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나는 둘도 없는 사이였다.
손자 바보였던 할머니는 평생 글 한 자를 읽지 못하셨지만
내가 대학을 입학했을 때는 누구보다도 더 기뻐하셨다.
학교에서 장학금이라도 타면 동네 노인정에서 하루 종일 내 자랑을 하곤 했고
아버지가 할머니께 용돈을 드리면 할머니는 그 돈을 꾸깃꾸깃 모아서 내게 주시곤 했다.
대학생 때 난 소문난 짠돌이었지만
할머니에게는 예외였는데 나는 종종 통닭을 시켜서 할머니와 같이 먹곤 했다.
“아유, 시그럽다(시다)”
할머니는 항상 통닭에 딸려오는 무 국물을 한 모금씩 마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런 할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던 날
엄마는 할머니가 돌아가실지도 모르니 큰 절을 하고 가라고 하셨다.
난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라며 엄마에게 화를 낸 후 집을 나왔다.
그렇게 정신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무렵
어느 날, 생전 전화를 걸지 않던 아버지로부터 국제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나는 이별을 하지 못했다.
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잘해주셔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 말을 하는데 5분이면 충분했다.
지금은 가슴속에 평생 아쉬움과 후회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별을 잘하는 것은
시작을 잘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시작은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지만
이별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별은 예고 없이 다가온다는 걸 기억하면
지금 이 순간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해서는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별의 순간에 당신이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평소에 자주 해야 한다.
그 말에는 사랑, 고마움, 미안함, 용서 같은 인생에서 가장 본질적인 단어가 포함될 것이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다.
이별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사실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오늘은 한번 용기를 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평소 하지 못했던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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