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6)

[법륜스님 즉문즉설 1153회] 아들은 너무 깔끔하고 딸은 너무 자유분방합니다

Buddhastudy 2016. 2. 23. 16:27



 

그 집은 내가 볼 때 풍요롭네요. 뭐가 풍요롭냐? 아들딸이 개성이 다르잖아. 그죠? 그러니까 서로 다른 것들이 같이 있는 건 다양성이 공존하고 있잖아. 지금 한 집에. 다양성이 공존하는 거를 우리가 풍요롭다이렇게 말해요. 이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다양성이 서로 갈등, 충돌을 하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이 되고, 다양한 것들이 서로 공존하면 그 사회는 풍요로운 사회다. 이렇게 말 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한 가지 종류나 한 가지 색깔의 꽃으로 화단을 만든 것 하고, 여러 가지 종류, 여러 가지 색깔, 여러 가지 크기, 여러 가지 모양의 꽃으로 화단을 만들 때, 우리가 단색으로 만들어진 꽃도 예쁘잖아. 그죠? 장미정원, 이런 것도 예쁘지만, 화단 안에 여러 종류가 조화를 이루어도 예쁘죠. 그럴 때 똑같은 화단인데, 풍요롭다는 건 양이 많다는 것만 풍요로운 게 아니라, 이렇게 다양하면 풍요롭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집안이 아주 풍요롭네.

 

그런데 자기는 걱정이 깔끔하면 너무 깔끔하다고 걱정. 또 덜 깔끔하면 덜 깔끔하다고 걱정. 그러니까 이게 자기 문제지, 딸 문제도 아니고 아들 문제도 아니에요. 그런데 아들은 너무 깔끔하면 딸 같은 아내하고 살면 남편이 잔소리가 엄청나게 많겠지. 또 딸이 오빠 같은 남편을 만나면 또 갈등이 많겠지. 인간 세상은 늘 그렇게 만나서 살면서 갈등을 일으키는데, 이 둘은 어릴 때부터 서로 다른 것이 한집에서 공존을 해서 경험을 했잖아. 그죠?

 

그러니까 아들은 동생 같은 아내를 만나도 별로 사는데 지장이 없을 거고, 동생도 오빠 같은 남편을 만나도 별로 사는데 지장이 없을 거고, 물론 지금도 갈등이 있는 것처럼, 갈등이 있지만, 한 집에 산다는 건 견뎌낸다는 거요. 그러니까 딸이 자기 같은 남자를 만나도 괜찮고, 오빠 같은 남자를 만나도 괜찮고, 그 다음에 아들은 자기 같은 여자를 만나도 같은 종류라서 괜찮고, 동생 같은 아내를 만나면 그거는 다른 종류라서, 보통 사람이면 갈등을 일으키는데, 얘는 벌써 집에서 그거를 그것도 심한 사람하고도 또 같이 살아봤잖아.

 

그러니까 앞으로 여자가 앞으로 질서가 없다 해도 당신 딸보다 질서가 없을 수는 없고, 남자가 아무리 깔끔하다 해도 당신 아들만큼 깔끔한 인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아주 좋은 경험이에요. 놔두세요. 자기만 이걸 잘 봐내면, 아들딸들도 다 살 거요. 자기가 못 받아내면 갈등이 생기잖아. 그죠? 그러면 이 아이들도 앞으로 살면서 그건 것으로 인해서 갈등이 생긴다. 그래서 내버려 두라는 게 아니라, 그걸 자기가 힘들어하지 마라. 이거야.

 

그러나 아들이 너무 지나치게 깔끔하다 하면 깔끔한 건 좋은데, 저렇게 결벽증 수준으로 가면 나중에 세상 사람들하고 살기에 조금 어렵잖아. 그죠? 그럼 아들하고는 약간 흩트려놓는 연습을 자꾸 시키는 거요. 그러니까 아들 방에 가서는 엄마가 약간 흩트려 놓는 거요. 그럼 아들이 뭐라고 할 거 아니요. “왜 엄마, 이렇게 해 놨어.” “아이고, 미안하다. 그런데 세상이란 딱 자로 잰 듯이 사는 게 아니란다. 항상 이 자연에는 다양하지 않느냐. 코끼리는 이렇게 생겨야 된다. 크기가 이렇게 해야 된다. 코끼리는 크기가 쥐만한 거 있고 이만한 게 있고, 쥐도 생쥐 간은 게 있고 큰 게 있고 이러지 않냐.”

 

그래서 영화를 보면 원효대사를 설총이 커서 찾아왔어요. 아버지라고. 찾아왔는데, 대사가 가들인데, “마당을 쓸어라.” 그랬어. 그랬더니 빗자루로 깔끔하게 진짜 깨끗하게 쓸었어. 그러니까 대사가 나와서 이렇게 보더니, 그 모아놓은 낙엽 중에 한두 개를 들고 이렇게 쓸어놓은 곳 위에다 흩트리고 갔다. 이 얘기요. 그러니까 세상에 자연스러움 이라는 건 한두 개의 낙엽이 떨어져있는 게 자연스러움이에요.

 

너무 낙엽이 많이 떨어져있으면 지저분하고, 너무 깔끔한 거는 인위적인 거요. 그러니까 깔끔한 가운데, 한두 개의 낙엽이 떨어져 있을 때 좋은 거요. 으흠. 그리고 딸하고는 어떠냐? 가끔 치워라이렇게 하지 말고, 가만 놔 놨다가, 가끔 정리를 해주면서 그래, 이것도 하나의 삶의 방식이지만, 지나치면 너무 무질서하면 안 된다. 조금은 정리정돈을 해야 된다. 이렇게 조금씩 훈련을 시켜야 돼.

 

그러니까 싸우지 말고, 인상 쓰고 난리 피우지 말고. 그런데 이때, 꾸준히 해야 돼. 이걸 인정은 하되 개선해야 된다. 이렇게 꾸준히 해야 돼. 내가 성질이 나면 내 문제니까 내가 반성을 해야 돼. 내가 성질이 안 나는 범위, 내가 아무렇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고치는 건 괜찮아. 지가 성질내는 건 지 문제니까. 내가 이게 안 되어서 짜증하면 내 문제다. 그러니까 내버려 두는 건 방치하는 거고, 그 다음에 그걸 내 식대로 하는 건 집착하는 거야. 방치해도 안 되고 집착해도 안 되고. 이 극단에 속하는 거요.

 

그러니까 그걸 보고 내가 걱정이 되는 건 내문제지, 걔들 문제가 아니에요. 내가 걱정이 안 되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 하지만, 그래도 이게 좀 더 낫지 않을까 할 때는, 그렇게 꾸준히 개선을 도와줘야 돼. 왜냐하면 아직 어리니까, 잘 모르니까. 그렇게 하면 그건 자기 정진삼아 한번 해보세요.