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 아이의 엄마인데요
아이를 키워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한 살, 두 살, 여섯 살인 남자아이들 셋을
혼자서 하루종일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돌보면서 집안일까지 해내는 것은
정말 매일 매일이 전쟁터 한복판에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에요.
게다가 막내 아이가 장애아인데요
장애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비장애 아이를 돌보는 것 보다
몇 배의 체력과 에너지가 요구됩니다.
매일이 전쟁 같은 날들을 여러 해 보내고 나니
일과가 끝나는 저녁이 되면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에너지가 완전히 방전되어
정말 이제는 숨 쉴 기운도 없다는 심정이 되었어요.
이때 쓰러지듯 침대에 누우면
오늘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홀가분함이 밀려오면서
이제 쉬어도 되는 그 순간이 너무 편안하고 좋아서
'아~ 좋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바로 이 순간에 어느 날부터 쓰러지듯 누워서 눈을 감으면
느닷없이 투명하고 찬란한 내면의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내면에서 깊고 푸른 하늘이 드넓게 펼쳐지면서
하늘 가득 꽃잎들이 떨어지며 흩날리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거죠.
이 현상은 10여 년 전에 시작이 되어서
2년 정도 지속이 되었는데요
저는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어떻게 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실재는요, 에고가 완전히 사라진 순간에만 드러납니다.
에고가 한 올이라도 남아 있다면
실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물론 실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실재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 있습니다.
다만 실재를 덮고 있는 에고가 완전히 사라질 때만
언제 어디에나 있던 실재가 드러나는데요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듯이
에고는 생각과 감정들이 결합되어 생겨난 자의식이기 때문이에요.
한 올의 생각이나 감정이라도 남아 있다면
에고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실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가끔 너무 지치고 피곤할 때
'아~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어'라는 말을 하죠.
당시에 저는 이 상태를 넘어
“아~ 생각조차 할 기운이 없어. 숨 쉴 기운도 없다” 싶은 상태였는데요
실제로 날숨이 나간 후에 들숨을 쉬는 것조차
너무 버겁다고 느껴질 때였습니다.
이 때 쓰러지듯 침대에 몸을 누이면 그 편안함에
“아~ 좋다!” 라는 완전히 만족한 상태가 되면서
순간적으로 모든 욕망이 사라진 상태가 되는 거예요.
즉 모든 생각이 완전히 멈추고
더 이상 바라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되면서
텅 빈 상태가 되어버린 거죠.
이 순간이 바로 에고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순간이고
실재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에요.
하지만 이런 체험들이 우리의 목적지는 아닙니다.
구도의 길에서 경험하는 모든 체험은
때가 되면 왔다가 때가 되면 떠납니다.
이런 체험들은 우리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행길에서
중간 중간 마주치는 아름다운 풍경일 뿐이에요.
또 모두에게 같은 체험이 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길을 따라
목적지에 도착할 것입니다.
때문에 실재를 만나는 길 역시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또 어떤 길들이 있을지
다음 시간에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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