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우도 한번 보세요. 상대가 얼굴을 모르니까 피해가 적죠. 상대가 얼굴을 알면 좋을 거 같지. 그래서 복면 끄집어 벗기지 않습니까? 그죠? 그럴 때는 안 벗기는 게 더 좋아. 복면을 벗기면 더 나한테 피해가 커요. 이게 다 마음에서 생기는 거기 때문에 그래. 그래서 이분은 ‘남편이 알까 봐.’ 그런 걱정 하지 마세요. 내가 뭔가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상처가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누군가 알까 봐 걱정을 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다.
이렇게 딱 지금 마음을 굳히세요. 아무 일도 없었다. 사람을 99명이나 죽인 살인자 앙굴리 말라가 부처님을 만나서 뉘우치고 출가를 했어. 그래서 스님이 된 뒤에 탁발을 나갔다 이 말이오. 그런데 세상 사람이 볼 때는 그 누구요? 살인자지. 그래서 사람들이 다 도망을 가버려. 어떤 집에 탁발을 갔는데 여인이 애기를 낳다가 “앙굴리 말라가 나타났다.” 하는 소리를 듣고 기절을 해버렸어. 애기가 머리만 나오다가 그냥 멈춰버린 거요.
그래서 이 스님이 너무 가슴이 아파서 부처님께 찾아와서 울었어. 도대체 저는 이미 이 지어진 저질러진 죄 때문에 이걸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거야. 그랬더니 부처님께서 “앙굴리 말라여. 다시 그 집으로 가거라. 그래서 합장을 하고 그 여인에게 이렇게 말해라.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로 한 번도 살생한 적이 없습니다.” 라고. 그래 앙굴리 말라가 “부처님, 저는 너무나 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랬더니 “앙굴리 말라여. 출가한 이후로 너는 살심을 한 번 일으킨 적도 없느니라.” 한 생각 딱 깨달은 그 이전은 꿈의 얘기에요. 그래서 가서 말했어. “여인이여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로 한 번도 살생한 적이 없습니다.” 하니까 여인이 정신을 차리고 애기를 낳았어. 그러니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속 움켜쥐고 있으면 한평생 괴로움이 된다. 그리고 오늘 이 법문을 듣는 순간 탁 놔버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몸은 더럽히려야 더럽힐 수가 없고, 성스러워지려야 성스러워질 수가 없다. 이 몸은 공한 것이다. 오온개공 제법개공이오,
어떻게 불자가 제법이 공한 도리를 알면서 아직도 ‘이 몸이 더럽혀졌다.’ 이런 생각으로 움켜있다면 이것은 반야심경을 매일매일 독송하면서도 불구부정의 도리를 모르는 거다. 그러니 오늘 다~ 이런 과거의 기억들. 이런 윤리나 도덕, 관습. 이런 것이 때로는 우리를 이롭게 하지마는, 때로는 이렇게 우리에게 큰 감옥이 되고 있다. 이 큰 무거운 짐을 오늘 탁 벗어 던져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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