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년 넘게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해서 괴롭습니다.
제가 살을 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0일 동안 단식해서 10kg을 뺏었는데
‘겨우 이거 빠졌나? 50kg 넘게 쪘는데
10kg 빠질 거면 빼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갔고
몸무게도 금세 원상 복귀가 되었습니다.
TV에 먹을 것이 나오면 다 먹고 싶고,
몸무게를 쟀는데 살이 더 쪄있으면
갑자기 다이어트 생각이 온 머리를 채워서
내일부터 단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안 하던 폭식까지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말랐는데도 다이어트를 했어요.
그러다 70kg 가까이 된 적도 있었는데
그때 사람들을 만나기 싫었고 회사생활도 힘들었습니다.
몸무게를 조절하려고 자주 굶기도 하고 운동도 많이 했지만 효과가 없었어요.
8년 전에 쿠싱증후군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것이 지금까지 영향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있어서 괴로웠구나’ 하고 알게 되어
다이어트 생각이 날 때마다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더니
살도 빠지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금세 망각하고 또 집착하고 맙니다.
제가 연습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엉뚱한 방법으로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담배 중독과 음식 중독이 뭐가 다른지 궁금합니다.
제가 담배를 끊었을 때는 의지로 끊었다기보다
뭔가 깨달음이 있어서 단박에 끊었는데
음식 중독을 끊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사람이 예뻐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은 것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약간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먼저 병원에 가서 자기 상태를 얘기하고
의사의 처방을 따르는 게 필요합니다.
우선 수행과 다이어트보다는 정신 치료를 하는 게 더 필요해 보여요.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으로 인한 심리 불안이
어떤 물질적인 분비액으로부터 생긴 문제라면
약을 먹으면 좀 완화가 될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어릴 때 갖게 된 어떤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 문제라면
상담 치료를 좀 받아야 해요.
무엇이 원인인지는 전문가의 진찰을 받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수행적인 관점에서 질문자에게 도움을 드리자면
‘다이어트에 관한 생각을 너무 하지 마라’ 하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혹시 몸무게가 어느 정도 됩니까?
제가 화면으로 봐서 그런지 118kg처럼 안 보이는데요.
질문자의 체격 정도면 지금 화면에 보이는 걸로 봐서는 큰 문제가 없어요.
옛날에는 뚱뚱한 게 미인이었어요.
뚱뚱해야 부잣집 며느리감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양귀비도 뚱뚱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118kg는 좀 과한 것 같습니다.
첫째, 어릴 때부터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고 하니
이 문제는 질문자가 노력한다고 될 게 아니라
어떤 유전적인 문제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뚱뚱한 것에 대해서 너무 열등의식을 갖지 않으면 좋겠어요.
누가 뚱뚱하다고 하면 ‘내 체질이 원래 그렇다’ 하고 가볍게 넘겨보세요.
서양의 사례를 보면
체질적인 문제로 인해 300kg이 넘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 사람은 몸 관리를 못 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단지 질병일 뿐이에요.
이것은 치료를 요하는 문제입니다.
단식보다는 폭식을 안 하는 게 더 중요해요.
만약 폭식하게 되면
‘아! 멈춰야겠다’ 하고 빨리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녁을 가능하면
안 먹거나 적게 먹는 쪽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 게 좋아요.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면 힘드니까 더 많이 먹게 됩니다.
단식을 하면 너무 배고프니까 예전보다 더 많이 먹게 되고요.
이런 걸 반복하면 결국 건강을 해칩니다.
그러니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기보다는
걷거나 절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허기가 질 때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게 더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접근해 보면 집착을 놓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
정신적인 문제가 없다면
몸에 어떤 비만 세포라든지 그런 요인이 있을 수가 있으니
좀 더 검사를 해보는 게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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