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궁금한 거 하나 있어요.
이 아이 머리 잘 감아요? 머리 감는 거 좋아해요?
목욕은? 샤워물?
모자 잘 써요?
지금 뭘 이해하셔야 되냐하면
우리 인간은 태어나서 출생부터 성장 발달하는 내내
내가 가지고 타어난 건 얼마 안 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해요.
자, 음식이라는 거는 새로운 것이 입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새로운 것이 입 안으로 들어갈 때,
이것을 받아들이는 첫 번째 단계가 구강 감각입니다.
구강으로 들어가는 감각은 특히 2가지가 중요합니다.
첫 번째는 맛을 느끼는 미각입니다.
또 하나는 음식이 들어오면 이 재료를 다루어내야 합니다.
이것이 촉각이라는 감각입니다.
촉각은 닿는 걸 의미합니다.
지금 아이는 맛보다 구강 내 촉각이 굉장히 예민해서
다루어내지 못한다고 보셔야 합니다.
특히, 질긴 걸 지금 다루어내질 못합니다.
오히려 오도독 오도독 아다닥 한 거는 잘 다루어내는 거예요.
그런데 질겨서 찢어야 되는 거를 다루어내는 거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는 거예요.
자, 그런데 또 하나 기억해야 하는 건 뭐냐하면
원래 인간은 질식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질식에 대한 공포는 원래 인간 본연의 공포입니다.
아이들은 질식에 대한 기본 공포가 있기 때문에
건더기가 큰 게 들어갈 때
꼭 목에 걸려서 숨을 못 쉴 거 같은 공포에 사로잡히는 애들이 있어요.
유난히 그런 게 예민한 아이들이 있어요.
이 아이는 뭔가 덩어리를 삼키면 질식될 거 같은 두려움이 있는 아이인 거에요.
모자는 왜냐하면
구강 안에 촉각이 있듯이
그냥 촉각도 있는 거거든요.
촉각은 닿거나 만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선택해서 닿거나 만지는 건 낫지만
아직 자기 스스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확 다가오는 거에 대해서는 불편해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모자를 쓰는 거라든가
로션이 발라지는 거라든가
특히 찐득찐득한 연고라든가 리밤같은 걸 굉장히 싫어하는...
몸을 완전히 탕 속에 쑥 담그는 건 그런대로 괜찮은데
샤워 물이 촤악~ 떨어지는 건
물줄기마다 다 다른 자극들이에요.
촤악~ 닿을 때 굉장히 싫고
샤워 물줄기 안으로 들어가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리고 아이가 나왔는데 입던 속옷을 그대로 입고 나올 때는
자기가 익숙해진 속옷이 몸에 잘 맞는 거예요.
뽀송뽀송한 옷은 뭔가 불편한 거야.
예민한 아이들이 있어요.
그리고 머리 빗기는 걸 되게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산발해서 다니는.
왜냐하면 여기 닿는 것도 예민하지만
입 안으로 들어오는 고기라는 질감을 다루어내는 촉각이 굉장히 예민해서
현재는 너무 예민해서 잘 못 다루어내는 상태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