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시위는 허가하지 않지만 자연적인 분노 표출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아돌프 히틀러
그것은 합법을 가장한 선동이었습니다.
7000여 개 유대인 상점과 개인 주택이 약탈당한 1938년 11월 9일
“수정의 밤이 찾아왔고...
모든 것이 변했다.”
-막스 라인/ 역사학자
깨어진 유리창이 마치 수정처럼 빛났다 하여
역사는 그날을 ‘크리스탈 나흐트’
즉, 수정의 밤이라고 기억합니다.
“유대인은 진짜 독일인이 아니다.”
“우리가 등에 칼을 꽂은 유대인을 척결하자.”
“기생충인 유대인을 박멸해야 한다.”
-아돌프 히틀러
유대인 대학살의 전주곡이 된 이 사건은
히틀러의 끊임없는 유대인 혐오 발언에서 비롯됐습니다.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
무언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타인을 의도적으로 해하고자 하는 발언.
사람이 내뱉는 말이 두려운 이유는
그것이 결국에는 사람의 영혼까지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민주사회에서는 나의 입이 자유롭듯
타인의 입 또한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 원칙이니...
지금의 소동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야 할까.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습니다.”
-김순례 /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겁니다.”
-이종명 / 자유한국당 의원
“5.18 문제에서 만큼은 우리 우파가 결코 물러서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그들은 국회 한복판에서 80년 광주의 시민을 일컬어 종북 좌파가 만들어낸 ‘괴물’이자 ‘폭도’
라고 했습니다.
“(북한 특수군) 600명이 뭔데? 난 오늘 처음 듣는데”
-전두환 / 2016년 5월 17일 신동아 인터뷰
이미 역사적 검증과 법적 판단이 마무리 된 지 오래되었고
당시의 권력자조차 부정한 사건에 대한 주장이었습니다.
이 역시, 합법을 가장한 보이지 않는 선동은 아닐까...
총 대신 입으로 가하는 학살은 40년이 지난 오늘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강 <소년이 온다> 낭독 : 한강
80년의 광주를 작품에 담았던 작가 한강은 학살의 그 시간 이후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불쑥 이렇게 중얼거렸던 것이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는 말 한마디로
그들이 깨뜨린 역사의 유리창이 또다시 수정처럼 처연하게 빛나는 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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