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2)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797. 아이의 우울증에 너무 휘둘려서 힘듭니다

Buddhastudy 2022. 4. 7. 19:10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작년부터 우울증으로 인해서 엄청난 괴로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들의 진심이 늘 수수께끼 같습니다

아들에게 내가 너무 휘둘려서 너무 힘듭니다//

 

 

질문자의 얘기를 들으니까

무자식 상팔자다, 이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아들 낳았다고 좋아했는데 지금 골치 아프죠.

세상일이라는 게 이렇습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게 아니고

나중에 큰 고통이 되고,

또 나쁜 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그것이 나중에 도리어 복이 될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에 일어나는 일 하나하나를 가지고

너무 좋았다 나빴다 이렇게 희비에 휘둘리는 것은

인생을 지나놓고 보면 어리석다

이런 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아들은 본인이 말씀한 대로

우울증입니다.

그 우울증은 병이에요, .

환자다,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지금 질문자는 아들을 환자라고 생각 안하고 정상인이라고 생각하고

아이 마음을 도대체 모르겠다, 이렇게 지금 표현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아들이 우울증이다,

우울증이라는 것은 감정 기복이 아주 심한 게 우울증입니다.

그러니까 좋아질 때는 상태가 좋을 때는 천사 같고

상태가 나쁠 때는 바로 곧 자살할 것같이 이렇게 악화하고

이런 게 우울증이기 때문에

항상 우리 아들이 환자다, 이걸 늘 염두에 두면 됩니다.

 

그래서 엄마가 어릴 때 나를 학대했다, 그러면

아이고 아들아 미안하다, 엄마가 어리석어서 그랬다

그걸 정말 죄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 상태 상태에 따라서 얘기를 하면 됩니다.

 

죽고싶다 그러면

아이고, 그러냐? 이렇게 죽으면 안 되지 우리 아들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학교가기 싫다.

항상 먼저 받아줘야 돼요.

아이고 그러냐? 학교 가기 싫구나. 공부하기 힘들지.

그런데 지금은 그런데, 먼 미래를 생각해보면

그래도 다녀야 안 될까?

지금 학교를 안 다녀버리면 1020년 후에 어떤 일이 생길까?

그런 것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안 다니겠다 하니까

다니지 마라든지

안 다니겠다

그래도 다녀라든지

이렇게 접근하지 말고

 

환자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든지 일단 받아주고

그다음에 자기 속마음을,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조언을

강요나 명령이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얘기한다, 이런 얘기에요.

 

성적이 안 좋아서 기분이 나쁘면

아이고 성적이 좋으면 좋지만

성직이 안 좋다고 인생에 큰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야.

이 세상 사람이 다 학교 가면 등수를 매기면

60명이면 1등부터 60등까지 있는데

그것이 세상에 나오면 인생 등수가 그렇게 되는 게 아니란다.

공부를 잘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공부를 못한다 그래서 인생이 꼭 실패라든지

그런 건 아니란다.

최선을 다하되 너무 결과에 연연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해줘야지

엄마가 공부를 잘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가 성적이 나쁜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면

엄마가 더 거기에 덧붙여서 아이보다 더 극열하게 대응을 한다든지

이런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이 건강이 중요하지, 공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러니까 의사 선생님이

이 정도라면 휴학을 하는게 좋겠습니다하면

아이 건강을 항상 우선시해야 한다.

 

관점을 그렇게 잡으면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자기가 치료를 할 수 없습니다.

치료는 의사가 하고, 자기는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그 보살피는 것이 뭐 먹을 거 주고, 입을 거 주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태도를 보이든지, 그것을 받아주고

그리고 또 진심 어린 자이의 얘기를 해준다.

강요도 하지 말고, 성질난다고 애 하자는 대로

그래, 그러면 해라이렇게도 하지 말고

 

자기가 아이 감정에

아이의 우울증

정신적인 어려움에 자기가 정상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거기에 자꾸 휘둘리게 되는 거요.

 

항상 환자다, 환자다, 이걸 잊어버리지 마세요.

아침 기도할 때,

우리 아무개는 지금 환자입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은 환자입니다.”

이걸 놓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안 돼요.

 

그리고 내가 잘모르니까 그 증상에 대해서는

항상 환자다

 

팔이 하나 부러지고 다리가 하나 부러졌으면

정성을 기울여서 환자라는 생각을 할 거예요.

그런데 이 정신질환은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육신이 멀쩡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자꾸 정상인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시비하는 거요.

그 말, 행동을 갖고 하나하나 시비하는데,

그 말, 행동은 정상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질환이기 때문에 시비를 하면 안 돼요.

 

지금 마음이 저렇구나.

오늘 공부하기 싫구나.

오늘 조금 기분이 좋구나.

그러니까 좋아도 그게 좋은 게 아니고 나빠도 나쁜 게 아니에요.

늘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거요.

 

그런데 자기가 아들의 기분이 좋으면 자기도 덩달아 좋고

아이가 기분이 나쁘면 자기도 덩달아 나쁘고

그렇다면 자기는 엄마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항상 오르면 지금 올랐구나, 내리면 내렸구나하고

지켜보는 그런 자세.

내릴 때는 약간 가라앉으면 위로해주고

약간 업 되면 그냥 지켜봐 주고

 

그런 관점에서 치료는 의사가 하고, 자기는 정신적으로 포용해주고

이렇게 하면 또 때가 되면 낫든지, 또 자기 스스로 일어나든지

또 악화가 되면 병원에서 의사가 입원을 시키든지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안 그랬으면 좋겠다한다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니에요.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고달픈 거요.

 

하늘에서 비가 안 오면

비 오게 하는 건 내가 할 수 없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수로에 물을 끌어들인다든지, 지하수를 판다든지,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비를 오게 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그러면 하늘이 하느냐? 그것도 사실은 아니에요.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가지고

자꾸 마치 자기 뜻대로 하려하기 때문에 이렇게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크게 보면 별일 아니에요.

마음이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어서 지금 좀 아파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시면 된다, 싶습니다.

 

...

 

, 그런 아들을 가진 엄마도 행복하게 살아야 해요.

이런 아들 때문에 연연하면 자기 인생이 없어집니다.

그러니까 아들은 아들이고, 나는 행복하게 살아야 해.

아들은 아들이고, 내가 행복하게 살려면 환자는 환자라고 봐야 해요.

 

옛날 큰 스님 법문이 있지 않습니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환자는 환자다.

 

이렇게 봐야 하는데,

환자를 자꾸 정상인으로 보고

내가 정상이었으면 한다고 자꾸 정상인으로 보는 것은

그것은 환상에 들어간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의사가 하는 것이지,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의사가 못하면 포기해야지

그걸 마치 의사가 못하는 걸 내가 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환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잖아, 그죠?

범죄인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그 상태로 그 아이는 그 아이대로

장애면 장애, 육체적 장애면 장애, 정신적 장애면 장애

장애를 가진 그 아이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행복하지 못한 것은

자꾸 정상적인 관계에서 부모가 요구하거나 본인이 요구하기 때문에

불행하게 되는 거예요.

 

그 수준에서도, 그 상태에서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걸 항상 생각해야 한다.

 

자기도 그런 아들을 가진 부모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자식에 연연하면 자식도 망치고 자기도 망친다.

그래서 자기부터 먼저 좀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