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29. 결혼 2년 차 아이가 크면 이혼하고 싶습니다

Buddhastudy 2023. 7. 19. 18:28

 

 

 

결혼 2년 차 10개월 아기를 둔 엄마입니다 결혼생활 초반에 남편과 불화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크면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

남편에 대한 불신과 원망

남처럼 느껴지는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우울하고 서글픕니다//

 

 

자기는 그 고민이죠?

혼자 사는 사람한테 그게 상담할 내용이에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볼 때는

싸우면서 살더라도 둘이 사는 게 좋아 보이는 거예요. ㅎㅎ

 

근데 지금 결혼한 지 2년 됐다는데

결혼하기 전에 어떻게 중매결혼 했어요? 연애 결혼했어요?

 

그래서 소개팅으로 만나서 무조건 결혼했어요?

어느 정도 조금 서로 탐색을 좀 했어요?

탐색할 때는 좋아 보였어요? 안 좋아 보였어요?

 

그러면 그때 1년 안에, 결혼하고 1년 안에

이렇게 서로 못 살겠다 하는 그런 생각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안 했어요?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1년도 안 되어 이렇게 변하잖아요.

그럼, 아이가 이제 10개월인데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되려면 앞으로 20년 남았잖아요.

그럼 20년 동안 자기 마음이 몇 번쯤 바뀔까?

(2천번요 ㅎㅎ)

 

그런데 지금 산다고 결정해도 못 살 일이 생기고

안 살겠다고 결정해도 살 일이 생기고

이혼하겠다고 지금 결정해놔도 평생 갈 수도 있고

평생 살겠다고 결정해도 이혼할 수도 있는데

자기가 지난 과거를 돌아봤을 때

그 연애하고 미팅할 때

1년 만에 마음이 이렇게 바뀔 거라고 생각 안 했잖아요.

그런 것처럼 앞으로 20년이 남았으면 몇 번 더 바뀔지 알 수 없는데

지금 그걸 결정해서 뭐예요?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그거는 그때 가서

못 살겠으면 이혼을 하면 되고

살겠으면 그냥 살면 되지

그걸 지금 미리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지금 어떻게 하겠냐를 생각해야 해.

지금 못 살겠다하면 그건 상담이 돼요.

왜 못 살겠냐 물어보고.

 

근데 지금 어린애가 10개월인데

적어도 아이를 낳은 부모의 책임으로

아이를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키우려면

엄마가 사니 못사니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요? 안정될까요?

 

불안해지면 내가 낳은 아이를 심리적으로 불안하도록 만들잖아요.

지금 자아가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이를 평생 불행하게 살 수 있도록 불안한 심리를 형성하게 만든다는 것은

하나의 죄악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 사람과 평생 살지 안 살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둘이 한 집에 살면서 서로 양보하고 서로 맞춰서 삶으로 해서

이 갓난아기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도록

최소한도 3년은

엄마가 마음 편안한 그런 자세로 아이를 키워야 한다.

 

“3년이 지나면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거냐?” 그건 아니고.

그다음에는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아이가 뭐든지 따라 배우는 그런 시기에

엄마나 아빠가 검소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이후에 사춘기엔 아이들을 또 지켜봐야 할 시기가 되고

성인이 되면 이제 이혼을 하든지, 뭐 그대로 살든지, 혼자 살든지

그거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건 내가 결정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질문처럼

그런 결정을 지금 해봐야 12번도 더 바뀔 일을

지금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는 것 자체는

어리석고 시간 낭비다.

바보 같은 짓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동거하는 사람이든

이 사람이 그냥 한집에 사는 사람이든

이 사람이 결혼한 사람이다

그게 지금 중요한게 아니라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심리적으로 안정을 시키려면

엄마가 행복해야 하고

내가 행복 하려면 이 남자를 좋게 볼 때 내가 행복해진다, 이 말이야.

 

그러니까 그 남자를 위해서 좋게 보라는 게 아니라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그 남자를 좋게 봐야 한다.

그런 관점을 가졌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지금 할 일은 안 하고

아무 근거도 없고 무의미한 10년 뒤 20년 뒤 얘기를

지금 어떻게 할까요?”

이건 바보 같은 질문이다, 바보 같은 생각이고.

그런데 시간 낭비하는 것은 인생을 허비하는 거다.

그 시간에 아이 한 번 더 돌보고

남편에게 한 번 더 좋은말 해주고

방청소 하나 더 하는 게 훨씬 낫다.

 

...

 

엄마 수업이라는 책까지 읽고도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면 어떻게?

뭐 정이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때?

이미 결혼했고 애는 하나 생겼고.

 

그러니까 성인과 성인 사이는

뭐 결혼을 한 건 약속이잖아요.

약속은 파기할 수도 있는 거예요, 합의해서.

 

근데 아기는 합의해서 나온 게 아니라는 거예요.

아기하고 합의해서 한 게 아니라

내가 일방적으로 애를 낳았다는 거예요, 애하고는.

그러니까 무한 책임을 져야 할 관계예요.

 

결혼은 서로 합의했기 때문에

서로가 반반씩 책임을 지고 합의를 깨면 되는데

이 아이는 아무런 아이 동의 안 얻고 내가 낳았으니까

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내가 무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거는 뭐 여성의 권리가 어떠니, 이런 얘기하면 안 돼.

여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는 건 나도 찬성이지만은

아기의 그 삶의 권리를 무시하고 자기 권리만 주장한다면

그거는 올바르지 않지 않느냐.

 

그런 데서 아이를 당분간 좀 따뜻하게 잘 보살피고

아이를 따뜻하게 보살필 때는

이 남자하고 나중에 살든지 안 살던지, 부부든 아니든 관계없이

한집에 살면 애한테 영향을 주니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가면 된다.

 

기대를 줄이면 나쁠 게 뭐가 있어요?

저녁에 와주는 것만 해도 고맙고

애한테 아빠 같은 그런 기둥 역할만 해줘도 고맙다.

이렇게 기대를 딱 놓아버리면

시비할 일이 하나도 없다.

 

무슨 뭐 아기자기한 무슨 그런 거를 추구하기 때문에.

자기도 별로 아기자기하지 않은 주제에 그런 걸 추구하기 때문에

일이 복잡해진다, 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