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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멘토 임작가] 뇌과학에 근거한 감정공부 3편

Buddhastudy 2023. 6. 7. 19:33

 

 

 

1963,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난 꿈이 있습니다' 라는 연설을 했던 날

리차드 로블스란 남자가

절도를 하기 위해 뉴욕의 어느 아파트에 침입합니다.

 

이 남자는 이미 100번 넘도록 무단침입해서 절도를 해왔던 상습 절도범이었는데요.

방금 가석방을 받고 사회에 나온 상태였지만

자기 여자친구랑 3살 배기 딸을 위해

돈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빈 집인 줄 알았던 아파트에 집주인 중 하나인 재니스 와일리란

22살 여성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었습니다.

뉴스위크 잡지사의 리서치 연구원이었던 이 여성은

어떤 일이 있어서 집에 있었는데

공교롭게 이 여성이 있을 때 이 남자가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것이죠.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여성과 맞닥뜨리게 된 이 절도범 남자는

당황을 했고 어쩔 수 없이 이 여자를 칼로 위협하고 여자를 줄로 묶었습니다.

여자를 묶고 나서 물건과 돈을 훔치고 이제 집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하필 그때 에밀리 호퍼트란 또 다른 집주인 여성이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에밀리는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절도범 남자는 이 여자도 위협해서 줄로 묶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에밀리를 이 남자가 줄로 묶는 가운데 갑자기 먼저 줄에 묶인

재니스가 자신과 같이 살던 에밀리가 묶이는 모습을 보고 흥분을 했는지

이 남자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합니다.

 

자기가 당신 얼굴 똑바로 기억하고 있으니 경찰이랑 추적해서 반드시

당신을 잡을 거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남자는 이 말에 엄청나게 당황했고 또한 분노가 치밀면서 뚜껑이 열렸습니다.

 

이 남자는 광분에 사로잡혀서 집안에 있던 유리로 된 사이다 병을 집어들고

그 여자를 사정없이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까지 때렸습니다.

또 아무 말 없이 묶여 있던 죄 없는 에밀리까지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부엌칼을 가지고 와서 이 두 여성을 사정없이 찔렀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여성 모두 사망했고

이 사건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

커리어 여성 살인사건이라는 이름으로 굉장히 떠들썩하게 유명해진

범죄사건이 되었습니다.

 

재니스란 여성이 남자에게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게 된 건

본인이 먼저 뚜껑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억울했을 거예요.

자신이 왜 강도를 당해야 하는지 납득하질 못하면서 화가 났을 겁니다.

그러다가 같이 살던 룸메이트가 집에 들어와서 역시 묶이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던 감정이 폭발한 거죠.

 

이 여성이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고 잘 제어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돈과 물건만 뺏기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괜히 감정을 폭발시켰다가 자신은 물론이고 애꿎은 동료 여성까지

죽게 만들었던 거예요.

 

절도범 남자입장에서도 필요했던건 단지 돈뿐이었습니다.

돈만 가지고 나가면 괜찮았는데

재니스라는 여성이 흥분한 목소리로

자신이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자신을 반드시 잡을 거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녀는 광분해서 소리를 고래고래 꽥꽥 질렀습니다.

여기에 이 남자도 그만 뚜껑이 열려서 맛이 가버린 것이죠.

 

이 남자는 여성의 협박을 받고 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큰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고

또 고성으로 꽥꽥 소리를 질러대는 상황이

이 남자로 하여금 분노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누군가와 싸울 때 상대방이 언성을 크게 높이면

나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 현상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만약 그 여성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 말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면

이 남자가 그렇게 분노로 휩싸이진 않았을 겁니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25년 후에 여전히 감옥에서 복역 중이었던 리차드는

후회 가득한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었는데

당시에 자기가 갑자기 욱했었고 머리가 어떻게 되었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의 상황이 소위 욱한다는 상황이죠.

뚜껑이 열린다고도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분노가 온몸을 감싸는 그런 상황인 것입니다.

 

이때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에서 뇌에 대한 통제권을 모조리 다 차지합니다.

비행기를 탈취할 때 사용하는 영어단어를 하이재킹이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하이재킹이라고 표현합니다.

혹은 뇌가 하이재킹 당했다고도 표현합니다.

 

뇌가 이렇게 하이재킹되었을 때 뇌를 CT로 촬영해보면

실제로 피가 변연계 중심으로 몰려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사고를 담당하는 이성 뇌인 신피질에는 피가 공급이 되질 않아서

파충류 뇌와 감정 뇌만 사용이 되는 것이죠.

 

감정 뇌인 변연계에 의해 뇌가 탈취 당하면

이성 뇌인 신피질이 관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때엔 사람이 오로지 감정으로만 휩싸이는 겁니다.

그렇게 감정에 휩쓸려버리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말과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절도범이었던 리차드가 나중에 크게 후회했던 것을 보면 그 점을 잘 알 수 있어요.

처음에 줄로 묶였던 재니스는 심지어 후회를 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죠.

살해당했으니까요.

 

 

그래서 위급한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한다는 말이 실제로 정말 과학적인 말입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감정에 휩싸여서 어떤 행동을 할 경우

백 퍼센트 후회합니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궁극적으로 반드시 손해가 되는 행동을 하게 돼요.

 

 

그런데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하이재킹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혹시 여러분은 친구들하고 있을 때 어떤 우스운 사건이 일어나서

그것 때문에 미친듯이 웃었던 경험이 없으신가요?

 

이제 웃음을 멈추고 싶은데 웃음을 멈출 수가 없어서

입이 아프고 배까지 아픈 경험 혹시 없나요?

저는 이런 경우가 여러 번 있었는데 이 경우도 감정이 소위 폭발한 경우입니다.

웃고 싶은 감정에 휩싸여서 감정 뇌인 변연계가 뇌를 하이재킹 해버린 것이죠.

 

댄 잰슨이란 미국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는

병으로 죽어가는 여동생을 위해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에서 몇 번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을 했습니다.

그러다 1994년 노르웨이 동계올림픽 때 마침내 1000미터 경주에서 금메달을

따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선수의 아내가 남편이 금메달을 따자 너무 좋고 기뻐해서

흥분을 하다가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몸에 이상이 생겨 응급실로 실려 갔어요.

 

이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실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했을 때 사람이 너무 슬퍼서 졸도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는데

이렇게 너무 큰 기쁨으로 흥분해서 정신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는 겁니다.

 

변연계 내에서 편도체라는 부위가 감정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편도체는 영어로 아미그달라라고 하는데요

아미그달라의 어원은 아몬드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편도체는 아몬드모양처럼 동그랗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편도체 옆에 해마가 긴 모양으로 붙어 있습니다.

해마는 기억을 담당합니다.

물리적으로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담당하고 있는 해마가

붙어 있다는 사실은

감정과 기억이 서로 맞물려서 뇌에 저장된다는 사실을

기가 막히게 과학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옛날에 있었던 일들이 자세한 것들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때의 감정은 명확히 기억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 어떤 친구들에 대해 떠올려보면

그 친구와 같이 했었던 일들은 명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은 분명히 남아있는 걸

여러분도 아마 공감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만약 뇌에서 편도체를 없애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편도체가 뇌에서 제거되면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편도체가 없을 때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면

그 사건이 감정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질 못하게 되는 거예요.

기쁘다, 슬프다를 느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감정적인 장님 상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