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22장 <지옥>
308.
계행을 갖추지 않고
절제하지 않는 자가
나라의 공양을 받아먹을 바에는
차라리 불꽃처럼 뜨거워진
쇠공을 삼키는 것이 낫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웨살리 근처의 마하와나 숲에 계시던 때였다.
한때, 밧지라는 나라에 기근이 들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렸고
굶어 죽는 사람까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스님들에게 탁발 공양을 올리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 당시에 왁구무다 강변에서 우기를 보내는 스님들이 있었다.
기근 때문에 탁발 음식이 많이 줄어들자 스님들이 모여 논의를 하게 되었다.
그들은 탁발 음식을 충분히 얻기 위해 사람들에게
“이 스님은 이러이러한 선정을 성취하였고, 이 스님은 이러이러한 경지에 이르렀다.”
라고 서로 칭찬하여 말하기로 하였다.
그들 중 누구도 아직 그러한 경지를 성취한 자가 없었는데도
그들은 서로 논의한 대로
모든 스님이 그런 경지를 성취한 듯이 서로 말하고 행동하였다.
마을에 사는 재가 신도들은 그 말을 믿고 그 스님들을 존경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경지를 성취한 스님들에게 공양 올리는 것이
그들 자신에게 큰 공덕이 되리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음식이 생길 때마다
아주 조금의 음식만 남기고는 음식 대부분을 그 스님들에게 정성껏 공양 올렸다.
우기가 끝나자 관례대로 우기를 보낸 스님들이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웨살리 근처의 마하와나 숲으로 모여들었다.
왓지국의 지방 곳곳에서 우기를 보내고 돌아온 수많은 스님들은
기근으로 인해 탁발 음식을 제대로 얻지 못한 탓에
몸도 마르고 핼쑥했으며 안색이 안 좋았다.
그러나 유독 왓지국의 왁구무다 강변에서 온 스님들만
모두 살이 찌고 건강했으며 안색이 밝았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스님들에게 우기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물으셨다.
부처님께서는 왁구무다 강변에서 온 스님들에게만 유독 구체적으로
“비구들이여, 우기 동안 탁발 공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그대들은 탁발 음식이 부족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으셨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셨지만
그 스님들을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서 거듭 물으셨다.
스님들이 부처님께
“세존이시여, 저희는 탁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탁발 음식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기근이 닥친 이 어려운 시기에 그대들은 어떻게 충분한 음식을 얻을 수 있었는가?”
라고 물으시자,
스님들은 그간의 일을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렇다면 그대들은 진정 그 같은 경지에 도달하였는가?”라고 물으셨고
스님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크게 꾸짖으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계행을 갖추지 않고
절제하지 않는 자가
나라의 공양을 받아먹을 바에는
차라리 불꽃처럼 뜨거워진
쇠공을 삼키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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