하지 못했던 동화들과 동요,
그리고 추리소설, 퀴즈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었는데요
30여개의 필명을 사용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특별한 필체 정체
그는 소파 방정환이었습니다.
배움은커녕, 농사일을 거들거나
공장에서 일을 하며
한 사람의 인격으로 대우받지 못하던 일제강점기의 아이들
그들은 늙은이, 젊은이와 대등한 존재로 바라보아야 한다며
처음 불러주는 친구
어린이
어린이는 결코 부모의 물건이 되려고 생겨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느 기성사의 주문품이 되려고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네는 훌륭한 한 사람으로 태어나오는 것이고
저는 저대로 독특한 사람이 되어 갈 것입니다.
-방정환
그리고 잡지의 내용을 넘어 특별 부록 놀이를 통해 그가 어린이들에게 전한 메시지
실제로 조선팔도 윷놀이 판으로는 조선의 지리를
세계일주 말판으로는 한반도를 넘어선 지구촌에 대해서 알려준
말하자면 이 잡지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에게 자주민족 정신을 길러준 곳
또 다른 방식의 독립운동이었던 거죠.
그러나 이를 가만히 지켜볼 일제가 아니었습니다.
총독부로부터 압수 명령이 내려
온 조선 300여 곳에서
책을 모두 몰수당하였습니다.
<어린이> 1928년 3월호
매서운 탄압에도 어린 독자를 넘어 모두가 사랑했던 잡지
어린이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데 있습니다.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합시다.
그것은 독립을 향한 또 다른 함성이었습니다.
부인, 내 호가 왜 소파인지 아시오?
나는 여태 어린이들 가슴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일을 했소.
이 물결은 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오.
훗날 큰 물결이 되어 출렁일 테니
부인은 오래오래 살아서 그 물결을 꼭 지켜봐주시오.
방정환(1899. 11. 9~ 1931. 7. 23)
이상엽
방정환을 기억하여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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