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사건들의 연속이다.
이것을 모아 배열하면 인생 스토리가 된다.
사건의 편집이 생각이다.
우리는 생각(사건의 편집)을 하지만
이렇게 한 번 생각이 형성되면 거기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감정과 결부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각으로 이루어진 인생에 대한 느낌은 모두 허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허구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
가급적이면 좋은 사진을 찍고, 긍정적 맥락에서 편집을 하면 좋다.
그러나 궁극적로는 편집 행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스토리는 감정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편집없는 사건들의 전개에 몸을 맡기는 것이 해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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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생각이 감옥이다’라고 하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좋은 의사결정을 하고, 실천해서 멋진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그런 거 말고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이런 것들이 감옥이 될 수 있다 하는 겁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라고 하는 것은
무수한 수많은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생각하는 기능을 가진 우리는
그 각 사건들을 편집하죠.
각 사건들을 편집한다는 것은
순서대로 또 색깔별로 이렇게 나열을 하면
그것은 하나의 스토리, 이야기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인생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그 인생은 멋질 수도 있고 멋지지 않을 수도 있고
찬란할 수도 있고 쓸쓸할 수도 있고
또 애틋하고 절절할 수도 있고 또 비장할 수도 있고
이런 여러 가지 느낌을 불러일으키죠.
내가 ‘이것이 인생이다’라고 얘기를 하는 순간이에요.
그래서 사람이 ‘나는 이런 인생을 산다’라고 그 느낌 속에서 사는 거죠.
그래서 문제는 뭐냐 하면
사람이 생각을 하지만, 일단 생각이 만들어지면
사람은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어떤 사건의 총체
내가 살아가는 인생을 그것이 감정과 결부되면 어떻게 되는가 하면
예를 들면
내가 피해 의식을 느꼈다
내 인생을 피해 의식으로 규정한다
혹은 내 인생을 자기 연민으로 규정한다.
그러면 거기서 빠져나오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생각이 아니고
그 생각이 감정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스티키하다 찐득찐득하다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벗어나기가 힘이 듭니다.
그런데 아까 우리가 생각을 파고 들어가 보니까
사건들을 배열한 나의 편집이었다, 에디션이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내가 느끼고, 내가 생각하는
인생이라고 내가 알고 있는 이것이
사실은 따져보자면 편집된 동영상과 같다라고 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하죠.
왜냐하면 우리는 순간순간 과도하게 몰입하거든요, 목숨을 걸거든요.
하지만 순간순간 또 빠져나와서
“이것은 편집본이다, 편집된 동영상이다”
이렇게 알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그 동영상이 아무리 깊이 있고, 의미 있고, 또 감흥을 주고 그럴 수 있지만
본질은 뭡니까? 허구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사진들을 이어서 돌리면
그것이 영사하면 동영상이 되지 않습니까?
똑같은 거라는 것이죠.
사건들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서 스토리가 되고
그 스토리는 느낌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말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그 본질이 허구라면
그 동영상에서 느끼는 온갖 희로애락도 사실은 허구죠.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서 어떤 희로애락이 발동하는 상황에 부딪히면
어마어마하게 생생하고
그때 뭐 이런 생각이 잘 안 나지 않습니까?
한참 마음이 들볶인 이후에 나중에 힘이 쭉 빠져서 생각해 보면
“그 정도는 아니었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는 생생하죠.
그런데 우리가 계속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고 확인 해야 할 것은
“이것은 동영상이다”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동영상의 허구를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한테는 세 번이 있습니다.
그 세 번이 이런 거죠.
첫 번째는 사건을 우리가 인식한다라고 하는 거는 사진을 찍는 것과 같거든요.
근데 결국은 카메라를 어디에다가 갖다 대느냐에 따라서
어떤 사진이 찍히느냐 하는 것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를 스쳐가는 수천만, 수억의 프레임
순간적으로 어디에 셔터를 누르느냐가
우리가 그 우리를 스쳐가는 사건들 중에서
그 사건을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것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사진과 같아서 셔트를 누르는 선택은 가능하다.
이거를 조금 심리학적인 용어로 바꾸자면
고통이라고 하는 것은 보는 자에게 있다
이렇게 이야기되거든요.
이것은 현실을 외면한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또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런 말이 있거든요.
“고통이 나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고통을 붙잡고 있는 거다”
이렇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거는 설명이라기보다는 공감이 필요한 문장이겠죠.
과연 내가 “나는 외부의 객관적인 고통이 나를 괴롭힌다.”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뒤집어서 “니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다.
어떤 사람한테는 그것이 절대로 고통이 아니다.”
뭐 이런 얘기를 했을 때
‘내가 고통을 붙잡고 있다’라고 하는 말
또 ‘내가 그 고통이라는 프레임으로 보고 있다’는 말
내가 ‘이 사건들, 이 사진들을 고통이라는 주제로 편집하고 있다’는 말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그 편집과 관련된 건데
어디를 보고 셔트를 누른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해서 찍은 사진들을 어떤 식으로 배열하느냐
하는 것이 편집이잖아요.
그러면 어떤 톤으로, 어떤 맥락으로 배열하느냐에 따라서
그 그림의 성격이 달라지겠죠.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을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 크게 보면
그런 식으로 달라질 수가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편집할 때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한 핵심인데요.
아예 편집 자체를 안 하기로
좋은 편집을 하는 게 아니고
아예 찍힌 사진들을 가지고 편집하지 않기로 결심할 수 있죠.
그렇게 결정할 수 있죠.
그런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편집하지 않으면, 사진을 배열하지 않으면
스토리가 형성되지 않죠.
스토리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고
생각하지 않으면 감정은 생성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생각에서 감정이 생성된 것을
우리는 괴로움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이것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생각과 감정이 만들어 내는 괴로움도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습관적으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진을 편집하면서 스토리를 생성하고
그 스토리가 우리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든요.
근데 그 과정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가 그 과정을 알아차림으로써, 생생하게 알아차려서
그 과정을 단절시킴으로써 번뇌에서 자유로워질 수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목에 ‘생각이 감옥이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사건을 어떻게 배열하는가 하는 편집의 과정이고
그 과정이 없다고 하면은 감정은 생성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생각하는 한, 우리는 그 감옥에서 벗어나기가
괴로움이라고 하는 감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인생을 산다라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사진을 맨날 찍는 거하고 똑같죠.
그 사실의 바다에서 어떤 그물로 사실들을 건져 올리느냐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건 사진을 찍는 것
카메라를 어디다가 갖다 대느냐 하는 것의 문제고
그다음에 우리가 편집을 하는 거 아닙니까?
그게 우리는 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우리는 좋은 편집자가 되려고 노력을 하죠, 좋은 편집자가 되려고.
그러나 아예 편집 자체를 안 하는
그냥 놔두는
내려놓는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랬을 때 우리는 이것을 해탈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해탈이 엄청난 종교적인 성취가 아니라
괴로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일 수가 있다 하는 겁니다.
오늘은 ‘생각이 감옥이다’ 하는 것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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