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00. 건강염려증이 있는 친정어머니

Buddhastudy 2023. 4. 13. 20:17

 

 

 

건강염려증 있어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하여

오늘은 여기 아프다 또 오늘은 저기 아프다 하시는 친정어머니가 계십니다.

이제는 아프다는 말 그만하면 안 되겠냐고 소리쳤습니다.

이런저런 검사해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고

멀리 사는 제가 아프다는 말을 들어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데

계속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괴로워집니다.//

 

 

가까이 있으면 가서 물이라도 떠드리고, 방 청소라도 해드리고

밥이라도 지어드리고, 이렇게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죠?

 

가까이에 있지 않으니까 해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그러면 어머니 넋두리 좀 들어주는 건 전화로 해줄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해줄 수 있는 것은 하기 싫고

해줄 수 없는 거에 대해서 미안해하는 것은

조금 바보 같은 짓 아닐까요?

 

자기 지금 바보 같은 짓 하고 있는 거예요.

해줄 수 있는 거를 해주고

해줄 수 없는 거를 못 해줘야 하는데

해줄 수 없는 거에 대해서는

아이고 내가 해줄 수 없어 미안하다이렇게 감정 낭비하고 있고.

해줄 수 있는 건 거부하고 안 하고 있고.

 

경상도 사투리로 디비쫀다 그래요.

거꾸로 산다.

거꾸로 한다.

 

그러니까 자기가 지금 할 수 있는 거는

어머니의 그 넋두리를 들어주는 거다.

어머니가 아프다 아프다하는 거는 뭐겠어요?

외롭다는 얘기에요. 말할 사람이 없다.

다른 말하면 딸이 지할 일 많아서 자기 얘기 안 들어주잖아요.

아프다 해야 겨우 관심을 갖거든요.

 

그러니까 아프다 소리를 해야 관심을 가지니까

아프다 소리 할 수밖에 없는 거고

그래도 실제로 아프기도 하고.

그래도 대부분 외롭지 않으면 아프면 병원에 가지

아프다 소리를 왜 남한테 하겠어요.

아프다는 소리를 남한테 하는 거는 외롭다는 얘기에요.

 

그러면

어머니 편찮으시군요. 아프시군요.”

이렇게 하면 돼.

일하지 말라든지, 아프다 소리 하지 말라든지

외로워서 막 하소연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린애가 우는 건 뭐에요?

말이 안 되니까 우는 거잖아요.

울어야 엄마가 알고

와서 달래주든지, 똥을 치워주든지 할 텐데

운다고 고함을 치고 야단치고 때리고 이러면 어떻게 하겠어요?

애가 할 수 있는 게 우는 것밖에 없는데.

 

그런 것처럼 어머니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건 아프다 소리밖에 할 게 없단 말이에요.

그래서 아프다 그러면

아이고 아프세요, 그러세요.”

이런 저런 옛날 얘기도 해주고, 대화 좀 하다가

어머니 제가 좀 바쁘니까 다음에 얘기합시다.”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

 

또 진짜 아플 수 있으니 가끔은 병원에 모시고 가고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이상이 없다

그런데도 계속 아프다 하면

진단에 안 나오는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로 신경과민일 때 그렇거든요.

그런 경우는 정신과로 모시고 가야 합니다.

정신과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어머니가 항상 이렇게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막상 데려가서 검사를 해보면 별 이상이 없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이러면 신경정신과에서

신경의 긴장을 완화하는 안정제 같은 걸 처방하면 훨씬 좋아지죠.

첫째는 정말, 겉으로 안 아프고 아픈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아프다는 거예요.

아프게 느껴진다는 거예요.

우리가 환청이 들리고, 환상이 보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떤 사람은 신경이 긴장되면 무릎에 열이 난다는 거예요.

뜨겁다는 거예요, 불덩어리 같다는 거예요.

그런데 재보면 온도에 아무 영향이 없어요.

그런데 본인이 그렇게 느껴요.

바늘 갖고 찌른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상이 없어.

 

그런데 이 사람이 거짓말하느냐?

그게 아니에요.

본인의 신경 상태로는 그렇게 느껴지는 거예요.

환각이나 환청처럼, 환각이 일어나는 거예요, 환각이.

감각에 있어서 환각이 일어나는 거예요.

 

그럼 그건 검사한다고 나타나는 게 아니에요.

환청을 검사한다고 나타나는 게 아니잖아요.

환영을 검사한다고 나타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것처럼 조사를 해보니까 이상일 수 있고

없다면 신경과민일 수 있겠다.

그럼 정신과에서 치료를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 이게 감각이 본인만이 느끼는 그런 통증으로 느껴지는

몸에 이상이 없는데도 그렇게 느끼는 신경에 이상이 있겠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조금 아프긴 하지만 어머니가 외로우니까

뭔가 딸하고 대화를 좀 하고 싶다.

, 어머니가 외로우시구나

여러 가지고 체크를 해보고

외롭다면 아프다는 데는 신경 쓰지 말고

받아만 주면서 다른 대화를 하고

또 이게 진짜 아프면 검사를 해서 치료하고

그다음에 신경이 예민하면 정신과에 데려가서 치료하고.

정신과다, 이런 말은 엄마한테 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어머니는

내가 왜 정신병자이고이렇게 나오고. 모르니까.

 

어떤 환각의 상태다 하면 그럼 방법이 없어요. 현재 치료 방법이.

정신과 치료 방법 빼고는 달리 치료 방법이 없는 거니까,

그렇게 대응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어머니에 대해서 자기가 전화도 받아주고

이렇게 하는 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가까이 있으면 밥도 해주고, 뭐도 해주고 하지만

그런데 이것마저도 안 하겠다.

그럼 관계를 끊어야지, 관계를.

 

관계를 끊는다고 나쁜 게 아니라고 그랬잖아요.

관계를 끊으면 되지.

관계를 끊지 않으려면 어머니의 그런 외롭다는 아우성을

그건 외면하고

밥해줄 수 없으면서 밥 못해 준 거, 그건 아쉬워하고.

그러면 그건 자기가 인생을 거꾸로 산다.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하루에 자기가 어머니 집에 가서 청소해주고 밥해주고 가까이 살면서

만약에 1시간 걸린다, 그러면

그거보다는 전화 1시간 받아주는 게 훨씬 수월하잖아요.

어머니 전화 오면 시간 내서, 내가 못 가는 대신에 전화 받아준다.

이렇게 계획에 딱 넣어놓으세요.

어머니 집에 가서 청소해주듯이.

 

그럼 아프다 소리하든 무슨 소리 하든

아이고 어머니 몸이 많이 편찮으시죠.

다음에 뵈면 병원에 데려갈게요.”

늘 하는 소리면 그렇게 대응하면 되잖아. 늘 하는 소리로.

진지하게 듣지 말고, 늘 하는 소리면.

 

도저히 듣기가 힘들면 귀에 법륜스님 법문 들으면서

안 그러면 음악 틀어놓으면서 계속

네네, 편찮으시군요, 많이 아프시죠.”

헛소리라도 자꾸 하면 돼요.

어머니는 외롭기 때문에.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어머니 보고 그런 소리 하지 말라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말의 자유를 막는 거예요.

어머니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데 그걸 자꾸 하지 말라고 그러면 어떻게.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게 참, 부모·자식 간에요

자식이 아프다는 소리는 부모는 하루 종일 들어도 괜찮은데

부모가 아프다는 소리는 자식은 그냥 1분도 듣기 싫어하니까 ㅎㅎ

어쩝니까.

자기 자식이 아프다 그러면 자기가 뭐, 온갖 짓을 다 할 거예요.

그래서 이게 인생이에요.

이게 뭐, 불효가 아니라 원래 인생이라는 게 이렇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