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이후 계속 주눅이 듭니다. (2024.06.07.)

Buddhastudy 2024. 6. 17. 20:16

 

 

저는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2년 전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직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저는 그때 너무 불쾌했던 나머지 자살 충동까지 일었습니다.

그곳 담당 부서와 상의 후 퇴사했습니다.

그런 뒤 얼마 후에 그 가해자는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직장에서 좌천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분을 신고한 적도 없고

좌천 사유는 그분의 다른 일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직장과 이전 직장에

저의 신고로 그분이 좌천되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사실을 확인해 보니

해당 부서에서 제 상담 건이 유출되었고,

그게 와전되면서 소문이 퍼진 것이었습니다.

이 소문을 처음 알려주신 분은 현재 저의 부서장님입니다.

부서장님도 처음에는 이 소문을 믿고 제게 편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서원들도 제 상황을 다 압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소문이 퍼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사람들에게 계속 주눅이 듭니다.

, 지금 제가 근무하는 업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소문을 막을 수 없으며

사람들에게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옮기고 싶은 직장이 있습니다.

이 소문으로 제가 이직하는 데 방해가 될지 걱정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일이 생기면 기분이 나쁠 수 있죠.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지금 질문자의 일은 별일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사람마다 때때로 여러 가지 오해를 받을 수 있어요.

사람마다 사연이 다를 뿐, 누구나 오해를 받습니다.

그래서 별일이 아니에요.

 

질문자가 지금 그걸 별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질문자가 민감해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자 본인의 문제이지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아닙니다.

 

내가 그들의 입에 오르내려 불편하거나,

어떤 나쁜 소문이 퍼져서 불안하다면,

그건 그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 본인의 문제로 보셔야 합니다.

 

질문자가 정신이 약하고 민감해서 그렇다고 봐야 해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시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편안하게 살고 싶다면

아무도 질문자를 미워하거나 오해하지 않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야겠죠.

 

그런데 그런 세상은 없어요.

예를 들어

우리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주변에 아무런 세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러 세균이 있지만

내가 거기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어야 건강한 겁니다.

면역력은 내가 갖추는 것이고

무균 상태는 세상의 주어진 조건이에요.

내가 아무리 면역력이 있어도 주위가 너무 불결하다면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청결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을 100퍼센트 깨끗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세균이 없다고 해서 꼭 좋게 볼 수 없습니다.

세균이 적당히 있어서

거기에 한두 번 감염되면 면역력이 생깁니다.

면역력을 가져야 진정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문이나 비난, 욕설, 모함이 지나쳐서

범법 행위에 해당한다면

신고해서 개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적당한 수준이라면

! 이런 건 세상을 살면서 늘 있는 일이야.

기분이 좀 나쁘지만 금방 지나갈 거야하고

가볍게 넘어가야 합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지금 면역력이 아직 없는 사람에 속하는 것 같아요.

질문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 정도는 기분이 좀 나쁠 수는 있지만

웃으면서 넘어갈 만한 수준으로 보여요.

 

질문자는 어떤 괴롭힘을 당해 상담한 이력이 있고

또 그 내용이 유출되었어요.

그리고 그 가해자는 좌천되었죠.

이것만으로 사람들은 그 좌천에 대해

질문자 탓이라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어요.

물론 그런 소문이 나지 않으면 좋겠죠.

하지만 이런 상황을 질문자가 개선할 수 있나요?

고소나 재판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 정도는 감수하고 사는 겁니다.

억울해하고만 있을 일이 아니라 그냥 웃어넘길 일이에요.

또 설령 그런 얘기를 누군가가 한다면

그래요? 소문이 잘못된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힘들어서 상담한 적은 있지만

그분을 고발한 적은 없어요

이렇게 얘기하고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그러면 또 어떤 사람이

진짜 그랬나?’ 이렇게 따질 수도 있어요.

그럴 때 기분 나빠하지 말고

, 그런 일이 있었어요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그 사람에게 해명을 해서 나에게 도움이 될 게 없습니다.

한번 물으면 설명하지만

따지고 물으면

알아서 생각해이렇게 얘기하고 넘어가야 해요.

 

정신력이 약한 것은

나의 문제입니다.

 

왕따를 당했다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가해한 사람도 문제지만

질문자가 그만큼 약하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을 내가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일단 놔두고

내가 해야 할 일은,

첫째, 나부터 면역력을 좀 키워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어지간한 욕설, 어지간한 비난, 어지간한 오해,

이 정도는 뭐 세상에 늘 있는 일이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합니다.

 

둘째, 사람들의 행동이 좀 지나쳐서 법에 어긋난다 싶으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서 고소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자기를 위해서나 겨우 고소할까

세상을 위해서 고소할 수준은 아직 아니에요.

그러니 우선 그 정도는 뭐 괜찮아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게

내면의 힘을 좀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문제가 생기겠다 싶으면

그때 고발을 하면 됩니다.

고발할 때는 신분을 숨길 필요가 없어요.

그거 내가 고발했어.

내가 보니 좀 문제더라. 너네는 안 그래?’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해야 해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여러분들은

말이 쉽지 그게 쉽습니까?’ 하는데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남을 따지지 말고

자기의 힘을 키워야 해요.

 

질문자는 누가 조금만 비난하거나 조금만 오해해도

막 안절부절못하잖아요.

왜냐하면 정신력이 아주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도 해야 하지만

먼저 병원에 가서 검진부터 받아보는 게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은 병원에 안 가려고 그러는데

꼭 큰 병이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테스트를 한번 해보라는 겁니다.

콧물이 줄줄 난다면 억지로 참아야 해요?

아니면 코로나 테스트기로 검사를 해봐야 해요?

 

검사해 보고 이상이 있으면 조심하면 되고,

이상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왜 그걸 안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병원에 가서 한번 상담하는 데에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요즘 이런저런 소문을 들으니까 심리가 좀 불안한데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보니

의사 선생님이 약을 3일 처방해 주면서

좀 쉬면 괜찮다고 하면

내가 조금 과민했다는 뜻입니다.

 

약을 한번 먹어보고 다시 오라고 하면

이는 내가 예민해서 생긴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사가 괜찮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누구나 다 이런 민감성이 있는데

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면역력을 키워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매일 절을 한다든지

불안할 때마다 알아차린다든지

행복학교에 다니면서 마음 나누기를 한번 해본다든지

이렇게 수행하면서 자기 치료를 해나가면

면역력이 점점 높아집니다.

 

수행은 의사한테 의존하는 것이 아니에요.

행복학교에 참가해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그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그렇구나

이렇게 느끼면서 스스로 치료해 나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결론은 별일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병원 검진을 한번 받아봐야 해요.

만약 병이라고 하면 치료를 받고,

괜찮다고 하면 한 3일 내지 일주일 동안 약을 먹고 끝내면 됩니다.

그런 다음에 혼자서 끙끙대지 말고

행복학교에 등록해서 한번 연습해 봅니다.

이렇게 하면서 극복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